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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납량특집 ‘여름 전쟁설’

중동 전문가들 “이란 핵개발 전 주변국 손봐줄 것” … 정보기관도 “시리아와 긴장 고조”

  • 예루살렘=남성준 통신원 darom21@hanmail.net

이스라엘 납량특집 ‘여름 전쟁설’

이스라엘 납량특집 ‘여름 전쟁설’

지난해 8월 남부 레바논에서 철수하고 있는 이스라엘 병사들.

7월12일은 제2차 레바논 전쟁이 발발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난해 7월12일,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서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에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제2차 레바논 전쟁이 일어났다. 이후 한 달여 간 치열한 공방전 끝에 8월14일 유엔이 중재한 정전협정이 발효됐고, 9월8일 공식적인 정전에 들어가 전쟁이 종료됐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이른바 ‘여름 전쟁설’이다. 이스라엘 북쪽 국경에 올 여름 다시 한 번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소문은 올 초 민간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해 3, 4월경부터는 이스라엘 내외 언론이 여름 전쟁설을 다루는 빈도수가 급격히 늘었다. 웬 전쟁이냐며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리아와 이란을 연계해 생각하면 여름 전쟁설은 나름의 설득력을 가진다.

여름 전쟁설을 주장하는 여러 인물 가운데 패트릭 실의 주장을 살펴보자. 실은 영국의 저명한 중동문제 저널리스트이자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인물로 특히 시리아 관련 문제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그는 다음 일어나게 될 전쟁을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전쟁으로 본다. 그가 지목하는 전쟁 원인 제공자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북쪽 국경을 교란하는 주범은 레바논에 근거지를 둔 헤즈볼라다. 그런데 이 헤즈볼라에 무기와 자금, 인력을 공급하는 국가가 이란과 시리아다. 이들 중 물질적 면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이란이다. 즉 이란의 무기와 자금이 시리아를 통해 헤즈볼라에 전달되는 연결고리인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레바논이 시리아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처지에서는 연결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는 게 실의 시각이다. 여기에는 이란의 핵개발 문제도 연루돼 있다.

이스라엘 언론 전쟁설 자주 다뤄



이스라엘과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란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란이 핵개발을 마치는 시점을 2009년으로 보고 있다. 만일 이란의 핵개발을 무력화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이 모두 실패한다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 시점은 2009년 이전이다.

그런데 이런 조치를 취할 경우 가장 걸림돌이 되는 나라가 바로 시리아다. 시리아에 대한 조치 없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은 이란, 시리아, 헤즈볼라, 이스라엘 가자지구의 하마스까지 총 4개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을 벌여야 한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대치 국면에 앞서 시리아를 무력화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부터 이라크 철군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이 정말 철군하면 미국은 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철군 전 시리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여름 전쟁설의 근거가 된다.

이스라엘이 아닌 시리아에 의한 전쟁 발발 가능성도 나온다. IDF(이스라엘 방위군)의 정보기관은 시리아가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그 근거로 시리아가 자국 군대를 이스라엘과의 국경지대로 전진 배치하고 있다는 점, 전쟁무기 수입,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수차례에 걸친 전쟁위협 발언 등이 제시된다. 여기에 지난 여름 전쟁에서 IDF의 전쟁 억제력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는 점이 시리아로 하여금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빼앗긴 골란고원을 다시 찾을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을 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 곁들여진다. 정규군도 아닌 게릴라부대 성격의 헤즈볼라를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한 IDF의 모습이 시리아의 전쟁도발 의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이런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예컨대 텔아비브 대학의 국방학 교수 이츠하크 벤 이스라엘은 △IDF의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전쟁 당시 지도부의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며(당시 국방장관이던 아미르 페레츠는 민간인 출신이었고, 참모총장 댄 할루츠는 최초의 공군 출신 참모총장이었다) △현재는 지도부가 재편된 상태고 △시리아와의 전쟁은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므로 한 정파에 불과한 헤즈볼라와의 전쟁과는 양상이 다를 것이며(시리아의 모든 기반시설에 대한 전면 공격이 가능함을 의미) △시리아의 우익인 헤즈볼라가 물적 기반은 빠르게 회복했다고 하나 인적 자원(헤즈볼라는 지난 전투에서 약 15%의 인력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은 단시일 안에 보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시리아가 인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시리아에 의한 전쟁발발 가능성을 일축한다.

한편으로는 지난해 전쟁 여파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흔들리고 군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 정세를 감안할 때, 그리고 시리아의 전쟁 준비설의 근원지가 IDF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른 분석도 나올 수 있다.

시리아에 대한 압박카드라는 분석도

첫째는 시리아에 대한 압박용이다. 만일 시리아가 이란과 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공격할 수도 있다는 협박인 셈이다. 둘째, 여름 전쟁설이 나온 시점이 올 봄이라는 점에서 여름에 있을 내년 정부예산 심의에서 좀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는 IDF 측의 의도적 ‘작전’일 가능성이다. 실제 내년 국방예산은 올해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셋째는 현 내각과 군 수뇌부의 ‘면피용’이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소문이나 정보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랬듯 반대파를 잠재우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욱이 과거 이스라엘은 이런 방법을 수차례 써먹은 바 있다.

전쟁 예견은 정밀한 과학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수학 공식 풀어내듯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국지적 교전이 대규모 전쟁으로 확대될 것을 예견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전쟁발발 당사자라 할 수 있는 헤즈볼라 의장 하산 나스랄라도 “결과가 이럴 줄 알았으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과 주변국 사이에는 늘 전쟁의 불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불씨가 큰불로 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레바논에 군대를 파견한 상태다. 만일 이스라엘 북쪽 국경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한가운데 우리나라의 동명부대가 있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주간동아 2007.08.07 597호 (p54~55)

예루살렘=남성준 통신원 darom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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