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3

2007.09.18

길 안내는 기본, 관광정보도 ‘척척’

첨단기기와 결합 위치정보 ‘놀라운 진화’ 영화예매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확장

  • 최광 서울경제신문 정보산업부 기자 chk0112@sed.co.kr

    입력2007-09-12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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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안내는 기본, 관광정보도 ‘척척’

    SK텔레콤의 지능형 대기화면 서비스 ‘T인터랙티브’

    운전자들은 길 안내를 받을 때 막히지 않는 길까지 알려주기를 바란다. 밤늦게 귀가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낯선 곳에 갔을 때 그 지역의 맛집이나 관광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다면 여행이나 출장은 더 즐거워질 것이다. 위치기반 서비스(LBS·Location Based Service)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런 욕망에서 탄생했다.

    위치기반 서비스가 현재 형태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 것은 군수산업이다. 미사일과 같은 무기를 유도하려면 목표지점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지상병과도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작전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위성항법시스템(GPS) 구축에 착수해 1978년 24개의 GPS 위성을 쏘아올렸다. 지상에 있는 GPS 수신기는 이들 24개 위성 중 3개 이상의 위성과 교신하고, 삼각측량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전달받게 된다.

    현금자동인출기에도 GPS 부착

    GPS는 군사 목적 외에 민간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항공기나 선박의 관제에서 시작해 항만에서 대형 선박의 충돌방지, 토목공사를 위한 정밀측량 등에도 GPS가 사용된다. 심지어 현금자동인출기(ATM)에도 GPS 수신기가 달려 있어 도난당했을 때 즉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LBS의 대중화를 이끈 것은 차량용 GPS 수신기다. GPS 수신기를 교통단속카메라 탐지기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은 카메라 위치를 서버에 저장해두고 GPS 수신기가 부착된 차량이 그 근처를 지날 때 위험신호를 보내는 형태로 서비스된다. 이보다 발전한 형태인 내비게이션은 운전자 위치를 전자지도에 표시하고 차량 이동에 따라 경로 안내를 한다.



    위치정보 서비스의 또 다른 축은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발전했다. 사용자들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전화를 하지 않을 때도 기지국과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위치 정보를 주고받는다. 전화가 걸려오면 가장 가까운 기지국에서만 신호를 보내야 이동통신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파가 약한 곳에서는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까닭에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주로 배우자나 자녀의 현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서비스인 ‘친구 찾기’도 휴대전화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탄생했다. 물론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위치 조회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기지국 방식의 위치정보 조회는 기지국 반경으로만 표시되는데 반경이 도심의 경우에도 수백m이고 지방은 1~2km에 이르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 확인은 어렵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구성하는 마지막 축은 지리정보시스템(GIS)이다. GIS는 지표나 지하의 시설물이나 자연환경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표현하는 일종의 전자지도라고 보면 된다. GIS는 막연히 좌표에 표시되는 위치를 실제적인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물론 GIS가 없어도 위치기반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은 가능하다. 차량용 GPS는 좌표값만으로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GIS를 통해 구현된 전자지도가 있다면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다.

    사생활 보호 안전장치 마련 시급

    길 안내는 기본, 관광정보도 ‘척척’

    GPS를 이용한 싸이월드의 지도 서비스.

    차량용 GPS나 내비게이션도 넓은 의미의 LBS라 부를 수 있지만 본격적인 LBS는 기본적인 위치정보에 다른 응용서비스를 결합해 만든 응용서비스들이다.

    한국위치정보에서 제공하는 ‘마이폴’ 서비스는 위치정보를 보안과 안전에 접목한 서비스다. 소형 LBS 단말기를 가지고 있으면 가족이 아이들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동경로도 확인할 수 있다. 납치나 유괴로 시끄러웠던 올해 유난히 인기를 끌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낙상폰’ 또한 LBS를 적용했다. 낙상폰은 휴대전화에 중력감지센서를 탑재해 휴대전화가 갑자기 떨어졌을 때 경고신호를 보내고, 사용자가 이에 응답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병원과 가족에게 현 위치를 전송하는 기능을 갖추었다.

    위치정보를 이용해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엔터테인먼트로도 확장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능형 대기화면 서비스 ‘T인터랙티브’는 사용자의 현 위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예매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극장을 우선적으로 보여준다.

    등산이나 배낚시를 할 때 위치 확인용으로 사용하던 휴대형 GPS 수신기도 디지털카메라와 결합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GPS가 위치정보와 시간정보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사진 파일에 저장된 시간정보를 GPS상의 시간정보와 연결해 사진에 위치정보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자신이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싸이월드의 지도서비스와 연동되기 때문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지도에 표시할 수도 있다. 여행을 다녀와서 자신의 사진을 여정에 따라 지도에 정리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LBS 산업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고 교통과 물류개선 등 파급효과가 커 국가의 전략적 자산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특정인의 위치정보라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서비스인 만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안전을 위한 LBS가 감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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