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3

2007.05.01

약침과 탕약으로 고장난 수도꼭지 AS

만성 전립샘염 치료 노하우 각별 … 효과 본 환자 통해 ‘청해음’ 입소문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7-04-25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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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침과 탕약으로 고장난 수도꼭지 AS

    이시섭 원장은 양방 치료와의 협진을 통해 전립샘염 환자를 치료한다.

    40대 이상 남성들에게 전립샘염은 남의 이야기처럼 들어넘기기 힘든 질환이다. 아침에 보이는 우유처럼 뿌옇고 묽은 소변과 통증, 배뇨 후의 잔뇨감,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을 찾게 하는 빈뇨감 등 소변과 관련한 이상증상은 물론 고환과 하복부 통증, 성기능 장애 등 전립샘염으로 인한 증상들은 하나같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상들은 전립샘이라는 부위의 특수한 위치에서 비롯된다. 전립샘은 방광 바로 밑에 있는 밤톨 크기의 조직으로 그 가운데로 요도와 사정관이 관통하고 있다. 그래서 전립샘에 염증이 생기거나 부으면 배뇨장애나 통증 같은 문제가 생기고 성기능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기에 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나도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참고 넘어가면서 만성에 이르도록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한 달가량 시술로도 효과 본 환자 많아

    전립샘염은 발병 부위가 부위인 만큼 남에게 밝히기 어려운 질환이다. 그러나 호두나무한의원(02-597-0088) 이시섭 원장은 오히려 “전립샘염은 열심히 살아온 남성들에게 나타나는 인생의 훈장”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전립샘염이 대부분 한 가지 자세로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남성에게 주로나타나는 데다 과도한 음주 습관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허약해진 체력도 전립샘염의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한국사회에서 자기 일에 몰두해 살아온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국립의료원 한방병원에서 침구과 전문의 과정을 마쳤으며 최근 약침과 탕약으로 전립샘염, 전립샘비대증, 성기능 장애를 잘 고친다는 입소문을 얻고 있다.



    이 원장은 “전립샘염 앞에는 늘 ‘만성’이나 ‘고질병’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잘 낫지 않고 오래가는 질병이라는 것. 5~7년, 심하면 10년 이상 전립샘염으로 고생하면서 이렇다 할 차도를 보지 못한 채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투병 중에는 앞서 말한 전립샘염 증상들로 우울증까지 생겨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요즘엔 20, 30대 전립샘염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인데,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에 전립샘염에 걸리면 일상에서 여러 가지 불편함을 겪게 되므로 만성화하지 않도록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이 원장)

    전립샘염이 만성으로 치닫는 가장 큰 원인은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다. 특히 세균 감염이 없는데도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땐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의 고통은 더욱 커진다. 이는 전립샘 조직이 전립샘관이라는 미세한 관이 미로처럼 얽힌 형태이기 때문에 약물이 조직 안으로 제대로 침투하지 못하는 데다, 전립샘관의 개폐장치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반복적인 소변의 역류로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약침과 탕약으로 고장난 수도꼭지 AS

    전립샘염 환자에게 뜸을 시술하는 모습.

    이 원장이 사용하는 전립샘염 치료법은 회음혈에 약침을 놓는 것으로 그가 직접 개발한 방법이다. 한 달가량의 시술로도 통증이나 염증이 가라앉은 환자가 적지 않을 만큼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회음혈은 예부터 한방에서 전립샘염이나 방광염 등 비뇨기과 질환과 치질, 변비, 냉·대하, 생리통 등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는 데 특효를 보여온 경혈이다. 하지만 좀처럼 접근하기가 어렵고 예민한 곳이어서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왔다. 그러나 이 원장은 이곳에 약침을 놓아 회음혈을 자극함과 동시에 약물이 직접 환부로 전달될 수 있게 한다. 약침은 염증을 다스리고 열을 내리는 효과가 뛰어난 약재들로 만들어져 단기간에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인근 비뇨기과와 협진 검사 신뢰도 높여

    환자들은 약침 시술을 받는 것과 함께 청해음(淸解飮)이라는 탕약을 먹는다. 약침이 밖으로 드러나는 이상을 잡아준다면, 청해음은 체내의 이상을 바로잡아 전립샘염이 완치될 수 있게 돕는 기능을 한다. 청해음에 처방되는 대표적인 약재는 백화사설초다. 20년 전쯤 홍콩의 한 유명 의사가 이 약재로 간암을 치료한 뒤 각종 논문을 통해 항염·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목받고 있으며, 전립샘의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구실을 한다. 백화사설초 외에도 전립샘과 그 주위의 어혈을 풀고 통증을 잡아주는 울금,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구맥, 열을 내리고 뭉친 것을 풀어주는 하고초 등이 청해음의 재료로 쓰인다.

    이 약재들은 환자의 증상과 건강상태, 과거 병력과 식습관,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처방된다. 간혹 전화통화나 인터넷 상담을 통해 진료과정을 생략한 채 청해음만 복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오기도 하는데, 이 원장은 직접 진맥해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한 뒤 처방하는 ‘진료 후 처방’ 원칙을 고수한다.

    호두나무한의원을 둘러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한의원 어디에서도 검사장비를 찾아볼 수 없는 것. 대부분 한의원이 각종 첨단 검사장비를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지만, 이 원장은 자신의 한의원에서만큼은 진맥과 문진 같은 전통 한의학적 진단방식으로 환자와 마주할 것을 고집한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은 그도 인정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비뇨기과와의 협진이다.

    호두나무한의원을 처음 찾은 환자는 필요한 경우 서울 강남역 인근의 태비뇨기과에서 초음파검사를 받는 절차를 거친다. 검사 결과 한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부분은 호두나무한의원에서, 수술 등 양방적 치료가 필요한 부분은 태비뇨기과에서 치료한다. 각자 전문분야를 살려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혹시라도 한 가지 치료법만 고집하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호두나무한의원의 환자들이 비교적 재발 없이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이처럼 검사에서부터 진료, 처방에 이르는 전 과정을 꼼꼼하게 챙겨 완벽한 진료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노력 덕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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