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3

2009.12.01

“주말 반납에 성적 스트레스…자부심 가질 시간도 없다”

1기 로스쿨생 4명 좌담회 “非법대 출신 처음엔 고생, 이젠 잘 적응”

  • 정리=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09-11-30 10: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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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반납에 성적 스트레스…자부심 가질 시간도 없다”
    ‘바쁜 척’은 아닌 듯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에게 ‘주간동아’ 좌담회를 위해 가장 편한 시간을 알려달라고 하자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토요일 오후를 꼽았다. 그것도 저녁식사 전 2~3시간. 다음 주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일요일 하루는 꼬박 책과 씨름하는 게 그들의 ‘일상’이었다. 결국 11월14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강남의 한 법무법인 세미나실에서 김예나(23·성균관대), 김용혁(34·서울대), 김주연(28·경희대), 오지헌(28·고려대) 씨와 마주앉을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로스쿨 1기생이라는 자부심보다는, 뭔가 제대로 해내지 않으면 사법개혁의 십자가를 무던히도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듯했다. 주말 데이트할 시간도 없다는 한 학생의 말에는 왜 이런 ‘고난의 행군’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한숨도 섞여 있었다. 좌담회 중간에 “과제 때문에 그만 일어서야겠다”는 이도 있었다. 그래도 자신이 선택한 길, “후회는 없다”는 로스쿨 1기생들. 그들의 1년을 들여다봤다.

    모두 로스쿨 1년생이지만 살아온 그림자는 다를 것 같다. 일단 ‘족적’을 터놓아야 솔직 담백한 그룹토크가 되지 않겠나.

    오지헌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입학했다. 잠시 사법시험 공부도 했다.

    김용혁 서울대에서 지역계획학 석사학위를 받고 공익단체 등에서 낙후지역과 관련된 일을 했다. 아내는 직장에 다닌다. 그동안 벌어놓은 것 다 쓰면 아내가 학비를 대줄 것 같다.



    김예나 서울대 소비자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점핑’했다. 사회 경험도 없어 1년간 법공부 하면서 제대로 고생했다.

    김주연 경희대 약학대 한약학과를 졸업하고 6개월간 로스쿨 입시 준비 후 입학했다.

    “실무 염두 과제 많아 학생들 진땀”

    지난 1년을 돌이켜본다면.

    김주연 ‘법생’(법대 학부 출신 학생)은 모르겠지만 나 같은 ‘비법’(법대 학부 출신이 아닌 학생)은 일단 무슨 말인지 알아들으려고 노력해야 했다. 주말 데이트는 거의 포기했다. 예·복습은 물론 방학 때도 따로 법학 강의를 들어야 했다.

    김용혁 (로스쿨 설립 취지에 맞게) 실무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그런 과제가 많은 것 같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평균 100쪽 되는 법전이나 판례를 읽어야 하니 부담이 크다. 일부 교수는 “사법시험 준비하는 학부 학생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말한다. ‘강사가 아니라 교수가 길러내는 법조인’을 양성하는 게 로스쿨 설립 취지 중 하나다.

    김예나 우리 학교도 다른 학교 로스쿨과 비슷한 것 같다. 나는 5과목(15학점)을 듣는데 과목마다 매주 2, 3개 판례 연구를 해야 했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하는 열등감에 빠진 적도 여러 번이다.

    같은 수업이라도 공부하는 게 똑같지는 않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김용혁 헌법 시간에 수업을 받는 학생이 30명이면 10명씩 나눈다. 만약 재소자의 인권에 관한 수업이라면 1조는 재소자 인권을 운동론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2조는 재소자 인권 판결 및 동향을 연구하고, 3조는 학자들의 관련 논문을 찾아보는 식이다. 그리고 함께 토론 발표를 하면 다양한 분야의 재소자 인권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준비하는 학생은 진땀을 흘린다. 게다가 수업시간에 거의 모든 학생에게 교수의 질문이 날아든다.

    김예나 (손뼉을 치며) 맞다. 그럴 때 답을 못해도 성적 감점은 없지만 긴장감도 생기고 예습도 많이 하게 된다. 지도교수와 술자리, 식사자리도 많이 갖게 된다.

