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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로하스 스타일로 떼돈 벌어요

친환경·생태적·에너지 효율적 제품 만드는 세계 로하스 기업 8選

  • 김민주 mjkim@hanmail.net

로하스 스타일로 떼돈 벌어요

로하스 스타일로 떼돈 벌어요

유기농 식품 매장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인 홀푸드마켓은 자연 재료, 유기농 재료로 만든 식품만 판매한다.

몇 해 전부터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라이프스타일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자기 건강만 챙기는 이기적인 웰빙을 넘어 크고 넓은 차원의 라이프스타일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로하스 라이프스타일이다. 로하스(LOHAS)는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다. 즉 로하스족은 환경친화적, 생태적, 에너지 효율적 제품 소비를 선호한다. 한마디로 로하스는 ‘사회적 웰빙’이라고 하겠다.

로하스 라이프스타일은 얼마나 널리 보급돼 있을까? 미국 내추럴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 미국의 로하스 시장 규모는 약 2300억 달러(약 211조2300억원)이며 로하스족은 6300만명으로 성인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이른다고 한다. 성별로는 여성이 61%로 과반수를 차지한다. 이들의 연령과 학력은 평균 이상이지만 소득은 평균 수준이다. 따라서 로하스족은 상류층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관심과 의식이 있는 중류층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로하스 상품일까. 유기농 식품, 친환경 가전, 친환경 섬유제품, 친환경 산업재나 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태여행, 대체의학, 요가, 필라테스, 사회책임투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도 로하스족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로하스 상품은 아직 많이 개발되지 않은 형편이다. 믿을 만한 친환경상품 라벨을 부착한 상품도 많지 않아 로하스 시장 규모는 미미하다. 그러나 기업들의 왕성한 추진 의욕을 보건대 우리나라에서도 로하스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2007년 노벨평화상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강조해온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과 앨 고어에게 돌아간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 로하스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로하스 산업 규모가 크게 확충될 것이므로 기업은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자사 상품으로 소비자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착실한 경영활동으로 회사의 재무상황을 유지하고, 자사 경영활동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회적 책임활동에도 열성인 기업. 바로 이런 기업을 로하스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유럽의 헨켈, 막스앤스펜서, BMW, 이노센트, 미국의 홀푸드마켓, 파타고니아 등을 들 수 있다. 노보텔은 본격적인 로하스 기업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호텔 투숙객들에게 로하스 생활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여기에 소개하기로 한다.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도 본격적인 로하스 기업은 아니지만 환경사업을 성장엔진 사업으로 보고 적극 추진한다는 점에서 소개한다.



홀푸드마켓 www.wholefoodsmarket.com

미국에서 유기농 식품매장으로 가장 잘나가는 곳이다. 1980년 채식주의자였던 존 매키(John Mackey)가 텍사스 오스틴의 한 차고에 매장을 연 뒤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왔다. 2006년 현재 매출은 56억 달러(약 5146억원)이며 북미와 영국에 모두 270개 매장과 5만4000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이 기업은 자연재료, 유기농 재료로 만든 식품만 판다. 방부제나 MSG 같은 화학재료가 든 제품은 전혀 없다. 판매하는 육류 중에 성장촉진제를 먹인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농산품도 농약을 쓰지 않은 것들이다.

2007년 여름 필자는 시애틀 동쪽 근교 벨뷰(Bellevue)에 있는 홀푸드마켓을 방문했다. 100% 자연식품이고 70%가 유기농 식품이었다. 이 매장에는 뷔페 코너가 있어 원하는 만큼 음식을 덜어 계산하고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사무실 직원들이 몰려와 길게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였다. 인근의 대형할인점 코스트코 매장 고객들 중에는 뚱뚱한 사람이 많았지만, 홀푸드마켓 손님들은 소득이 높고 건강에 신경 쓰기 때문인지 몸매가 좋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로하스 스타일로 떼돈 벌어요

막스앤스펜서는 여느 기업보다 앞서 로하스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막스앤스펜서 www.marksandspencer.com

영국 유통업체 막스앤스펜서는 로하스 경영을 오랫동안 해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기업은 100% 유기농 면으로 제품을 생산하며, 매장 내 190개 카페에서는 제3세계 노동자에게 공정한 임금을 지불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정무역(fair trade) 라벨을 붙인 커피를 제공한다. 또한 방목해 기른 닭이 낳은 달걀만 판매하며 살충제는 팔지 않는다. 유전자조작 식품, 첨가제를 넣은 식품도 막스앤스펜스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 기업은 무주택자, 장애인, 장기실업자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한다.

