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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찜질방으로 유인촌 장관 때리기?

최종원 민주당 후보 ‘아트밸리’ 발언 왜곡 논란 … 사업계획서엔 사우나 없어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찜질방으로 유인촌 장관 때리기?

찜질방으로 유인촌 장관 때리기?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추진 중인 ‘아트밸리 사업’이 7·28재보궐선거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 최종원 후보가 7월 5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트밸리 사업이) 유인촌 장관 한마디로 와인바 집어넣고 사우나, 찜질방 집어넣는 쪽으로 갑자기 설계 변경됐다”고 비난하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 측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진실공방으로 비화한 것.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아트밸리 사업은 강원도와 정선군이 2005년부터 ‘탄광지역 생활현장 보존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이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폐광지역에 예술인촌을 건립하고자 했던 최 후보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더해져 2008년 1월 문광부의 ‘고한 예술인촌’ 사업 승인이 떨어졌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지난해 2월 사업 주체가 강원도에서 정선군으로 이관되면서 전체 예산 110억 원 중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몫의 예산 17여억 원과 운영비 5여억 원을 부담해야 할 정선군이 난색을 표한 것. 최 후보는 “자체 운영비로 조달할 수 있다”며 밀어붙였으나 군청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 장관이 이곳을 찾은 게 바로 그 시기였다. 이후 정선군은 기존의 ‘예술인촌’ 외에 추가로 들어설 만한 시설을 고민했다. 정선군 관계자는 “유 장관이 다양한 방안을 더 생각해보라고 해서 이런저런 안이 나왔다. 그중 사우나, 찜질방 이야기도 나왔지만 실제 계획안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명도 ‘광산테마파크’ ‘아트빌리지’ 등으로 바뀌다 올해 4월 ‘아트밸리 사업’으로 확정됐다.

최 후보 측근 “ 선거 전략의 일환”

실제 기자가 정선군의 아트밸리 사업계획서를 확인해보니 최 후보가 문제 삼은 사우나나 찜질방은 포함돼 있지 않고 와인바만 있다.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유경수 과장은 “갱도의 서늘한 온도를 이용한 것으로 다른 폐광시설에도 와인바가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최 후보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7월 20일 기자가 정선을 찾았을 때 최 후보는 지역을 돌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여전히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었다. 최 후보의 유세 내용 중 일부다.

“40년 문화예술을 경험했다. 고향 폐광촌에서 문화예술을 접목해 첫 사업을 하려 했는데, 이 정부 들어 뒤집어졌다. 사우나나 찜질방이 들어선 예술촌은 없다.”

그렇다면 최 후보는 최종 확정된 아트밸리 사업계획서에 사우나, 찜질방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최 후보의 비서관 김모 씨는 “(최종 사업계획서에) 사우나, 찜질방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유 장관이 다녀간 뒤 사우나, 찜질방이 들어선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에 최 후보가 그렇게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후보의 측근 이모 씨의 대답은 좀 더 솔직했다. “유 장관을 지목한 것은 선거를 치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 실제 최 후보의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는 듯했다. 유세 현장에서 만난 최모(64) 씨는 “유 장관이 문화예술과 관련해 무슨 일을 했나. 최 후보가 당선돼야 지역을 문화예술 복합도시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트밸리가 들어설 고한읍 삼탄 폐광지역 주민들은 더 이상 논란이 일지 않고 하루빨리 공사가 끝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고한읍 한 주민은 “최 후보도 (아트밸리) 운영주체가 되고 싶어서 자기 생각대로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 하지만 여기는 누구도 기득권을 주장할 수 없다. 철거 위기에도 주민들이 지켜낸 곳이다. 최 후보의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군청의 최종 확정안도 만족스럽다. 더 이상 논란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0.07.26 747호 (p18~18)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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