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8

2008.01.08

말이 通해야 치료가 잘된다

  • 이재익 시티내과·방사선과 원장

    입력2008-01-02 1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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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通해야 치료가 잘된다

    진실을 전제로 한 의사소통은 환자와 의사의 협력관계를 돈독하게 한다.

    “당뇨약은 한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하나요?” “고혈압약은 평생 복용해야 한다던데요.” “인슐린 주사를 맞다가 끊으면 큰일 난다는데요.”

    환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며 동의를 구할 때 대부분의 의사들은 갈등을 겪는다. 환자와 어떤 식으로 ‘타협’해야 할까? 진실을 말하려니 설명이 길어지고, 설명한들 의사의 말을 모두 이해한다는 보장도 없다. 괜히 관계만 멀어지고 힘만 빠졌던 경험이 생각나면서 점점 갈등에 빠지게 된다.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질병과 관련된 자료를 여러 경로를 통해 수집한다. 그리고 그 자료를 질병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환자들이 그릇된 자료를 정보로 활용하고, 그것에 기초해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되레 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선입관이 믿음으로 작용할 때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건강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건강 전문가인 의사가 진실을 말하더라도 환자는 선입관 때문에 오해를 따르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의사나 다른 분야의 조언자조차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눈치를 보고 상황에 맞춰 말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의 말을 인정해주고, 그 결과에 책임지지 않으면 오히려 편하지’ 하는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책임을 회피한 뒤엔 늘 무력감이 들고 자아 존중감이 약해져서 힘들다.

    필자 역시 이 같은 경험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세월이 흘렀고 세상도 변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의사표현보다는 상호간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겨봐야 하는 때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상대방(환자 또는 의사)의 말에 동감하며 진실을 말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말이 通해야 치료가 잘된다
    먹는 약이나 주사가 필요한데 이것이 환자에게 사용되지 못한다면 환자의 건강은 어떻게 될까?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질병 자체가 아니라 합병증 때문에 위험하므로 혈압이나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에게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지 말고, 환자도 그런 의사를 가리는 지혜와 책임이 필요하다.

    이재익 시티내과·방사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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