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3년 만에 내한한다. 첼리비다케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악단은 크리스티안 틸레만이라는 ‘젊은 피’로 재무장하고 영광을 재연하기 위해 전 세계를 무대로 순항 중이다. 1959년 베를린 태생인 틸레만은 독학으로 지휘를 공부하고 85년 뒤셀도르프 슈타츠오퍼에서 지휘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2004년 드디어 뮌헨 필하모닉을 맡은 틸레만은 첼리비다케의 고고한 흔적을 토대로 자신만의 음악 어법으로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프로그램 가운데 첼리비다케의 장기 레퍼토리였던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이 들어 있다. 과연 첼리비다케의 극한적으로 느린 템포가 어떻게 변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후안’ ‘죽음과 변용’도 정통 독일 악단이 최상의 사운드로 들려줄 것이다. 11월1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는 오랜만에 맛보는 독일 사운드로 청중의 가슴을 달굴 전망이다. 031-783-8000

마리아 칼라스가 남긴 음반들은 열악한 음질에도 지금까지 베스트셀러로 세계 음반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칼라스의 음반은 그동안 EMI가 거의 독식해왔다. 칼라스의 명콤비였던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 테너 주세페 디 스테파노와 함께 녹음한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는 이제 전설로 통한다. ‘노르마’는 칼라스에 의해 부활했다. 칼라스 서거 30주기를 맞아 EMI에서는 칼라스의 스튜디오 녹음을 총망라한 70장짜리 전집을 발매했다. 데뷔작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를 비롯해 독보적인 비올레타의 전형 ‘라 트라비아타’ 등 칼라스의 진면목을 확인하기에 이보다 더한 성찬이 없다. ‘리골레토’에서 ‘사랑스러운 그 이름’을 부르는 칼라스의 목소리는 청순하지만 가장 슬픈 질다의 영혼이 반추된다.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는 처절함은 또 어떤가? ‘맥베스’가 빠진 것은 옥에 티다.
주간동아 609호 (p8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