    오지헌 수업이 이렇다 보니 일종의 스터디 모임인 연구회가 많이 생긴다. 강의 내용을 미리 얘기해보기도 하고 과제를 함께 하기도 한다. 나도 ‘민사법 연구회’에 참가해 일주일에 두 번 점심시간에 회원들과 샌드위치 미팅을 한다. 판례 1, 2개를 준비해 짧게 토론하는데, 가끔 지도교수에게 자문하기도 한다.

    법학 공부법 전수하는 ‘튜터링 스터디’

    수업이 치열한 만큼 1학기 ‘성적 발표 후폭풍’도 거셌을 듯한데.

    오지헌 사실이다. 1학기 학점 발표 후 ‘학점에 따른 질서’가 형성된 듯하다. 마땅한 비교평가 기준이 없으니 학생들이 ‘성적=유일한 판별기준’으로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실무능력과 학점은 별개다. 로펌에서도 학점이 높다고 뽑지는 않을 것이다. 학점 때문에 자신의 가능성이 낮아질 수도 없다. 학점 스트레스는 지혜롭게 이겨내야 한다. 꾸준히 자신의 관심분야에 몰두해 미래를 대비하는 게 현명하지 않겠나.

    김예나 다른 대학은 행정실에 (등수를) 문의해야 알려주지만, 우리는 성적표에 전체 120명 중 몇 등이라고 표시돼 나온다. 그만큼 반응도 뜨겁다. 컴플레인(하소연 및 성적 이의신청)하지 않는 학생이 없을 정도지만 이의가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법생’과 ‘비법’ 간 실력 차나 갈등은 어느 정도인가.

    김주연 사실 비법은 처음에 힘들게 마련이다. 법률용어도 생소하고 과제도 많다. 스터디를 꾸려도 법생과 비법 간 갭(실력 차) 때문에 비법은 참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일부에선 ‘로스쿨과 사법시험은 엄연히 다른데 스터디를 통해 사시 준비생에게 배워야 하느냐’는 반발도 있었다. 결국 스스로 실력을 키울 수밖에 없는데, 학교에서 이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써주면 좋겠다.

    오지헌 우리 학교는 비법들이 ‘튜터링 스터디’ 제도를 많이 활용했다. 대학원 박사과정 선배들이 처음 법을 공부하는 비법들에게 법학 공부법을 전수하는 제도다. 개인차가 있어 개념을 잡아주는 수준인데, 그대로 따라 공부하라는 뜻은 아니다. 비법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김예나 실력 차? 우린 좀 다르다.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1학기 성적 공개결과 ‘톱10’은 모두 ‘비법’ 출신이었다. (사법시험 준비하는) 신림동 스타일의 강의는 단답식 위주의 수업이지만, 로스쿨은 왜 이러한 판례가 나왔는지를 묻는 깊이 있는 답변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조바심 내지 말고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오지헌 개인적으로 잠시 사법시험 준비를 했다. 법대생들은 일단 사시 준비를 하고 안 되면 로스쿨을 공략하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시만 있으면 그 길만 가겠지만 다른 길도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다. 그만큼 불확정성도 높지만.

    김주연·김예나 (고개를 끄떡이며) 사시 준비생은 2017년이 1차 마지막 시험이어서 그런지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로스쿨을 ‘돈스쿨’이라고 비아냥거리거나 ‘로스쿨생은 변호사 다 된 것처럼 군다’는 비판도 있다.

    오지헌 일부 로스쿨 학생이 명함을 갖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다 그런 것도 아니고 사정이 있는 경우도 있다. 나는 학회 활동을 위해 명함을 만들었다. 사법연수원생은 별정직 공무원이지만 로스쿨 학생은 그저 학생일 뿐이다. 미국처럼 로스쿨 학생이 소송을 담당하지도 않는다. 일부 언론에선 강남에 사는 명문대 출신이 (로스쿨에) 많이 입학했다고 하지만, 사실 이 문제의 뿌리는 1990년대 특수목적고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로스쿨생이 거만하다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일종의 기대감이 자부심으로 작용했기 때문 아닌가 한다.

    “추리소설 많이 읽는 게 도움”

    김예나 주변을 보면 잘사는 사람도 있고 고학하는 사람도 있다.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수혜 기회도 많고, 또 이들은 장학금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한다. 로스쿨 한 학기 학비가 700만~1000만원이어서 ‘돈스쿨’ 얘기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신림동 학원 강의도 과목당 30만~50만원으로 학비 부담이 결코 적지 않다.

