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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스파이더맨 “차 팔아요”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서울 스파이더맨 “차 팔아요”

서울 스파이더맨 “차 팔아요”
5월부터 서울 노원역 사거리에 매일 아침(7시~8시20분), 저녁(6시30분~8시30분) 스파이더맨이 나타난다. 모습은 스파이더맨이지만 무시무시한 악당과 싸우진 않는다. 대신 앙증맞은 포즈로 출퇴근길 직장인,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다. 이 지역 어린이들 사이에선 기념촬영 대상 1호가 됐다.

스파이더맨의 정체는 현대자동차 신상계대리점 영업사원 유경화(30) 씨. 5월 어느 날, 길을 걷던 그는 한 상점 앞에서 인형 탈을 쓰고 손 흔드는 도우미를 보고 ‘캐릭터 마케팅’을 떠올렸다. 올해 2월 자동차 판매영업을 시작했지만 성적이 저조하던 터.

“제 좌우명이 ‘유쾌하고 즐겁게 살자’거든요. 재미있고 공격적인 마케팅이라고 생각했어요.”

슈퍼맨은 얼굴이 노출되고 망토까지 필요했기 때문에 스파이더맨을 선택했단다. 여행차 미국에 가 있던 어머니에게 의상 조달을 요청했다고.

“예상과 달리 첫날부터 ‘어라, 사람들이 좋아하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신바람이 나서 다양한 포즈도 연구했죠.”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하지 않던가. 내친김에 지나는 운전자들이 한 번 보고 외울 수 있도록 무료 대표전화(1688-7826)도 개설했다. ‘팔팔한 차팔아유’라는 뜻으로, 유씨가 직접 번호를 골랐다고. 지역 명물이 되면서 ‘옷 구입처’나 ‘자리 대여’ 문의도 종종 들어온다.

“한 금융회사 직원은 제가 홍보하는 자리에서 홍보를 해보고 싶다며 자리를 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는 웃통을 벗은 ‘헐크’ 마케팅 생각이 간절하다.

“스파이더맨 복장이 원피스라 너무 더워요. 몸무게도 4kg이나 빠졌어요.”

서울 스파이더맨 “차 팔아요”
결국 그의 노력으로 판매계약은 꾸준히 늘었고, 신한카드 상계지점은 그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매주 수요일 신입 카드설계사를 대상으로 ‘열정과 도전’이란 주제로 특강도 한다. ‘열정과 도전’ 정신은 지녔지만 아버지에겐 도전하지 못했단다.

“아버지가 보수적이라 아직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스파이더맨 얘기를 하면 ‘채신머리없다’고 하실 것 같아서요. 그래도 기사가 나가면 정식으로 말씀드릴 거예요.”

그는 대학 졸업 후 e러닝 업체와 중고자동차 딜러로 일했다.



주간동아 2008.07.22 645호 (p94~95)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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