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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드라마 ‘시크릿 가든’ 300억 원 +α 황금알 낳았다

광고는 기본, 음원과 해외 판매 등 수익 창출…내용과 무관한 PPL 광고는 ‘눈살’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잘 키운 드라마 ‘시크릿 가든’ 300억 원 +α 황금알 낳았다

잘 키운 드라마 ‘시크릿 가든’ 300억 원 +α 황금알 낳았다
2011년 1월 16일 종영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가히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렸다. 백화점 최고경영자(CEO)인 ‘완벽남’ 김주원(현빈 분)과 털털한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 분)의 가슴 절절한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수많은 어록과 ‘~앓이’(그 사람을 좋아해 가슴이 아플 정도에 이르렀다는 뜻)를 양산하며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드라마 방영 다음 날인 월요일마다 관련 보도가 쏟아져 나왔고, 주요 내용인 길라임 뇌사 에피소드가 방영 전 유출되기도 했으며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를 놓고 누리꾼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처럼 엄청난 이슈를 만들어내며 ‘A’ 성적표를 받은 ‘시크릿 가든’은 과연 얼마만큼의 경제적 수익을 올렸을까. 보통 드라마 수익은 직간접 광고, 주문형 영상 서비스(VOD), OST 음원, 해외 수출 판권, 부가상품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20회 광고 모두 완판(完販)됐고, 본방에 대한 수익만으로 82억4640만 원을 올렸다. 또 ‘시크릿 가든’에 간접광고(PPL)를 한 기업도 큰 액수를 지원한 곳만 25곳 이상이다. 보통 광고주는 드라마에 자사 제품 등을 노출하고 1억5000만~2억 원 정도의 제작지원비를 지불하기 때문에, 이 드라마의 PPL 수익은 총 40억~50억 원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재방에 대한 광고와 세트 판매(인기 시간대에 광고가 들어가는 조건으로, 비인기 시간대 광고도 끼워 팔기 하는 것) 등을 합하면, 직간접 광고수익만 200억 원을 넘어선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수익 계산

이처럼 ‘시크릿 가든’이 ‘A’를 넘어 ‘A·#51416;’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단지 김주원과 길라임의 몸이 바뀌는 것 같은, 신비로운 ‘시청률’의 마법 덕분이었을까. 물론 직접광고의 경우 시청률과 직결돼 있다. 하지만 ‘시크릿 가든’은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만들어졌고, 그 공식에 따라 하나하나 경제적 부가가치를 생산했다고 보는 게 옳다.



‘시크릿 가든’은 2010년 3월 기획된 드라마다. 시놉시스가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드라마 제작지원과 간접광고 등을 총괄하는 마케팅회사 어치브그룹디엔이 마케팅 파트너로 참여해 주인공의 직업과 주거 공간, 캐릭터 등을 함께 설정했다. 김주원이 백화점 CEO가 된 것도, 김주원과 오스카(윤상현 분)의 거대한 저택이 경기 여주에 있는 화장품·건강식품업체인 마임그룹의 기업연수원인 마임비전빌리지에 만들어진 것도 다 ‘마케팅’적 이유가 있었기 때문. 다음은 어치브그룹디엔 이희관 마케팅사업부본부장의 설명이다.

“마임그룹은 제품 노출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 대신 기업연수원 안에 멋진 드라마 세트장을 만들고 그 장소를 이슈화함으로써 마임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했죠. 사실 김주원과 오스카의 집에 화장품도 놓여 있었지만, 제품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드라마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이뤘죠. 김주원이 백화점 CEO가 된 것도 롯데백화점의 제작지원과 연결된 부분이고요.”

드라마 OST도 수익 창출을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이다. 현재 백지영의 ‘그 여자’를 비롯해 드라마 삽입곡 전곡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고, 특히 현빈이 직접 부른 ‘그 남자’는 1월 7일 공개된 지 하루 만에 각종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 본부장은 “드라마 1, 2회 때부터 현빈으로 하여금 ‘그 남자’를 부르게 할 계획을 세웠다. 극중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인 데다 현빈의 목소리가 좋고 발음이 정확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확신한 상태에서 시기만 조율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OST 음원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집계되진 않았지만, 50억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최고의 인기 현빈 아쉬운 군 입대

잘 키운 드라마 ‘시크릿 가든’ 300억 원 +α 황금알 낳았다
또 ‘시크릿 가든’은 드라마 방영과 함께 캘린더(사진), 소설, 만화, 싸이월드 미니홈피 디지털 아이템(스킨, 미니미, 플래시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상품을 출시했다. 현재 캘린더 2만 부, 소설 초판 5000부 등이 모두 팔려 재판에 들어간 상태. 현빈 미니미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아이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수입을 모두 합하면 2억 원을 가뿐히 넘어선다. 이 같은 2차 저작물 역시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제작사와 방송사가 협조해 만들어낸 것. SBS콘텐츠허브 류하나 과장은 “캘린더나 미니미 등 방송에 노출되지 않은 상품도 드라마 인기만으로 소비된다는 점에서 드라마 수익원이 더욱 다양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해외 판매 역시 순항 중이다. 1월 12일 현재 일본과 중국, 대만, 태국, 미국 등 13개국에 팔렸다. 일본의 경우 ‘A·#51416;급’으로 판매됐다고 전해진다. 이 경우 판권 수익이 회당 10만 달러(약 1억1000만 원) 정도로, 20회면 22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바로 해외 판매 때문에 초기 현빈을 주인공으로 하는 데 난색을 표한 관계자가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일본에서 현빈의 인기가 다른 한류스타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병역 문제까지 겹쳤기 때문. 김은숙 작가가 김주원 역으로 현빈을 강력하게 밀어 캐스팅됐고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현빈이 군에 입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해외 프로모션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드라마 관계자들은 여전히 아쉬워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시크릿 가든’은 하나의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수익 창출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 현재까지 이 드라마가 올린 수익은 3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앞으로 수익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수익 배분은 어떻게 이뤄질까. 보통 직접광고와 VOD 수익은 방송사가 차지하고, PPL을 통한 기업의 제작지원과 OST 음원 등은 제작사가 가진다. 통상적으로 그렇다는 것일 뿐 모든 수익 배분은 방송사와 제작사 간 계약에 따라 달라진다. 구본근 SBS 드라마국장 겸 (유)시크릿가든문화산업전문회사 대표는 “드라마를 통한 수입과 지출은 SBS와 드라마 제작사 화앤담이 함께 만든 (유)시크릿가든문화산업전문회사에서 관리한다”며 “모든 수입에서 모든 지출을 뺀 뒤 남은 수익에 대해 방송사와 제작사, 투자자가 투자지분율에 따라 나눠가진다”고 설명했다(상자기사 참조).

