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9

2009.03.31

인생의 ‘나이테’ 하지정맥류, 레이저로 ‘말끔’

  • 입력2009-03-27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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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나이테’ 하지정맥류, 레이저로 ‘말끔’

    하지정맥류는 노화 현상이 아닌 명백한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에는 여러 변화가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팔과 다리 위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혈관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한다. ‘젊은 시절 참 고생 많이 했지’ ‘세월의 흔적인데 어떻게 하겠어’ 하며 지난 세월을 반추하지만, 사실 이런 증상은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일종의 질환이다. 바로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는 국내 환자만 약 80만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흔한 질환. 1년에 인구 100명당 2.5~3.5명씩 생기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아직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탓인지 간단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고통을 방치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혈관에는 동맥, 정맥, 모세혈관 세 가지가 있는데, 이 중 정맥은 우리 몸을 한 바퀴 돌고 심장으로 가는 피가 모이는 곳이다. 중력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려다 보니 종종 피가 역류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를 막는 장치가 판막이다. 판막이 손상되면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역류하거나 괴면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보이고, 심하면 튀어나오게 된다. 하지정맥류가 시작된 것이다.

    초기에는 이렇듯 외관상의 문제만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발이 무거운 느낌이 들고 다리가 피곤해지는 등의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해 계속 방치하면 혈액순환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폐물을 함유한 정맥혈이 괸 탓에 다리가 자주 붓고 저리며 작열감과 함께 통증이 계속된다. 또 오래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때로는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혈액순환에까지 영향을 받는 단계가 되면 정맥염이나 피부궤사 같은 합병증을 일으켜 장기적으로는 심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오랜 시간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기지만, 초기에 발견할수록 쉽고 간단하게 치료되는 질환이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혈관을 굳게 만드는 주사를 놓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이를 혈관경화요법이라 하는데, 문제가 있는 혈관을 초음파로 정확하게 보면서 주사하기 때문에 재발이 거의 없다. 정맥류가 이미 상당히 진행됐거나, 겉으로 드러난 증상은 미미하지만 허벅지 깊숙한 곳의 정맥 판막이 고장났을 때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사용되는 레이저 수술은 부분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당일 퇴원할 수 있다. 노인도 무리 없이 수술받을 수 있다.

    인생의 ‘나이테’ 하지정맥류, 레이저로 ‘말끔’

    <b>김재영</b>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평소 적절한 운동으로 다리 혈관의 힘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 다만 나이가 많은 사람은 강도 높은 운동 대신 걷기나 수영처럼 하체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너무 죄는 옷을 피하고 찜질방처럼 지나치게 뜨거운 곳은 피한다. 낮에 활동할 때는 의료용 고탄력 스타킹을 신는 것도 권장된다. 이 스타킹은 일반 스타킹과 달리 발목, 무릎, 허벅지에 각기 다른 압력을 줌으로써 혈액이 다리에 괴는 현상을 예방한다. 저녁에는 무거운 다리를 그냥 두기보다는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때 마사지 방향은 무릎에서 발목 쪽으로 내려가기보다는 발목에서 무릎 쪽으로 올라오는 방향으로 해주면 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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