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49

2010.08.09

침과 뜸을 든 한의사 출신 수학 선생님

비상에듀 강욱 대표강사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0-08-09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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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과 뜸을 든 한의사 출신 수학 선생님
    비상에듀학원에서 수리영역을 가르치는 강욱(40) 씨 책상에는 항상 침뜸 세트가 있다. 수학 강사이자 한의사인 그는 아프거나 피곤해하는 학생들에게 침을 놓아준다.

    “활동량이 부족하다 보니 근육이 뭉치거나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학생이 많아요. 침을 맞으면 개운해져서 공부에 집중이 잘 되죠.”

    강씨는 1996년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후 강남에서 수학 강사로 일했다.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강의를 했으니 건강에 적신호가 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2000년 과로로 혈당수치가 갑자기 높아져 모든 일을 그만뒀다. 치료를 받으면서 “병이 낫는 게 참 신기하다”고 느꼈고, 자신 역시 병을 고치는 일을 하고 싶어 2001년 경희대 한의학과에 입학했다. 수리영역은 당연히 만점. 대부분의 수험생이 어려워하는 수학 공부를 안 하니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 공부 시간이 많았고, 그렇게 별 무리 없이 고득점을 받았다.

    2006년 2월 졸업 후 한의사로 개업할까 했지만 학생 가르치는 일이 천직이라는 생각에 다시 학원으로 돌아왔다. 학생들, 특히 재수생들은 공부에 대한 압박 때문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린다. 소화불량, 불면, 알레르기 등은 기본. 더욱 심각한 건 정신 문제다.

    “재수생들은 스스로를 실패자라 여기고 세상에서 가장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꼭 우는 학생도 있고,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는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침, 뜸으로 치료하기도 하고 때로는 보약, 총명탕 등을 권하기도 한다. 몸에 좋은 체조, 음식 등도 추천한다. 조만간 수험생 전문 한의원도 개업할 계획이다. 2011학년도 수능을 100일 남짓 앞둔 이 시점에 강씨는 “진부할지 모르지만 마음 편히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의고사 점수 1, 2점에 일희일비하다가는 큰 목표를 놓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자기 자신을 믿고 그대로 정진하는 게 중요해요. 막판에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약을 챙겨먹는 것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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