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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이 하면 나도? 北 노동자 파업할라

개성공단 이상 기류 … 북한, 미·일·중 지원 움직임에 이젠 배짱?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南이 하면 나도? 北 노동자 파업할라

태업→파업→철수→통행금지.’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시나리오’를 재가동하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검토한다는 사실은 월간 ‘신동아’(5월호)가 ‘北, 개성공단 문 닫을 준비 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개성공단 폐쇄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쪽은 북한 군부다. “문 닫을 각오로 본때를 보여주자”는 의견이 군부에서 나왔다. “급할 게 없다”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북한에 먼저 제안하는 등 대화 루트를 복원하고자 애쓰는 모습이다.

구상 단계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보였던 ‘개성공단 폐쇄 시나리오’가 다시 떠오른 데는 한반도 주변 상황의 변화가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경색됐으나 북-미, 북-중, 북-일 관계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임금 2배 인상 요구 뒤 태업→파업→철수 시나리오

먼저 북-일 수교협상이 본궤도에 올랐다. 북한은 일본이 제공할 배상금 규모를 톺아본 뒤 일본 정부가 수교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납치 문제’를 해결해줄 태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식민지배 배상금 규모로 최소 100억 달러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북-미 관계도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1차분이 6월 안에 북한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50만t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5월27~30일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홀대한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북한에 보내 북-중 신밀월(新蜜月)을 다졌다. 중국은 ‘경제과학기술협정’의 틀에서 해마다 10만~15만t의 식량을 북한에 제공해왔다. 시 부주석의 방북 선물 격으로 식량 지원 규모가 35만t 규모로 확대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통일부가 5월부터 북한에 “옥수수 받을 거요?”라고 물으면 북한은 “모르겠소” 혹은 “노 코멘트”로 답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뒤 “쌀, 비료? 그런 태도로 나오면 필요 없다”는 식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미 관계가 호전되고 북-중 관계가 다져지면서 북한의 절박함도 줄었다.

다시 개성공단으로 돌아가보자.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노동자 수는 2만3953명으로, 복지비를 포함해 북한 노동자 1인당 평균임금을 월 100달러로 계산하면 북측에 돌아가는 돈은 매달 240만 달러에 그친다. 일본의 배상금과 중국이 준비해놓은 대북 경협자금이 만들어낼 부가가치와 비교하면 ‘새 발의 피’다. 평양은 “개성공단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서울과 거래하지 않아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개성공단 폐쇄라는 무리수도 둘 수 있다는 얘기다.

‘개성공단 폐쇄 시나리오’의 큰 그림은 이렇다. 노동자의 임금을 2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한 뒤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태업→파업→철수→통행금지 순서를 밟는다는 것이다. 폐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북한 노동자들이 사회주의식 태업과 파업에 나선다면 내치(內治)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과연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평양은 서울의 신임 외교안보수석의 면면, 통일특보의 신설 여부 등 외교·안보라인의 개편 내용과 비핵개방3000의 수정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고 한다. 시 부주석이 북에 약속한 ‘선물’과 북-일 수교협상의 물밑 대화 내용도 개성공단의 미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 북한전문가는 “개성공단에서의 도발은 북한에도 득보다 실이 많다. 실제로 그렇게 나올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8.07.01 642호 (p13~13)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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