하지만 극에 몰입하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간접광고와 상술을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시청자는 드라마 게시판에 “현빈의 하루를 찍어도 되겠다”고 꼬집었다. 드라마 칼럼니스트 정석희 씨는 “‘유기농 샴푸가 좋다’ ‘여기 와플 맛있다’ ‘공공장소에서 피우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뜬금없이 나오면 영화 ‘트루먼 쇼’를 보는 것 같아 쓴웃음이 난다. PPL 자체를 반대하기보단 세련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이희관 본부장은 “시놉시스 단계부터 PPL이 결정되면,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 하지만 ‘간’을 보다가 시청률이 높아지자 중간에 들어오는 경우 전체에 어울리지 못하고 튈 수밖에 없다. 또 과도하게 많이 노출되길 원하는 광고주도 분명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광고주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PPL을 담당하는 대기업 마케팅 실무자는 “현빈이 LG전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가지고 노는 장면은 많은 사람에게 비판을 받았지만, 그만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제품의 인지도를 높였다.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린 것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녹아들어 시청자들이 제품을 인지하지 못하는 게 해당 기업에는 좋지 않다. 드라마와 어울리지 않고 튀는 문제는 솔직히 광고주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고 귀띔했다.

‘몽벨’과 ‘로엘 백화점’의 차이

‘시크릿 가든’을 보면 아웃도어업체 ‘몽벨’만 브랜드가 가려지지 않고 노출된다. 하지만 다른 제품은 브랜드를 뿌옇게 처리해 보이지 않게 한다. 극중 김주원이 CEO로 있는 로엘백화점도 ‘롯데백화점’을 연상시킬 뿐, 어디에서도 ‘롯데’라는 브랜드를 찾을 수 없다. 이 차이는 과연 뭘까.

둘 다 드라마를 통한 간접광고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하지만 몽벨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공사)와 브랜드를 노출하는 광고 계약을 맺었다. 2010년 1월 통과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방송 전체 시간의 5%, 화면 크기 4분의 1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브랜드를 노출하는 간접광고가 가능하다. 이 경우 광고 수익은 공사와 드라마 제작사가 일정 비율로 나눠가진다. 하지만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는 간접광고의 경우, 공사와 따로 계약을 맺지 않는다. 드라마 제작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브랜드 노출이 아닌 다른 형태로 제품이나 이미지 등을 선보여야 한다.


(유)시크릿가든문화산업전문회사는 무엇?

방송-제작사 공동투자 공동이익으로 안정성 높여


잘 키운 드라마 ‘시크릿 가든’ 300억 원 +α 황금알 낳았다
드라마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 ‘시크릿 가든’의 제작사로 명시된 ‘(유)시크릿가든문화산업전문회사’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는 ‘시크릿 가든’이란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방송사인 SBS와 드라마 제작사인 화앤담이 함께 만든 유한회사로, SBS 드라마국 구본근 국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방송사와 제작사가 공동 투자하고, 적자가 나더라도 공동으로 부담하며, 이익 역시 공동으로 나눠가지는 구조다. 드라마 제작은 화앤담이 맡고, 편성 및 방송은 SBS가 담당한다는 기본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유한회사가 있을 경우 금융자본을 유치하기가 훨씬 쉽다. 투명한 회계와 투자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 구 국장은 “투자자가 원하는 건 투명성이다. 이런 형태의 유한회사가 많아져야 금융자본이 마음 놓고 문화콘텐츠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산업전문회사는 특정 문화콘텐츠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를 말한다. 2006년 6월부터 시행된 개정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제2조에 따르면 ‘회사의 자산을 문화산업의 특정 사업에 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 사원, 주주에게 배분하는 회사’로 규정돼 있다. 프로젝트의 수익은 투자지분율에 따라 나누고, 손실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설명했듯 투자자들은 투명한 회계와 투자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 방식을 선호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드라마 제작사가 적자, 즉 빚을 안고 있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투자받은 돈을 과거의 빚 갚는 데 써버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하지만 이런 형태의 회사는 프로젝트의 권한을 하나에 집중함으로써 자금의 유용과 횡령도 막을 수 있다.

2010년 대박 드라마 ‘추노’를 만든 ‘유한회사 추노’가 주목을 받은 후,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가 유한회사를 만들어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특히 신규나 규모가 작은 제작사가 시장에 연착륙하고자 할 때 유리하다.




주간동아 2011.01.17 771호 (p76~78)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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