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3

2009.12.01

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인재 키워낸다

명문 로스쿨 탐방 고려대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입력2009-11-30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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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인재 키워낸다

    고려대 로스쿨은 다양한 해외교류 및 국내 인턴십 프로그램과 엄격한 학사 관리를 통해 글로벌 전문법조인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송법학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강의실로 향하는 고려대 학생들.

    고려대 법과대학은 설립 이래 지금까지 2600여 명에 이르는 법조인을 포함, 고급 인재를 양성해온 대한민국 법학교육의 산실이다. 이러한 역사를 더욱 빛내기 위해 고려대는 올해 3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을 개원했다. 정원은 120명. 고려대 로스쿨은 고려대 본교의 국제화 전략인 ‘Global KU Project’와 연계해 ‘Global Legal Practice’(GLP 국제법무)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 전문 법조인 양성의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경쟁을 넘어 세계화, 개방화에 따른 다방면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글로벌 전문 법조인’ 양성에 주력함으로써 국제 비즈니스법무, 국제 통상법무 분야의 지도자적 전문 법조인(Global Legal Leader)을 길러내는 것이 주된 목표. 결국 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Global Legal Hub’로서의 로스쿨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非법대생들 위해 ‘부분 절대평가제’ 도입

    이처럼 국제적인 소통능력을 지닌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고자 영어 강의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영어 강의가 가능한 각 분야 국내 최고의 판사, 변호사, 전문가를 교수진으로 영입했다.

    또 국제법무 전문가 및 국내법 각 분야의 우수한 실무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해외교류 프로그램과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 법조인 양성을 위한 특성화·전문화 인증 제도와 창의적인 교육방법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28명의 학생들이 고려대 로스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국내 로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법제처 등에서 인턴 수습을 한 바 있다.



    엄격하면서도 학생 현실에 맞는 적정한 학사 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비(非)법학사 대학원생들이 단순 상대평가제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 교과의 학습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부분적 절대평가를 도입해 성적 평가의 합리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학점 실명제를 시행해 객관성과 공신력을 높여가고 있다. 법학 기본과목(헌법, 형법, 민법)에 대해선 교외 전문 법조인이 공동 출제하는 종합시험을 치르게 하고, 1~2학기의 학업성적을 총합해 2학년부터 학습하는 전문과정 진급평가제를 시행 중이다. 사실상 국내 최초로 법학 분야 유급제를 시행하는 셈이다. 교육을 통한 실무 법조인 양성과정에서 내실을 기하기 위한 선택이다.

    고려대와 협정을 체결한 세계 여러 대학과의 교류 외에도 로스쿨 자체적으로 미국 워싱턴주립대(University of Washington) 로스쿨, 워싱턴대(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등 8개국 11개교와 교류 협정을 맺었다. 여기에 추가로 현재 3개 대학과 교류 협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특성화 분야인 GLP 실무 수습의 원활한 기회를 확보하고자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과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뿐 아니라 해외 유수 로펌과 협약체결도 진행되고 있어 향후 실무에 능한 인재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인재 키워낸다

    고려대 해송법학도서관과 신법학관(오른쪽 건물).

    로스쿨內 학생 주도 법률상담소 국내 최초 운영

    산학 연계를 위해 고려대 글로벌리더십센터에 설치해 운영하는 공익법률상담소(Global Legal Clinic·GLC)에서는 로스쿨 학생들이 직접 법률상담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법률상담이 주요 업무. 공익법률상담소는 장애인인권팀, 외국인인권팀, 인터넷법팀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소속 로스쿨 학생들은 여기에서 실무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예비 법조인으로서의 전문성을 키우면서 사회봉사정신도 함양하고 있다.

    GLC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로스쿨 학생은 “실제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연구하고, 실무교수들에게 자문을 받아 처리해나가면서 이론과 실무, 판례 적용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63명의 로스쿨 학생이 법무부, YMCA, 금천장애인복지관, 성북구청 등에서 공익 봉사활동을 벌였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 스탠퍼드대 로스쿨의 리걸 클리닉(Legal Clinic)을 방문하기도 했다.

    장학금은 전체 등록금 총액 대비 20% 이상의 교내 장학금과 10% 이상의 기금 장학금을 합해 실질적으로 등록금 총액 대비 30%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교우회 장학금을 비롯한 교외 장학금을 다수 확보하는 등 그 유형을 다양화해 매년 전체 로스쿨 학생의 50% 이상이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졸업생 중 성적 우수자에게 외국 유명 대학 박사학위 과정의 학비를 지원하는 장학제도도 마련하고 있다. 고려대 로스쿨 하태훈 부원장은 “다른 대학에 비해 장학금 지급률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이행 가능성은 다른 대학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진에는 다양한 전문 분야에 걸쳐 51명의 전임교원이 포진해 있으며, 실무경력을 갖춘 초빙·겸임 교수도 12명에 이른다. 앞으로도 외국인 기금 교수와 겸임교수를 수시로 임용할 계획.

    시설 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부하는 해송법학도서관, 전용기숙사, 여학생 전용공간, 탁아시설 등을 갖췄으며 장애인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지난 11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제3법학관 건립기금을 기증해 연면적 7600㎡(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제3법학관을 2010년 초반에 착공할 예정이다. 또한 신입생을 비롯한 대부분의 로스쿨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기숙사 부지를 매입한 단계이고 내년에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104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려대 로스쿨은 이처럼 우수한 교수진과 교육시설을 바탕으로 세계 법학교육의 요람으로 도약하길 기대하고 있다.

    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인재 키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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