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7

2010.10.11

록 음악이 죽었다고 누가 그래?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0-10-11 1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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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 음악이 죽었다고 누가 그래?
    록이 젊은이의 상징이자 특권이던 때가 있었다. 국내에서 초연된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Rock of Ages)’는 인위적으로 록을, 사랑을 빼앗을 수 없다는 당연한 믿음의 이야기다. 사랑, 마약, 그리고 록의 도시인 1980년대 미국 LA. 배우를 꿈꾸는 셰리와 ‘미래의 록스타’ 드루가 만나 LA 대표 록클럽 ‘버본클럽’에서 사랑을 키운다. 한편 시 당국이 LA를 유럽식 계획도시로 만들기로 하면서, 그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못한 ‘버본 클럽’은 철거 위기에 닥친다. 이에 버본클럽은 전설적인 록그룹 ‘아스널’의 해체 공연을 유치해 돈을 벌어 세금을 내려 하지만 엉킨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셰리는 “네 날개가 돼주겠다”며 유혹하는 아스널의 리더 스테이시와 하룻밤을 보내지만, 알고 보니 그가 소개한 곳은 포르노 영화사. 배신감에 셰리는 꿈을 포기하고 스트립 댄서가 된다. 드루 역시 사기꾼 매니저를 만나 어처구니없는 아이돌 스타로 활동하며 셰리와 엇갈리고, 버본클럽은 결국 철거 직전까지 간다.

    꿈을 좇는 젊은이들의 좌절과 사랑을 그린 ‘락 오브 에이지’는 스토리 자체는 조금 진부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를 강타하고 토니 어워즈 최우수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 저력은 반가운 음악과 재치 있는 대사에 있다. ‘록의 전성기’ 1980년대를 다루는 뮤지컬답게 미스터 빅의 ‘To be with you’, 콰이어트 라이엇의 ‘Cum on feel the noise’, 트위스터드 시스터의 ‘I wanna Rock’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록 음악을 모두 들을 수 있다. 재미있는 대사도 화제다. 한 누리꾼이 인터넷에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 같았다”는 공연평을 올릴 정도. 특히 공연 안내자 구실을 하는 로니의 익살맞은 연기가 인상적이다. 번안돼 올리는 최신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현재의 유머코드와 맞는다는 것은 그만큼 배우와 연출가의 공연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다는 방증이다.

    이 뮤지컬의 존재감은 후반 20분에 드러난다. 공연 내내 탁월한 가창력을 보여주던 모든 배우가 무대에 올라 시원하게 “I wanna Rock!”을 외치며 미니 록 콘서트를 여는 것. 특히 ‘까칠한 왕년 록스타’ 역의 신성우가 2층 객석으로 뛰어들며 록 스피릿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관객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며 무대를 즐긴다. 그 순간만은 진정한 록의 시대다. 10월 30일까지 우리금융아트홀, 02-764-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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