2006년 가을 필자가 런던에 있는 막스앤스펜서 매장을 찾았을 때 ‘Behind the Label’이라는 캠페인이 한창이었다. 막스앤스펜서가 판매하는 상품의 라벨 뒤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취지의 캠페인이었다. 막스앤스펜서는 공정무역 라벨을 포함해 윤리적이고 환경적인 기준을 충족시킨 라벨만 부착하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으로 자사 상품이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강조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다.

한편 막스앤스펜서는 2001년부터 유방암 퇴치를 지원해왔다. 그 일환으로 2006년까지 500만 파운드(약 93억원)가 넘는 기금을 모금했으며 매장에 ‘유방암 수술 환자들을 위한 란제리(Post Surgery Lingerie)’ 코너를 열었다.

요약하면 막스앤스펜서는 세 가지 면에서 놀랄 만한 사회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첫째, 기업 단독으로 진행하기보다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참여시킨다. 둘째, 다른 경쟁사보다 먼저 그리고 앞장서서 CSR 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통 분야뿐 아니라 제조 분야에도 가담해 CSR에 부합하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막스앤스펜서 매장에서는 공정무역 면화나 친환경 소재 제품이 유통되지 않아 아쉽다. 한국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한국 소비자들은 로하스 상품에 별 관심이 없어 들여놓지 않는다고 했다.

헨켈 www.henkel.com

독일의 지속가능경영 기업의 표본이 바로 헨켈이다. 1876년 프리츠 헨켈이 설립한 응용화학기업인 헨켈은 세계 최초로 활성세제를 개발했으며 현재 세척제, 홈케어 제품, 화장품, 접착제 등 다양한 상품을 제조하고 있다. 125개 나라에 진출해 5만2000명의 직원을 두었으며, 2005년 매출액 120억 유로(약 15조6226억원)를 기록한 동종업계 세계 10위의 글로벌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50년대만 해도 자사가 만드는 합성세제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자사 제품이 생물학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거품이 강을 뒤덮는 사건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환경경영에 전부를 걸게 된다.

1990년대 중반 헨켈의 슬로건은 ‘환경을 생각한다고요? 이건 단지 논리적일 뿐입니다(Ecological? It’s only logical!)’였다. 이 슬로건 아래 헨켈은 고속도로 대신 철도로 세제를 운반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량을 절반가량 감소시켰다. 97년에는 건강, 환경에 관련된 표준인 ‘SHE’를 발표해 협력사들에 통합된 평가기준을 적용했다. 헨켈은 화학제 등록, 평가, 허가 및 제한에 관한 유럽의회의 규정 ‘REACH’를 법제화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또한 접착제의 유해가스 배출에 관한 인증 라벨인 EMI 코드 등 여러 환경기준을 사내에 적용하는 동시에 이를 외부에 전파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헨켈은 ‘헨켈 스마일(Henkel Smile)’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CSR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5년 한 해 동안 헨켈이 지출한 금액은 600만 유로. 주로 교육 스포츠 예술 등 지역사회 프로젝트 지원과 기부, 봉사활동, 비영리기구 ‘헨켈 프렌드십’ 운영에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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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E www.ge.com

2005년 GE는 ‘초록은 초록(Green is Gree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공표했다. 앞의 초록은 환경, 뒤의 초록은 돈을 의미한다. 달러가 푸른색을 띠기 때문이다. 결국 ‘환경은 돈’이라는 뜻이다. 자사의 기존 기술을 친환경 기술로 바꿔 고객사로 하여금 연료를 절감케 함으로써 고객사의 수익성을 올려주고 동시에 지구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GE의 전략이다.

GE는 그동안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사업 아이템 20가지를 발표했다. 비행기 엔진, 풍력발전 터빈, 조명램프, 수질정수 시스템, 페인트 대체, 하이브리드 기관차 등이 그것이다. GE가 만든 NX 엔진은 비행기 소음을 줄이면서 연료 효율을 높인다. 항공사로서는 좋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 섀시를 페인트로 코팅할 때 오염물질이 많이 나오는데, GE는 이러한 페인트를 대체하는 렉산이라는 물질을 개발해 페인트 분무 과정을 생략하게 했다. 이렇게 도색하면 긁힘에 대한 내구성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

