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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 취소 죽을 맛

강원도 화천군 지역경제 ‘꽁꽁’…정부에 지원 요청, 농산물 구매도 호소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산천어축제 취소 죽을 맛

산천어축제 취소 죽을 맛

관광객으로 붐벼야 할 얼음 광장이 텅 비었다.

1월 8일부터 30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제9회 2011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이하 산천어축제)가 취소되면서 강원도 화천군이 꽁꽁 얼어붙었다. 원인은 구제역이다. 지난해 12월 22일 화천군에서 양성 판정이 난 이후 점차 확산됐다. 1월 11일 화천군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160여 명이 방역에 투입돼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까지 북상하고 있다”며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화천군이 산천어축제를 위해 1년 동안 투입한 예산은 약 40억 원. 산천어등(燈) 3만여 개 제작과 산천어 90t 구입, 축제장 판매용 농특산물 비축 등에 썼다. 2011년 화천군의 관광 부문 전체 예산이 198억 원인 데 비하면 축제 예산의 비중이 상당하다. 관광개발과 장홍일 계장은 “전국 12개 양식장과 산천어 구입 사전 계약을 했기 때문에 행사와 관계없이 산천어 구입비용으로 10억 원을 지급했다. 세계적인 중국 조각가가 만든 얼음조각들은 창고나 텅 빈 행사장에 방치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역 상인의 피해도 막대하다. 특히 화천군은 지난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인근 군부대 장병의 휴가·외박이 대거 취소되면서 ‘때아닌 불황’을 겪었던 터라, 이번 산천어축제 취소로 인한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 화천군 산천어마을펜션을 운영하는 김성빈 씨는 “작년 이맘때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예약이 꽉 찼는데 올해는 망했다. 이번 주는 한 건도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직간접 피해 1200억 원 달해

화천군에 따르면 축제가 취소되면서 식당, 숙박업소 280여 곳의 예약이 대부분 해지됐다. 장홍일 계장은 “올 축제에 동남아 관광객 1만 명을 유치했는데 이젠 위약금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농민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그간 산천어축제는 상품권 제도를 통해 지역 농민을 도왔다. 관광객이 산천어축제에서 눈썰매를 타거나 얼음낚시를 하기 위해 입장료를 내면, 그 액수만큼 화천의 숙박업소나 식당, 농산물 판매소에서 쓸 수 있는 ‘화천사랑상품권’으로 교환해준 것. 화천군민이 이를 대비해 준비한 잡곡세트, 오가피, 꿀 등 특산물은 10억 원어치에 달한다. 또한 화천군의 특산물인 단호박찐빵 1억5000만 원어치도 화천군 농협에 쌓여 있다. 화천농협은 이 상품들을 인터넷 홈페이지(www.hwa1000.com)를 통해 판매하고, 소설가 이외수 씨가 이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보했지만, 피해를 보전하기는 역부족이다. 화천군 간동농협 황창덕 차장은 “농민들이 개인적으로 준비한 농산물의 경우 규격이 없고 포장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인터넷 판매가 더욱 어렵다”고 전했다. 화천군은 이번 산천어축제 취소로 군과 군민이 직간접적으로 입은 피해가 1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축제 취소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화천군은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1월 19일 화천군의회 김순복 의장은 “특단의 정부 대책과 전 국민의 성원이 필요하다”며 구제역으로 직접 타격을 입은 축산농가에 대한 대책뿐 아니라 특별교부세 지원,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회생 등을 요구했다. 이 밖에 화천군 관계자는 20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를 방문해 문화부 소관 국비 보조 지원 및 전국단위 행사 개최권을 요구했다.

화천군은 정부의 보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평창의 경우 구제역 확산 우려에도 지역경제를 위해 1월 8일 평창 송어축제를 열었지만, 우린 대의(大義)를 위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행사 개최를 취소했다. 화천군이 큰 결단을 내린 만큼 국가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계장은 “산천어축제는 2년 연속 문화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면서 올해 3년 연속 수상을 노렸는데 취소된 바람에 내년도 최우수축제 선정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축산농가뿐 아니라 ‘세계적인 겨울축제’를 만들겠다고 힘을 모으던 군과 지역민들까지 좌절시켰다.



주간동아 2011.01.24 772호 (p39~39)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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