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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정상적인 바보가 되지 마라’

헛똑똑이들이 저지르는 선택의 오류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헛똑똑이들이 저지르는 선택의 오류

헛똑똑이들이 저지르는 선택의 오류
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식당에서 음식을 고르는 것부터 주식 매매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순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사람들이 합리적이라고 믿는 결정 가운데 상당수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숱한 비합리적 선택을 하면서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을 ‘정상적 바보’라고 부른다.

저자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선택의 오류를 ‘선택행동학’이라는 학문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지극히 정상이지만 비합리적인 사람들이 일상에서 선택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어떤 과오를 범하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저자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오랫동안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형성된 일종의 행동과학 법칙에 기준을 둔 것이다.

한 사례를 살펴보자. 10만원짜리 넥타이를 산 사람이 있다. 그런데 서너 번 매고 보니 넥타이 색깔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돈이 아까워 어울리지도 않는 넥타이를 꾸준히 매고 다닌다. 이 경우 이 사람의 행동은 합리적일까? 언뜻 생각해보면 투자한 돈을 회수한다는 차원에서 합리적일 수도 있지만 저자의 판단은 당연히 “아니올시다”다.

그런 행동은 흔한 말로 ‘본전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주식 투자, 카지노에서 돈을 날렸을 경우 본전 생각에 쉽게 중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회수할 수 없는 돈에 발목 잡혀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 대표적 사례다. 저자는 “자신이 비합리적인 구매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미 지불한 돈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갖 수고와 노력, 시간, 금전적 비용 등 투자한 것을 아까워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① 어느 날 A상점에서 1만원짜리 자명종을 발견했다. 그런데 누군가 B상점에서는 똑같은 자명종을 5000원에 팔고 있다고 말해준다. B상점까지는 차를 타고 10분을 가야 한다. ② 어느 날 C상점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66만원짜리 명품시계를 발견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D상점에서 같은 시계를 65만5000원에 팔고 있다고 말해준다. D상점까지의 거리도 차로 10분.



똑같이 5000원을 아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① 사례에선 값싼 쪽을 택하지만 ② 사례에선 값싼 쪽을 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낀다. 할인액은 같지만 할인율이 적은 쪽을 무시하는 경우다. 이에 대해 저자는 대다수 정상인들이 비율을 중시하고 실제적인 이익을 소홀히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일상을 벗어난 다양한 사례를 담고 있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마케팅, 기획, 홍보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내용이 쉬워 청소년을 위한 경제·심리 교과서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백화점에 가서 충동구매를 일삼고, 주식시장에서 늘 손해를 보는 개미 투자자, 몇십만원 술값은 펑펑 쓰면서 1000원권 할인 쿠폰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크리스토퍼 시 지음/ 양성희 옮김/ 북돋움 펴냄/ 240쪽/ 1만원



주간동아 2007.05.01 583호 (p72~72)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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