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9

2009.03.31

보험료 올리고 보장은 줄인다

의료실비보험, 암보험 등 3월 내에 가입해야 유리

  • 오진영 자유기고가 ohnong@hanmail.net

    입력2009-03-27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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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료 올리고 보장은 줄인다
    4월부터 보험상품의 가격과 보장 내용이 크게 달라진다. 대부분 가입자에게 불리하게 바뀐다. 보험사의 회계연도는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인데,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보험사들은 상품 가격과 보장 내용 등을 손질한다.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 사정이 나빠지면서 보험사들은 다음 달부터 보험료를 올리고 보장 범위는 축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4월부터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할 계획. 예정이율이란 보험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이 때문에 보험 전문가들은 “의료실비보험, 암보험, 운전자보험 등 보장 내용이 좋아 인기가 높은 보험상품은 3월 안에 가입해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의료실비보험

    가입자가 낸 병원비를 지급하는 보험. 보험사에 따라 민영의료보험, 실비보험, 의료실비보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의료실비보험의 보장 한도는 입원 의료비 1000만원, 통원 의료비 하루 1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원의료비 1억원, 통원의료비 50만원까지 한도를 높인 상품이 대거 쏟아졌다. 보장 기간을 80세에서 최고 100세까지 늘린 상품도 등장해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4월부터 이 같은 혜택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요즘 TV홈쇼핑에서 의료실비보험을 판매하면서 ‘3월까지만 한정 판매합니다’라는 안내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4월 이후가 되면 입원 의료비 보장액은 최고 5000만원까지, 통원 의료비는 최고 20만원까지로 낮아진다. 3월까지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를 당해 치료비가 55만5000원이 나온 경우 가입자는 5만원(자기부담금 5000원 공제)만 부담하면 되지만, 4월 이후 가입자는 3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일부 보험사들은 통원 의료비의 자기부담금을 현재 건당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가입자 부담액은 더 커질 수 있다.



    보험료도 15% 선까지 오를 예정이다. 그럴 경우 현재 4만원 초반대의 보험료만 내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소비자는 4월 이후 4만원대 후반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보험 전문업체 인스밸리의 서병남 대표는 “월 보험료 2만∼4만원대 의료실비보험을 3월에 가입한 뒤 20년간 납입하면 4월에 가입한 것과 비교해 70만∼100만원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보험사별로 질병 범위가 다르다는 점. 치매, 디스크, 신경계 질환 등의 치료비는 보장하지 않는 보험사가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암보험

    암보험은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와 높은 보장 한도로 인기 높은 상품. 그러나 4월부터 암보험의 보장 내용도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매년 암환자가 급증하고 생존 기간도 길어지면서 보험사의 수익이 악화됐기 때문. 보험사들은 2006년 무렵부터 매년 암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아예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올 4월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인터넷 히트 상품인 AIG원스톱암보험(순수형) 판매는 3월31일로 종료된다. 갑상샘암에 걸릴 경우 최고액을 지급하는 AIG실속맞춤보장보험의 갑상샘암 보장한도액도 현재 2000만원에서 4월부터 400만원으로 축소된다.

    운전자보험

    최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판결이 나면서 앞으로는 운전자의 사소한 실수로 인한 사고라도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검찰에 의해 공소제기가 되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고, 벌금이 확정되면 벌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 시 합의금과 변호사 비용 등을 지원하는 운전자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운전자보험 역시 의료실비보험과 마찬가지로 손해보험사들의 위험률 산출 방식 변경에 따라 4월부터 보험료가 인상된다. 그동안 월 2만원대 보험료로 인기를 끈 메리츠화재의 파워레디운전자보험 등 일부 운전자보험 상품은 3월로 판매가 종료될 예정이다. 4월부터 인상되는 보험료에 대한 정보는 인스밸리(www.insvalley.com), 비교전문몰(www.bohumpro.co.kr), 보험몰(www.bohummall.co.kr), 인슈넷(www.insunet.co.kr) 등 보험 전문업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불황기 알아둬야 할 보험테크

    해약? 보장성은 끝까지 남기자


    보험 가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미 갖고 있는 보험을 잘 관리하는 일이다. 보험을 해약하면 환급금이 원금보다 훨씬 적을 뿐 아니라 정작 필요할 때 재가입이 어려울 수 있다.

    보험이 여러 개라면 가장 나중에 해약해야 할 것은 보장성 보험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사고가 나면 부담이 더 커지는 데다 나중에 새로 가입하면 나이 때문에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종류의 상품 두 개 가운데 하나를 해지할 때는 이율이 높은 상품을 남겨야 한다. 대체로 과거에 나온 상품일수록 이율이 높다.

    보험사에 이익이 별로 남지 않아 요즘 잘 팔지 않는 암보험 등 희귀 상품과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은 남겨두는 편이 낫다. 세금공제 혜택이 있는 개인연금저축보험이나 장기주택마련저축보험은 중도 해지할 경우 공제받은 세금을 다시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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