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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으로 들어온 한 권

말 한마디, 역사와 미래가 된다

‘세상을 뒤흔든 명연설 21’

  • 이설 기자 snow@donga.com

말 한마디, 역사와 미래가 된다

말 한마디, 역사와 미래가 된다

크리스 애보트 지음/ 홍희연 옮김/ 에이지21/ 472쪽/ 1만9800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저의 네 명의 자녀가 피부색이 아니라 인품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을 꿉니다.”

표현은 간결하고 내용은 소박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1963년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그럼에도 21세기를 뒤흔든 감동의 명연설로 꼽힌다. 그는 홀로 세상과 마주한 채 담담하지만 담대하게 미래를 논했다. 그의 열정과 기개가 실린 말은 대중의 마음을 두드린 뒤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렇듯 말의 위력은 대단하다. 역사적으로 세상을 바꾼 것은 위인 혹은 악인들의 개성 있는 연설이었다. ‘세상을 뒤흔든 명연설 21’은 21세기 역사를 선도한 연설문 21개를 소개한 책이다. 100개가 넘는 유명 연설문 가운데 대중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을 가려냈다. 국제 안보 및 국제 정세 전문가인 저자는 마틴 루터 킹, 오사마 빈 라덴,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조지 부시 등의 연설을 분석했다.

이 책은 단순한 연설문 소개서가 아니다. 많은 이가 유명 연설문의 글귀를 흔히 접하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심지어 언제 누가 연설한 것인지 모르는 이도 수두룩하다. 저자는 연설문마다 해당 시대의 배경, 연설자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 해설문을 수록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의 연설문은 세상을 보는 두 가지 방식을 기준으로 나뉘었다. 역사는 이상주의적 세계관과 현실주의적 세계관이 반복을 거듭하며 이끌어왔음에 주목해 저자는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를 지지하는 연설문으로 부류를 나눠, 독자들의 비판적 사고를 이끌어낸다.



1부와 4부에는 모한다스 간디의 ‘분노로 인해 불의를 저지르면 안 됩니다’, 버락 오바마의 ‘새로운 시작’, 로빈 쿡의 ‘무거운 가슴을 안고’ 등 이상주의를 대표하는 연설문이, 2부와 3부에는 솔제니친의 ‘분열된 세계’,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 윈스턴 처칠의 ‘우리는 해변에서 싸워야만 합니다’ 등 현실주의를 반영한 연설문이 실렸다.

연설문과 해설문에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이 등장한다. 제1, 2차 세계대전, 냉전과 소련의 몰락, 9·11사건, 테러와의 전쟁,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 당선 등 21세기를 대표하는 사건에 대한 위인 혹은 악인들의 주장이 가감 없이 담겼다.

사건 내부에는 인권, 노예제도, 여성 해방, 민주주의, 식민주의, 기후변화 등의 이슈가 숨어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연설문 묶음집이 아닌, 달라진 형태의 사회과학서이자 역사서다. 카리스마 있는 연설자들의 연설문을 따라가다 보면 지난 100년을 비판적으로 반추하게 된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살아 숨 쉬는 그들의 열정에 가슴이 뛰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주간동아 2011.03.07 777호 (p84~84)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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