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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독도함! 아시아 세 번째 항모로 키워라

수직이착함기 도입 땐 항공모함으로 변신 … 세계 최고 조선능력 발휘해야

  •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독도함! 아시아 세 번째 항모로 키워라

독도함! 아시아 세 번째 항모로 키워라

독도함 엘리베이터를 타고 갑판으로 올라가는 관람객들(아래). 공기부양정을 띄우는 낮은 층에서 본 독도함 내부. 함미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있다.

9월24일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7월 실전배치(취역)한 한국 해군의 헬기탑재 대형상륙함(LPH) ‘독도함’의 로고를 시비 대상으로 삼아 화제가 됐다. 사진에서처럼 독도함 로고는 대형 태극기가 중국 대륙을 덮고 있는 모양이다.

‘환구시보’는 동북공정에 대한 한국인의 반발을 의식한 듯 “최근 한국에서는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있다”며 이 로고를 보여주었다. 4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을 건조했다. 욱일승천하는 한국 민족주의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려 했다면, ‘환구시보’는 세종대왕함 진수식을 보여주었어야 하지 않을까?

비행갑판에 7대, 격납고에 5대 헬기 탑재

세상의 관심이 항공모함에 쏠리고 있다.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세종대왕함을 건조했음에도 ‘환구시보’가 독도함에 주목한 것은 이 배에 실을 수 있는 ‘항공력’ 때문일 것이다. 독도함은 비행갑판에 7대, ‘격납고’로 표현할 수 있는 배 속에 5대의 헬기를 실을 수 있다. 기자가 10월18일 견학한 독도함에서 눈길을 끈 것은 비행갑판과 격납고를 잇는 거대한 엘리베이터 두 대였다.

독도함의 배 속은 층(層)이 져 있다. 배 앞쪽에 있는 층은 높고, 배 뒤쪽의 층은 낮다. 함수(艦首) 쪽 엘리베이터는 비행갑판에 있던 헬기를 높은 층을 이룬 배 속으로 내리는 것이고, 함미(艦尾) 쪽 엘리베이터는 헬기를 낮은 층을 이룬 배 속으로 내리는 구실을 한다. 왜 독도함의 배 속은 이렇게 층이 나뉘어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다목적성 때문이다.



독도함은 해상 헬기장뿐 아니라 배를 띄우는 해상 항구 구실도 한다. 독도함의 꽁무니는 운항 중에 열 수 있는데, 열면 바닷물이 들어온다. 배 속으로 들어온 바닷물은 낮은 층을 채우고 높은 층 부근에서 찰랑거린다. 독도함의 배 속에서 높은 층이 만들어주는 경계선을 따라 바닷물이 찰랑대는 ‘풀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독도함은 이 풀장에, 내부에 보관해온 공기부양정을 띄운다. 공기부양정은 고속정만큼 클 뿐 아니라 부력도 매우 커서 40여 t에 이르는 전차를 거뜬히 실을 수 있다. 이러한 공기부양정은 독도함 꽁무니로 빠져나가 40노트의 초고속으로 해안을 향해 돌진한다. 공기부양정은 해안 위까지 올라가 멈춰 서므로 전차는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상륙할 수 있다. 독도함의 함미 엘리베이터는 공기부양정을 띄우지 않을 때 배 속 낮은 층으로 헬기를 내리고 올리는 구실을 한다.

‘우리도 항모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과 ‘항모를 가진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자부심을 주는 독도함은 강국들이 보유한 진짜 항공모함에 비하면 어느 정도인가. 안보 전문 사이트인 글로벌시큐러티(www.globalsecurity.org)에는 각 나라가 보유한 항공모함과 상륙모함· 대형상륙함(수송함)을 비교해볼 수 있게 해주는 자료가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모함은 F-18이나 라팔-M 같은 고정익기가 뜨고 내리는 함정을 가리키고, 상륙모함 등은 회전익기(헬기)나 시해리어 같은 수직이착함기가 뜨고 내리는 함정을 말한다.

고정익기를 싣는 항공모함에는 이함용과 착함용 활주로가 따로 있다. 가뜩이나 좁은 공간에 두 개의 활주로가 있으니 이 활주로는 짧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항모는 ‘비행기 사출기(射出機)’ 정도로 번역되는 ‘캐터펄트(catapult)’로 함재기를 이함시킨다. 조종사는 캐터펄트를 등진 상태로 함재기의 브레이크를 잡고 엔진 출력을 최고로 올린다. 조종사가 브레이크를 푸는 순간 캐터펄트는 강력한 압축공기로 함재기를 쏴주고, 함재기는 최고조에 오른 엔진 힘을 이용해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것이다.

스키 점프대 활주로 갖추면 비행기 띄울 수 있어

착함용 활주로에는 굵고 강한 와이어 네 개가 가로놓여 있다. 착함하는 함재기는 꽁무니에 ‘후크(hook)’라고 하는 갈고리를 늘어뜨리고 내려온다. 이 갈고리가 어느 한 와이어에 걸리면 고속으로 착함한 함재기는 와이어의 탄성이 허가하는 범위에서 급제동이 걸린다. 바다에 빠지지 않고 멈춰 서는 것이다.