이 밖에 GE는 에너지 소비를 75%나 감소시킨 조명램프를 개발했고, 파산한 엔론사(社)에서 풍력발전터빈 사업을 인수해 이 분야에서 세계 2위를 자랑한다. 기관차용 하이브리드 엔진을 만들어 저속에서는 전기로, 고속에서는 디젤유로 달리게 했다. 또한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수질정수 시스템을 보유한 GE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카타르에서 바다를 막아 담수화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파타고니아 www.patagonia.com

아웃도어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파타고니아는 회사 곳곳에 환경경영이 스며들어 있다. 창업자 이본 취나드(Yvon Chouinard)는 암벽 장비 파이튼이 암벽 여기저기에 볼썽사납게 박히는 것을 보고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파이튼을 제거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동시에 파타고니아는 파이튼을 대체할 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파타고니아는 지난 25년간 회사 순이익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해왔다. 자사의 모든 면제품에는 100% 유기농 면을 사용한다. 또한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해서 만든 솜털을 개발해 자사 제품에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의류에 프린트를 찍으려면 환경오염을 낳을 수밖에 없기에 이 회사는 ‘흰색 티셔츠 입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또한 자사 직원을 환경단체에 파견해 인력을 제공하고 직원에게 친환경적 가치관을 몸소 익히도록 한다. 물론 그에 따르는 급여와 비용은 파타고니아가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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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시트 세탁을 줄임으로써 지구환경에 기여하는 런던의 노보텔(왼쪽)과 최근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폐차장을 인수한 독일의 BMW.

노보텔 www.novotel.com

런던에 있는 노보텔 객실에는 침대 옆에 노란색 표지가 세워져 있다. 표지에는 다음 날 침대 시트를 갈고 싶지 않으면 표지를 베개 위에 놓고 나가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시트를 매일 갈아 세탁하면 상당한 물과 세제가 소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호텔은 시트를 갈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비용 감소분을 1937년 설립된 비영리단체 플랜(www.plan-uk.org)에 기부, 전 세계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BMW www.bmw.com

독일 BMW가 최근 폐차장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배경은 이렇다.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면 기존 차는 중고차 딜러에게 넘기거나, 적지 않은 돈을 내고 폐차시키거나 무단 방치해야 한다. 불필요한 비용이 생길 뿐 아니라 환경오염 문제까지 일어나는 것이다. 이에 독일 소비자들은 자사 제품의 수거와 폐기에 책임지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BMW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가장 먼저 수용해 폐차장을 인수했다.

이노센트 www.innocentdrinks.co.uk

영국의 생과일 주스 생산기업 이노센트는 제품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전 과정에 걸쳐 로하스 기업의 표본이 되고 있다. 특히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 양을 주스 용기에 표기하는 ‘탄소 발자국’ 운동은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얻고 있다. 영국 내 시장점유율이 68%에 이르는 등 이노센트의 로하스 활동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것으로 평가된다.

글쓴이 김민주 씨는 비즈니스컨설팅업체 ㈜리드앤리더 대표이자 환경재단 운영위원으로 로하스 경영, 지속가능 경영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이슈와 관련해 국내외 기업, 비정부기구(NGO), 소비자 등을 만나고 있으며 강의와 글쓰기도 병행한다. 저서로는 ‘로하스 경제학’ ‘글로벌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등이 있다.


한국 로하스 기업 수준은?

13개 기업 ‘로하스’ 선정됐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


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로하스 기업으로 재탄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에서는 ‘로하스 아파트’ ‘로하스 생리대’ 식으로 자사 제품을 내놓고 있다. 로하스 인증을 실시하는 기관(한국표준협회)도 생겼고, 올해 CJ를 비롯한 13개 기업이 로하스 기업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들 기업을 로하스 기업이라고 말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이유는 기업들이 웰빙과 로하스의 개념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또는 유기농 제품은 웰빙 제품일 뿐이다. 생산, 물류, 처리과정이 모두 친환경적이거나 판매이익 일부를 CSR에 사용하는 노력 등을 기울여야 로하스 기업으로 불릴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국내 많은 기업들은 친환경 또는 유기농 제품을 생산한 뒤 스스로 로하스 기업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로하스 기업은 지속가능 기업과 일맥상통한다. 기업의 경제적 측면은 물론 사회적,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경영활동을 하는 기업이 바로 지속가능 기업이며 로하스 기업이다.

소비자들이 로하스 기업의 제품을 사주지 않는다면 로하스 기업도 존재할 수 없다. 현명한 구매행위를 하는 로하스 소비자가 많아져야 로하스 기업이 늘어나고, 우리가 사는 지구도 ‘지속가능한 지구’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간동아 609호 (p44~47)

김민주 mj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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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절대로 잘리지 않는 기업은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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