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1

2010.08.23

맘에 쏙 드는 ‘내 손안 작은 갤러리’

‘Asia Art’ 어플리케이션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10-08-23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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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에 쏙 드는 ‘내 손안 작은 갤러리’

    유중민, ‘환영과 실재 30’ 177.5x130cm, Oil on Canvas, 2008

    올해 초 아이폰을 산 후 가장 먼저 한 고민이 ‘한층 넓어진 바탕화면을 무엇으로 채울까’였습니다. 처음엔 큼지막한 남편 사진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남자’라는 문구를 담았다가, 지인들의 엄청난 ‘구박’으로 하루 만에 바꿔야 했죠. 며칠 전까지는 지난여름 휴가 때 다녀온 앙코르와트 사진이었습니다. 무언가 색다르면서도 아름다운 바탕화면 이미지를 찾던 중 ‘Asia Art’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만나게 됐는데요.

    영문으로 제작된 이 어플은 최근 미술계가 주목하는 아시아 작가 200여 명의 대표작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갤러리에서 슬라이드로나 감상할 만한 고화질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놀랍게도 이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요(실제로 작품 이미지를 보여주는 어플은 많아도, 이를 저장하게끔 하는 어플은 별로 없습니다). 저도 제 눈에 쏙 들어온 팝아트 작품 이미지를 저장한 후 바탕화면으로 깔았습니다. 2009년 베이징 아트 페어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중민 작가의 ‘환영과 실재 30’이라는 작품으로, 명품 가방을 든 여성의 옆모습을 표현한 것이지요. 작가는 현대인의 물적 욕망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옆의 작품 이미지에서 보듯 저는 정말 예뻐서 저장했지만요.

    ‘Asia Art’는 한국, 중국, 인도, 베트남(국가별) 그리고 팝아트, 초현실주의, 표현주의, 전통주의(테마별)로 카테고리를 나눠 작품 이미지와 작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작은 사진). 이 어플을 선보인 곳은 2007년부터 아시아 신진 작가를 꾸준히 발굴, 소개해온 이엠아트 갤러리입니다. 오프라인 갤러리뿐 아니라 온라인 사이트(www.emarts.co.kr)를 통해서도 아시아 미술 작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엠아트 갤러리 최은주 대표는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아시아 미술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 이 어플을 만들었다. 영문으로 제작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어플을 출시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고 합니다. 북미 및 유럽 등지에서 작가들의 자료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해왔고, 프랑스의 한 전시 기획자는 “프랑스에서 (어플을 통해서 알게 된) 한국인 작가의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제의했다는군요. 전시 기획자, 컬렉터 등 미술계 인사뿐 아니라, 저 같은 일반인도 세계 각지에서 이 어플을 통해 작품 감상을 하고 있다고 해요.

    이 어플은 앱스토어에서 ‘Asia Art’로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비용은 현재 2.99달러지만 9월 초 더 많은 유저가 이용할 수 있게 0.99달러로 내릴 계획이고요. 작품 이미지는 2주 간격으로 업데이트됩니다. 현재는 아이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나 곧 다른 스마트폰용 어플도 출시한다고 해요. 조만간 이엠아트 갤러리의 온라인 사이트를 영문 모바일 웹으로 개편해 선보일 예정인데요. 최 대표는 “이 모바일 웹에 결제수단을 붙여, 사용자가 직접 휴대전화를 통해 작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야말로 ‘내 손안, 작은 갤러리’가 되는 거죠.



    저는 바탕화면으로 깔아놓은 작품 외에도 여러 작품의 이미지를 다운로드했는데요. 비록 디지털 이미지지만, 왠지 그 작품을 소유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어요. 이렇게 미술과 친숙해지기. 이 어플이 가진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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