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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사람과 행복 꿈꾸다

우리동네 커피점, 학원 운영하는 안병은 정신과 전문의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마음이 아픈 사람과 행복 꿈꾸다

마음이 아픈 사람과 행복 꿈꾸다
의사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할까, 대표님이라고 불러야 할까. 안병은(39) 씨는 자신을 지역사회 전문가로 칭한다. 정신과 전문의인 그는 정신질환자도 일반인처럼 일하고, 합리적인 임금을 받고, 일반인과 어우러져 살기를 희망하며 사회적 기업인 (주)우리동네를 세웠다. 현재 커피전문점 4곳과 학원을 운영 중인데 커피점 직원의 절반이 정신질환자이고, 학원은 정신질환이 있는 아이들이 다닌다. 이전에는 편의점, 운동화 빨래방, 세탁소 사업도 했다.

“전공의 시절 아주대병원 이영문 교수의 강의를 들었어요. 정신질환자를 고용하는 편의점을 만들겠다고 하셨죠. 정신질환자의 문제가 일반인과 소통하는 것인데, 편의점은 일이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니 환자에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정작 이 교수님은 편의점을 안 열고 제가 열게 됐죠(웃음).”

안씨가 정신질환자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25년 전. 중학생이던 그는 교회 수련회에 갔다가 팔과 다리에 쇠사슬을 차고 갇혀 있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사람들이 아주머니에게 “미쳤다” “신들렸다”고 수군거리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함께 있던 친구는 목사가 되고 안씨는 의사가 돼 소외된 사람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자고 약속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변해야 합니다. 미친 사람처럼 보는 색안경을 벗어야 해요. 그러다 보니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고 숨어버리고, 더 큰 사고가 일어납니다.”

선진국에 비해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적 환경과 여건도 열악하다. 그가 학원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학교가 정신질환이 있는 아이들을 제대로 감싸 안지 못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주위의 놀림 때문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자신도 친구처럼 학교가 끝난 후 학원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학원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정신질환은 가지고 있습니다.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마틴 루터 킹도 정신질환을 앓았지만 세상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세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같이 어울려 살아도 되지 않나요?”



주간동아 2010.08.23 751호 (p89~89)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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