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5

2007.03.06

레퀴엠·마태수난곡 ‘감동 어게인’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7-03-05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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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퀴엠·마태수난곡 ‘감동 어게인’
    장면 하나. 2004년 3월16일과 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합창단과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전곡 공연을 지켜보았다. 첫 곡인 ‘오라 딸들아, 와서 나를 슬픔에서 구하라’를 들을 때부터 감동의 눈물이 밀려왔다. 나는 이날 공연 리뷰 기사를 “인류의 가슴속에 촉촉이 내리는 비를 보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장면 둘. 2006년 11월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원전연주의 거장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트가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와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을 이끌고 모차르트 ‘레퀴엠’을 들려주었다. 팔순 가까운 노구로 잽과 훅을 날리며 풀어낸 ‘디에스 이래’는 모차르트 250주년을 마무리하는 신성한 제의(祭儀)였다.

    두 장면의 감동을 재현하는 무대가 3월3일과 4일 이틀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과 드레스덴 필이 ‘레퀴엠’과 ‘마태수난곡’을 차례로 연주하는 것. 먼저 3월3일에 모차르트 ‘레퀴엠’과 바흐 칸타타 BWV21 ‘내 마음에는 근심 많도다’가, 4일 오후에는 바흐 ‘마태수난곡’ 전곡이 각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된다. 또 3월2일에는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에서 바흐 ‘마태수난곡’ 전곡이 서울보다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 출신의 테너 페터 슈라이어가 직접 지휘를 맡아 ‘레퀴엠’을 연주하며, 제28대 칸토르(음악감독)인 로데리히 크라일레가 ‘마태수난곡’을 지휘할 예정이다.

    클래식 음반 마니아라면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이름은 일본 마니아들이 독일에 주문생산하는 바이트블리크 레이블에서 발매된,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거장 헤르베르트 케겔의 음반들로 각인돼 있을 것이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더불어 드레스덴이 자랑하는 이 악단은 1870년에 창단됐다. 그동안 명문 오케스트라답게 수많은 거장들이 드레스덴 필과 함께했다. 쿠르트 마주어가 계관지휘자로 이름이 올라 있으며, 루돌프 마우에르스베르거가 지휘하고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과 함께한 바흐 칸타타 등은 길이 빛나는 명반이다.



    이번 공연의 기획사인 빈체로는 정확한 가사 전달을 위해 프로그램 북을 사전 제작하고 전문가가 해설하는 공개 감상회를 열기로 했다. 공연 당일의 자막 제공을 위해서도 세심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품이 많이 들어간 만큼 청중의 감동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레퀴엠·마태수난곡 ‘감동 어게인’
    음반 시장의 불황 타개책으로 음반사들은 ‘음반의 명품화’를 꼽고 있는데, 르네 야콥스의 음반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번에 발매된 헨델의 ‘메시아’는 ‘코지 판 투테’나 ‘피가로의 결혼’ 등 모차르트 오페라의 호화 패키지 못지않게 고급스런 외장이 눈길을 끈다. 내용을 보면 개성적인 야콥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무대음악적인 측면을 적극 부각해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이들을 솔리스트로 고른 결과다.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갖춘 뛰어난 음반들은 불황에 관계없이 속속 발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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