    김용혁 법률 관련 사이트에서 사시 준비생들과 로스쿨 학생들 간에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론 직장생활하면서 법 공부를 해야겠다는 문제의식 때문에 로스쿨에 지원하게 됐는데, 솔직히 말하면 로스쿨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거나 거만해질 시간도 없다. 그동안 번 돈으로 학비 대다가 바닥나면 학자금 융자라도 받아야 할 형편이다.(웃음)

    2011년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는 시즌이 다가왔다. 선배로서 한마디씩 해준다면.

    김주연 나는 학원을 다니며 준비했는데 사실 별 도움이 안 된 것 같다. 처음이어서 강사들도 우왕좌왕했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으려면 책 읽기, 그중에서도 추리감각을 유지해 주는 책을 많이 읽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 판례를 읽은 것은 면접시험에 큰 도움이 됐다.

    김예나 같은 생각이다. 학원보다는 지원한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입시 스터디를 모집한다고 글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다. 함께 공부하면서 정보도 교류하고 자기소개서도 서로 읽어보며 코치해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

    김용혁 로스쿨 지원자들은 법 공부를 반드시 해야겠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한지 돌이켜봤으면 좋겠다. 막연한 환상을 갖고 들어오면 힘도 들거니와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견뎌내기 어렵다.

    좌담회 참석한 로스쿨생 4명의 ‘로스쿨 합격 노하우’

    김용혁(서울대 로스쿨)

    “주말 반납에 성적 스트레스…자부심 가질 시간도 없다”
    매일 스터디 멤버와 문제풀이, 예상질문 교환

    공익단체에서 근무하다 아내와 오랜 상의 끝에 결심을 굳히고 2008년 7월 퇴사했다. 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 남짓. LEET(법학적성시험)가 급선무였는데 짧은 시간,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은 그룹 스터디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한 달간 학교 선후배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 세미나실에 모여 하루 3시간씩 공동학습을 했다.

    그룹 스터디 방식은 아주 단순했다. 시간을 정해놓고 시중에 나온 문제집을 푼 후 답을 맞혀보는 것. 언어이해를 위해서는 MEET/D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기출문제를 많이 참조했고, 추리논증을 위해서는 시중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었다.

    논술은 대입논술학원 교사로 있는 학교 선배에게 부탁해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논술 비법’을 전수받았다. 글은 공익단체에서 일하는 동안 필요에 따라 계속 써왔던지라 이것 말고는 특별한 논술 준비를 하지 않았다.

    LEET가 끝난 뒤 9월부터는 면접 준비를 했다. 역시나 그룹 스터디가 주효했다. 공동학습 전에 각자 만든 문제를 무작위로 추첨해 문제가 선정된 사람에게 나머지 사람들이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공동학습 때 스터디 멤버들이 낸 문제들을 생각해보며 답변 준비를 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읽은 양창수 대법관의 ‘민법입문’과 학부에 다닐 때 꾸준히 읽은 철학 고전들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김주연(경희대 로스쿨)

    “주말 반납에 성적 스트레스…자부심 가질 시간도 없다”
    신문 보며 사회 쟁점 정리 … 스도쿠로 추리감각 유지

    지난해 입학 준비 기간을 돌이켜보면 불안감 때문에 소문에 휘둘려 공부 방법을 바꾸는 등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 같다. 입학시험은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법학은 사실을 분석하고 관련 법률을 해석해 적용하는 능력을 기본으로 하는 해석학문이라 언어 이해는 기초 소양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핵심내용을 파악하려면 평소에 쉬운 수필이나 소설보다는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는 책을 읽어 독해력을 높이는 게 좋을 듯하다. 법학은 물론 철학, 경제학, 사회학, 과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서적을 읽으면 다양한 배경지식도 덤으로 따라온다.

    추리논증을 공부할 때는 시중에 나온 이 분야의 책을 참고해 문제 유형을 익히는 게 좋다. 패턴화한 문제를 익히면 문제 푸는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이때는 시간을 들여서라도 꼼꼼하게 풀고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도쿠 등 추리능력과 관련된 게임을 하는 것도 추리감각을 유지하는 데 좋다. 논증은 매일 한두 지문씩 골라 문장과 문단, 그리고 전체 글을 분석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술 대비를 위해서는 많이 쓰고 많이 읽어야 한다. 평소 신문을 정독하며 사회적 쟁점에 관한 논거들을 수첩에 정리하거나 LEET 문제집을 풀다가 좋은 글귀가 있으면 메모해두자. 글을 쓸 때 논거로 이용할 수 있다. 글을 쓴 뒤에는 주장과 논거의 배치가 적절한지, 논거가 타당한지 등을 고민하면서 퇴고해보는 것도 좋다.

