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2

2008.07.01

No work, No pay!

  • 편집장 김진수

    입력2008-06-23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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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이 점점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도 밝고 좋은 소식이라곤 눈 씻고 찾아보려 해도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전국 각지에서 물류대란이 빚어져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와중에서도, 민주노총과 현대자동차 노조는 ‘정치파업’까지 강행키로 했습니다. 6월16일 이뤄진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의 과반 찬성을 얻지 못했음에도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공기업 민영화 반대 등을 내걸고 7월2일 파업에 돌입한다니,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습니다.

    해마다 현대차 노조의 줄파업을 지켜봐온 울산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은 물론이고, 현대차의 상당수 노조원마저 자신들의 파업 반대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파업 강행을 결정한 노조 지도부를 비난할 정돕니다.

    촛불집회야 국민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지킨다는 뚜렷한 명분을 지녔지만 이 같은 시류에 무임승차하려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정치파업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조 지도부가 노조원들의 여론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을 보니 노동계에서도 ‘소통(疏通)’은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원조차 못한 18대 국회 또한 현대차 노조를 연상케 합니다. 누군가가 “우리 사회 중 가장 개혁이 안 된 곳이 국회”라고 일갈했듯, 정치논리와 당리당략만 내세운 채 일을 하지 않기는 현대차 노조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나마 작은 위안이랄까요? 몇몇 의원을 중심으로 등원하지 않은 6월 세비를 반납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니 조금은 다행스런 일입니다. 고유가 고물가로 인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하고, 케케묵은 민생 현안이 켜켜이 쌓여 있는데도 국회 문을 닫아건 자신들의 행태가 미안하긴 했나 봅니다.

    No work, No pay!
    하지만 세비 몇 푼 받지 않겠다는 자성(自省)의 목소리 좀 낸다고 해서 그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갑자기 두터워질 리는 만무할 거라 여겨지는 건 꿀꿀한 장마철 날씨 탓만은 아닐 겝니다. “피 같은 내 세금 돌리도!”라고 외치고 싶은 게 작금의 민심입니다.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에게 ‘무노동 무임금’은 당연합니다. ‘일하지 않는 귀족노조’ 또한 마찬가집니다. 당장 먹고살기 힘들어 생계형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무리의 노동자들에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도록 명심하시길….

    “No work, No p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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