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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의 무지와 몰상식

의협의 무지와 몰상식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 구제방법 중에 반론보도청구라는 것이 있습니다. 편파적인 보도 내용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자신의 반론을 펼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한 권리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을 부인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는 것은 반론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지난해 8월 주간동아가 보도(5월 25일자)한 이원보 의협 감사 인터뷰 내용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청구했습니다. 내부 임원인 감사의 인터뷰를 협회장 명의로 반론을 청구한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청구 내용이 도를 넘었습니다. 별다른 근거 없이 무려 10여 곳에 걸쳐 문제를 제기하고, 심지어 주간동아가 보도하지 않은 내용까지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주간동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는 결렬됐습니다. 의협은 곧바로 서울중앙지법에 ‘반론보도청구 소송’을 제기해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도 의협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주간동아는 인터뷰 당시 이 감사의 주장 하나하나 사실 확인을 거쳤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도 확보했습니다. 주간동아는 이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재판부는 이를 대부분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결국 의협이 당초 요구했던 반론보도 내용을 대폭 줄여 3가지 사안에 대해서만 반론하는 선에서 양측의 화해를 권고했고, 주간동아는 일정 부분 선의의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가 화해 권고한 반론보도는 의협의 주장을 게재하는 ‘반론’에 불과할 뿐, 주간동아의 보도 내용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협의 무지와 몰상식
그런데도 의협은 1월 13일자 보도자료에서 주간동아가 마치 잘못된 보도를 한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했습니다. 더욱이 “주간동아는 원고 협회나 중앙윤리위원회 측에 확인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사실과 다른 이 감사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그대로 보도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재판부의 판결 내용인 것처럼 둔갑시켰습니다. 상식적으로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이는 주간동아를 발행하는 동아일보사의 선의를 무시하고, 사법부의 결정 취지를 왜곡하는 것일 뿐 아니라 사법부의 권위와 명예를 심히 훼손하는 일입니다. 대한민국 의사들의 대표기관인 의협의 수준이 이 정도인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주간동아 2011.01.31 773호 (p16~16)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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