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49

2010.08.09

‘주경야독’ 방통大 파워!

기관장 3명, 상임이사 29명 등 주요 대학과 어깨 나란히

  • 이설 기자 snow@donga.com

    입력2010-08-09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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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야독’ 방통大 파워!
    100개 공공기관 임원의 출신 대학을 분석한 결과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통대) 출신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에 이어 성균관대와 함께 나란히 5위를 차지해 주목을 끈다. 직급별로는 기관장 3명, 상임이사 29명, 비상임이사 13명이다. 방통대가 서울 주요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배경은 뭘까.

    방통대 출신 기관장은 차정섭(59) 한국청소년상담원장, 최진종(53) 한국소방산업기술원장, 권시혁(58) 한국우편사업지원단 이사장. 이들은 모두 해당 공공기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기관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차 원장은 문화공보부와 공보처 등을 거쳐 청소년보호위원회 사무국장과 정책홍보관리관을 지냈다. 최 원장은 1983년 소방에 입문한 뒤 소방방재청 기획총괄과장, 행정안전부 소방국 구조구급과장, 소방방재청 전략개발팀장 등을 거쳤다. 권 이사장은 1986년 정보통신부에 입사해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과 안동우체국장, 은평우체국장, 서울체신청 업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들은 모두 방통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차 원장과 최 원장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학업을 이어나갔다. 차 원장은 동국대 행정대학원을 거쳐 2002년 명지대에서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최 원장은 전남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뉴욕주립대 석사를 거쳐 2001년 전남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권 이사장은 방통대가 최종 학력이다. 권 이사장은 공직에 입문한 뒤 방통대에 진학했고, 최 원장은 사전에 입학해 입사 후에 공부를 마쳤다.

    한국우편사업지원단 인사총무팀 한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사장은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방통대에 진학했다. 지금이야 행정고시에 석·박사 출신 공무원이 많지만 당시는 달랐다. 어려운 형편 등 여러 이유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좋은 방통대에 입학하는 일이 빈번했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으나, 학력과 전문성 측면에서 한계를 느껴 주경야독을 선택한 이가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다. 방통대 출신 기관장이나 감사, 상임이사의 출생연도가 대부분 1950년대 초·중반이라는 점도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사회상을 반영한다.

    학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학위와 상관없이 학사과정을 공부하는 이도 많다. 학비가 저렴하고 시간 활용이 자유로워 관심분야를 공부하기에 좋기 때문. 방통대 오찬택 학생과장은 “학생 중에는 현직 국회의원, 공공기관 임원, 대학 교수도 있다. 학식의 폭을 넓히고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다닌다”고 말했다.

    ‘주경야독’ 방통大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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