회전익기(헬기)를 띄우고 내리는 상륙모함은 활주로가 필요 없다. 그저 ‘통으로 넓은’ 비행갑판만 있으면 된다. 고정익기 중에는 수직으로 뜨고 내리는 수직이착함기가 있다. 수직이착함기는 말 그대로 수직으로 뜨고 내려야 하지만, 이함할 때는 탑재한 연료와 무장이 너무 무거워 바로 떠오르지 못할 수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한 것이 스키 점프대처럼 끝이 하늘로 휘어져 오른 활주로다.

수직이착함기의 대표격이 영국이 개발한 시해리다. 영국 해군은 시해리어를 탑재한 세 척의 ‘인빈서블(Invincible)급’과 한 척의 ‘오션(Ocean)급’ 항모를 갖고 있는데, 이들의 크기는 독도함과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독도함도 스키점프대식 활주로를 갖추면 수직이착함기를 띄울 수 있는 것이다. 수직이착함기의 등장으로 상륙모함과 항공모함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순수한 고정익기를 띄우는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브라질뿐이다. 미국 해군은 고정익 함재기인 F-18을 탑재하는 9만~10만t급 항공모함 12척과 헬기와 수직이착함기를 싣는 4만~5만t급 상륙모함 12척을 갖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전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이 ‘쿠즈네초프 제독함’이라고 하는 6만7000여 t짜리 항모 한 척을 갖고 있는 러시아다. 쿠즈네초프 제독함에는 고정익기인 수호이-27K 등을 탑재는데, 이 항모는 영국의 인빈서블급처럼 스키 점프대 형태의 활주로를 갖고 있다. 프랑스는 현재 개발 중인 라팔-M을 탑재하는 4만t급 항모인 ‘샤를 드골함’을 갖고 있다.

브라질은 프랑스가 40년 가까이 사용해온 항모 ‘포슈’를 도입해 ‘상파울루함’으로 개칭해 사용하고 있다. 이 배는 3만t급이므로 구식 함재기인 ‘슈퍼 에탕다르’ 등을 탑재한다. 브라질은 ‘상파울루함’을 도입하면서 남미에서는 유일한 항모 보유국가가 됐다.

자력으로 항모 보유 자부심 실체로 만들어야

독도함! 아시아 세 번째 항모로 키워라
영국이 시해리어를 개발해 상륙모함(대형상륙함)을 항공모함으로 바꾸자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그 뒤를 따랐다. 위 그림에서처럼 이탈리아가 건조한 가리발디 항모는 독도함보다 작다. 이러한 사실은 시해리어를 도입한다면 독도함도 당장 수직이착함기를 띄우는 항모로 개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브라질이 프랑스를 따라갔다면, 인도는 영국을 모방한 경우다. 1993년 인도는 영국이 35년간 사용해온 허미즈함을 구입한 후 이 배를 새로 단장해 ‘비라트(Viraat)’함으로 재취역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후 아시아에서 최초로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비라트함에는 시해리어와 헬기가 탑재된다.

1997년에는 태국이 스페인에서 18대의 헬기를 실을 수 있다고 하는(조금 과장된 수치 같다) ‘차크리 왕조함’을 새로 건조해 도입함으로써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항모 보유국가가 됐다. 그리고 올해 한국이 독도함을 취역하면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헬기) 항모 보유국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아시아의 양대 강국은 일본과 중국인데, 왜 이 두 나라는 항모가 없을까?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이미 항모를 건조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로는 전쟁을 부인하는 평화헌법 때문에 공격무기는 보유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본은 항모를 공격무기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방어무기로 분류되는 구축함을 이용해 최근 항모를 만들었다. 지난 8월23일 일본 해상자위대는 요코하마에서 최대 11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헬기 탑재 구축함 ‘휴가(日向)함‘ 진수식을 가졌다.

2009년쯤 휴가함은 실전배치(취역)될 예정인데, 이 배는 독도함보다 약간 작으나 속도는 10노트 이상 빠르다. 일본은 ‘항모는 안 되나 구축함은 가능하다‘는 헌법 해석상의 허점을 이용해 구축함으로 명명한 (헬기)항모를 건조한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가 쿠즈네초프 제독함에 이어 건조하다 중단한 바락함을 도입해 중국 1호 항모를 완성하려고 한다. 그러나 함정 건조기술이 달려서인지 10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리하면 항공모함과 상륙모함을 구분해서, 그것도 초대형으로 각 12척씩 보유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프랑스와 러시아 브라질은 전통적인 항모를 가지고 있고, 영국은 수직이착함기를 개발함으로써 대형상륙함 크기의 배를 항모로 활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영국을 따라갔거나 따라가려는 나라가 유럽에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이고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태국 한국인 것이다. 일본은 구축함이라는 타이틀로 항모를 만들고 있고, 중국은 의지는 있으되 능력이 달려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도와 태국은 항모를 수입했지만 한국은 조선(造船) 1위국답게 자력으로 만들어냈다. 독도함급 정도의 함정을 자력으로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일본 한국 정도뿐이다. 한국은 독도함을 개조해 스키 점프대 형태의 활주로를 만들고 시해리어를 도입할 수 없을까? 이러한 개조가 이뤄진다면 한국은 일본에 이어 자력으로 항공모함을 건조한 두 번째 아시아 국가가 될 수 있다. 관건은 시해리어를 도입할 의지와 자금이 있느냐다.



주간동아 609호 (p24~26)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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