    ‘리걸 마인드(legal mind·법적인 논리와 합리적인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가 요구되는 면접에서 법학을 공부한 경험이 없는 응시자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꼼꼼히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논거를 비교하고 비판점 등을 찾아보는 것이 유익하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판례 용어와 서술 구조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레 법학용어를 사용하고 법학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김예나(성균관대 로스쿨)

    “주말 반납에 성적 스트레스…자부심 가질 시간도 없다”
    LEET 모의고사로 시간조절 능력 키워

    LEET와 학부성적 그리고 공인영어성적에 초점을 맞췄다. LEET의 경우 시중에 좋은 문제집이 많이 있어 그것을 가지고 혼자서 틈틈이 공부했다. 특별한 지식을 요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강의를 들을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실전 감각을 쌓는 게 좋겠다 싶어 여름방학 후 두 달간 사설학원 모의고사반에 등록해 실제 상황과 비슷한 조건에서 문제풀이를 많이 했다.

    학원에선 매주 정기적으로 LEET 모의고사를 보기 때문에 시간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매회 성적표가 나오므로 나의 현재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공인영어성적의 경우 보통 TOEIC을 많이 보는데, 주변 지원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체로 평균 900점 이상은 되는 것 같다.

    2차 면접은 그룹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다. 면접에서는 구체적인 법학지식을 묻지 않기 때문에 따로 법학과목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지만, ‘리걸 마인드’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특히 사회적 이슈를 법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스터디 멤버끼리 많이 했다.

    이때는 ‘법률신문’을 주로 활용했다. 법원이나 검찰에서 다룬 사건이나 시사 이슈를 중간자적 시각에서 잘 설명해놓았기 때문에 리걸 마인드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게다가 최근 주요한 판례를 요약해서 수록해놓았기 때문에 법조계 내에서 어떠한 사안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팁! 다름 아닌 복장 이야기다. 면접 당일에는 꼭 정장을 입을 것을 권한다. 복장 자체가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장을 안 입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평상시 수업 때도 ‘튀는’ 옷차림을 하고 있으면 교수들이 더러 “성의 없다”는 말을 하니 면접 때는 분명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오지헌(고려대 로스쿨)

    “주말 반납에 성적 스트레스…자부심 가질 시간도 없다”
    나만의 강점과 잠재력 부각 …‘리뷰 훈련’도 효과 만점

    로스쿨 입시는 단순히 학점, 경력 등 ‘스펙’ 평가라기보다는 종합적이고 정성(定性)적인 기준을 통해 평가가 이뤄진다고 봤다. 따라서 실제 모든 전형단계에서 나만의 강점과 잠재력을 최대한 나타낼 수 있도록 힘을 기울였다. 특히 자기소개서는 내용뿐 아니라 글을 서술하는 능력, 작성에 얼마만큼의 공을 들였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될 수 있다고 봤다. 특별했던 경험, 문학서적 또는 경전에서 눈여겨봐뒀던 어구를 적절히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LEET 점수는 단기간에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견해가 중론인 것 같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LEET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평소 폭넓은 독서와 사고훈련이 중요하다는 뜻이 숨겨져 있다.

    법학과 출신으로서 수학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들은 초반에 상당히 낯설었다. 그래서 7월 초부터는 시중에 출시된 거의 모든 모의고사 추리 부분을 매일 꾸준히 풀었다. 이때 스터디는 답을 보지 않은 채 틀린 문제를 놓고 토론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험 후에도 스터디를 조직해 일주일에 2~3번 각자 사례문제를 출제해 와서 서로의 문제를 문제당 10분 200자 원고지에 풀어봤다. 법뿐 아니라 정치, 철학, 시사 관련 주제도 다루면서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춰 압축 서술하는 연습을 했다. 대면질의 대비 때도 서로가 서로에게 면접관이 돼주는 모의면접 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모의면접 장면을 촬영해 직접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단점을 수정해보기도 했는데,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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