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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관세청 두드리면 돈이 보인다⑦

수출기업의 날개 ‘AEO 인증’

수출입 물품 세관검사 면제 등 각종 혜택…무역경쟁력 제고 필수조건으로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수출기업의 날개 ‘AEO 인증’

수출기업의 날개 ‘AEO 인증’

한국은 지난 6월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와 AEO상호인정협정을 체결했다. 싱가포르 컨테이너 항구 모습.

물류전문기업 S업체 김모 상무는 처음엔 관세청의 종합인증우수업체(AEO) 제도가 못 미더웠다. ‘AEO가 대세’라고 해 시범사업 참여를 결정했으나, 관세청 심사원 자질이 의심스러웠던 것. 하지만 심사원의 전문적인 심사는 회사에 큰 도움이 됐다. S사는 정기 재고조사 때마다 늘 재고 손실이 났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는데 AEO 안전관리기준에 따라 작업장 주위의 주차를 금지하자 손실이 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절도범이 주차해둔 차량을 이용해 제품을 훔쳐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EO 기준을 지켰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9·11테러 이후 세계무역절차 화두는 ‘신속’→‘안전’

AEO 제도는 이제 국제무역의 대세가 됐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무역 절차의 중심축이 ‘신속’에서 ‘안전’으로 이동되면서 무역업체들은 곤란을 겪어왔다. 통관이 까다로워지고 늦어진 것.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05년 세계관세기구는(WCO)는 원활한 무역을 위해 만장일치로 AEO 제도를 채택했다. AEO 인증업체는 세관당국이 신뢰성과 안정성을 갖췄다고 공인해준 사업체.

현재 AEO 제도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45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의 무역량은 세계 무역량의 70%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 세계에서 13번째로 AEO 제도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2008년 시범사업을 거쳐 2009년 삼성전자 등 9개 기업이 공인을 받았으며 7월 말 현재 그 수는 40개 업체로 늘었다. 관세청은 연말까지 200여 개 기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AEO 인증이 중요한 이유는 국가 간 상호인정 절차 때문. 우리나라에서 공인한 기업의 신뢰성과 안정성은 상대국에서도 인정한다. 6월 25일 관세청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3개국과 동시에 AEO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했다. 과거 일본은 미국과 상호인정협정을 맺으면서 미국의 실사를 8차례나 받고 3년여가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한 번의 합동심사로 협정을 체결했다. 향후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와의 상호인정협상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AEO 인증절차는 까다롭지만 한 번 인증을 받으면 혜택은 상당하다. AEO 업체는 수출입 물품과 보세화물에 대한 세관검사를 받지 않아 통관비용을 절감하고 시간도 줄일 수 있다. AEO 업체가 얻는 혜택은 곧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글로벌 바이어들은 AEO 공인을 받거나 최소한 안전기준이라도 충족할 것을 무역거래 조건으로 요구하므로 AEO 업체가 인증을 못 받은 업체보다 거래선을 늘리기 유리한 것은 당연지사다.

실제 AEO 인증을 받지 않은 A사는 러시아, 중국에서 통관이 지연돼 물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판매 기회를 잃기도 했다. 미국의 B사는 AEO 기준에 맞게 기업 환경을 개선한 뒤 문제해결 시간이 30% 이상 단축되고 재고 발생률이 14% 정도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양말공장에 닥친 미 세관직원

수출기업의 날개 ‘AEO 인증’

2009년 10월 8일 관세청 직원들이 AEO상호인정협정을 체결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해 캐나다 관세청 직원들과 함께 토론토 한 시멘트 공장에서 AEO 공인기준 충족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AEO 인증이 중요하기는 영세업체도 마찬가지다. 2009년 유명상표 양말을 주문자 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하던 한 업체는 미국의 거래업체로부터 “한 달 뒤 미국 세관직원이 한국을 방문해 양말 수출 과정을 심사할 예정이니 준비해두라”는 연락을 받았다. 부부가 함께 지하 창고에서 방직기 20대를 갖추고 양말을 짜 연간 약 200만 달러 수출을 하는 규모인데 미국 세관이 직접 방문한다는 것.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무작정 관세청에 전화를 건 부부는 다행히 관세청 직원의 도움으로 심사를 통과했다. 실제 관세청이 확인한 결과, 미국 세관직원은 100차례 이상 우리나라를 방문해 300여 개의 업체를 심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관세청 심사정책과 관계자는 “AEO 인증은 초기단계부터 서류 제출 전까지 관세청에 자문하는 것이 좋다. 9월 이후 AEO 예비심사를 할 예정이므로, 기업은 이를 적극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점차 강화되는 무역 안전장벽을 넘으려면 AEO 인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외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70%에 이르는 우리나라는 AEO 제도의 시행을 무역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세청의 케어플랜

“관세청 문 두드리면 돈이 보인다”


수출기업의 날개 ‘AEO 인증’
2008년 경기 성남시의 방송수신기 제조업체 A사는 금융위기 등으로 해외 업체로부터 자금회수가 안 돼 어려움을 겪었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품 전량을 수출하며 성장한 A사가 부도 위기를 맞은 것. 이에 관세청은 2009년 5억7000여만 원의 세금을 납기 연장해주고 2009년 납세액 일부를 지원하는 등 도움을 줬다. A사는 곧 자금을 확보해 수출을 재개했고,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물량이 증가하면서 다시 자리를 잡았다.

A사의 재기는 관세청의 ‘영세기업 등 지원 및 체납자 신용회복을 위한 관세행정 지원대책’(케어플랜)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 실제 2009년까지 케어플랜 혜택을 본 업체는 모두 743개에 이른다. 관세청은 이들 업체의 납세액 5조2000억 원을 납기 연장해주거나 분납토록 해주어 회생시켰다. 체납자 96명도 신용불량정보 통보유예 등으로 신용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다.

2010년에는 케어플랜 지정 대상을 ‘5년 이상 제조, 3년 연속 수입’ 업체에서 ‘3년 이상 제조, 2년 연속 수입’ 업체로 완화해 지난해보다 대상 업체를 늘렸다(2770→3500개 업체).

그리고 AEO 인증을 받으려는 기업의 인증 컨설팅 비용 중 최대 60%(약 800만 원)까지 지원하고, FTA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주간동아 2010.08.23 751호 (p34~35)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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