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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지구촌 위험지도

지구촌 누비는 코리안 A급 경계경보 발령

한국인 목숨과 금품 노린 사건 지난해 만 4500여 건 발생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지구촌 누비는 코리안 A급 경계경보 발령

지구촌 누비는 코리안 A급 경계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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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치안상태는 요즘도 매우 불안하다. 얼마 전 대우건설 현장인부 납치 및 총기 피습사건이 일어났던 니제르 델타지역에선 연일 외국인 근로자 납치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제 또다시 한국인 근로자들이 납치 또는 피습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위험지역은 나이지리아뿐만이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 한국인의 목숨과 금품을 노린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테러, 피살, 사망, 납치, 감금, 절도, 강도, 폭행, 실종 등 사고 유형도 가지가지다.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과 이영호 과장은 “지난 한 해 해외여행객이 1150만명에 달했고,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이 300만명에 육박하면서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피해를 당하는 사건이 크게 늘었다”면서 “지난 한 해 4500여 건의 피해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에서 집계한 ‘해외발생 우리 국민 사건·사고 피해현황’에 따르면 사건·사고 건수는 2003년 3350건에서 2004년 4400건으로 급증해 2005년 4200건, 2006년 4500건 등 매년 4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그렇다면 어떤 국가에서 어떤 유형의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것일까. 본지는 2004년부터 2006년 8월까지 2년8개월간의 사건·사고 통계자료 가운데 ‘피살·사망’ ‘납치·감금’ ‘절도·강도·폭행·상해’ ‘행방불명·소재파악’ 등 4가지 주요 사건에 대해 분석했다. 단순 사기사건이나 기타로 분류된 단순사고는 제외했다.

그 결과 지난 2년8개월간 중국에서 가장 많은 1389건의 사건·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프랑스 1171건, 미국 579건, 일본 462건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거나 여행객이 많이 찾는 국가들이다. 다만, 프랑스의 경우 사건 대부분이 단순절도사건에 불과해 건수에 비해 피해 정도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국가별 사건·사고의 유형과 원인을 알아봤다.

중국

한국인 관련 사망사고 중 중국에서 가장 빈번한 것이 교통사고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교통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도심에서든, 외곽에서든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 현지에 거주하는 교민이나 여행객이나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

주 선양 총영사관 담당영사는 “300여 건의 사망사건 중 절반 가까이가 교통사고에 의한 것”이라며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간혹 피살사건이 발생한다. 최근 3년간 일어난 피살사건은 모두 16건. 사건은 주로 인적이 드물고 좁은 골목에서 일어난다.절도와 강도사건 다발지역도 비슷하다. 대부분 가난한 중국인들의 소행이다. 담당영사는 “한국 여행객들이 조선족 동포도 많고, 한국말이 통하는 지역이 많아서인지 늦은 시간에도 돌아다니는 등 주의의식이 크게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납치·감금사건도 비일비재하다. 한국인 사건 다발국가 31개국에서 발생한 전체 납치·감금사건 313건 중 225건이 중국에서 일어났다. 주로 채권채무에 연루돼 납치·감금사건이 일어난다. 중국 사회의 특성상 법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여권을 빼앗고 호텔이나 특정지역에 묶어두는 경우가 많다. 담당 영사는 “이럴 때는 곧바로 영사관에 신고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경우 공안과 협조해 10일 이내에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통계상 일본에서 일어난 한국인 피살·사망사건은 모두 331건. 이 가운데 피살사건은 13건에 그쳤고, 대부분 자살이나 교통사고 등에 의한 사고사였다. 그만큼 치안은 안전하다는 것.

일본에서는 행방불명됐거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한다. 최근 2년8개월간 99건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다행히 대부분 소재가 파악돼 문제가 해결됐지만 3건은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주 일본 대사관 담당영사는 “일본 유학생이나 여행자들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워서인지 가족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가족과 정기적으로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한국인 피살사건이 가장 빈번한 곳은 미국이다. 184건의 피살·사망사건 중 69건이 피살사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총기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경우다. 지난해에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피살사건이 각각 5건과 4건 발생했고, 2005년에는 시카고에서 가장 많은 6건의 피살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유형은 다양하다. 2005년 시카고 모 대학의 한국인 교수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피살된 채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살해 용의자가 붙잡히지 않고 있다. 또 지난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국인 주인이 다른 때보다 조금 늦은 오후 7시까지 문을 열어놓았다가 금품을 노리고 난입한 강도에게 총을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주 시카고 총영사관 담당영사는 “미국은 총기 소지가 자유롭다 보니 총기에 의한 피살사고가 다른 나라보다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면서 한국인 교민과 여행객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호주

호주는 여행과 어학연수 등을 목적으로 1년짜리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입국한 한국인이 많다. 최근 이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주 호주 시드니 총영사관 측에 따르면 사고의 원인은 언어소통도 잘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통소통 방향이 한국과는 정반대이기 때문.

실제로 호주에서는 지난해 11월16일 한국인 부부가 렌터카로 여행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11월19일, 12월10일, 19일 잇따라 교통사고 사망사건이 일어났다. 올해 1월 중순에도 한국인 3명이 렌터카로 여행하다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당했다.

담당영사는 “1년간 유효한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올해부터

2년으로 늘어나면서 비자를 취득해 장기간 호주에 머무는 한국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태국

휴양지역이기 때문에 강력사건보다는 안전사고에 의한 사망사건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태국에서는 신혼부부가 스파에서 온천을 즐기다 감전으로 사망했다. 또 해양스포츠를 즐기다 익사하거나 바나나보트를 타다가 줄에 목이 감겨 사망하는 등 안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잇따랐다. 안전의식이 부족한 탓이다.

필리핀

필리핀은 치안이 불안한 지역이다. 반군이 활동하고 있어 총기가 자유롭게 유통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안구역 이외 지역에 대한 출입자제 요청을 했음에도 한국인 여행객이 늦은 밤 시내 슬럼가와 외딴 지역을 여행하다가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한 강도 및 절도사건도 빈번해 주 필리핀 대사관 측은 안전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프랑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에서 일어난 사건 대부분이 절도 아니면 소매치기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극빈층 아랍계 출신들. 이들의 수법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한국인 교민이나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위파리 드골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린 뒤 시내로 들어가던 한 여행객이 차에 앉은 채 가방을 도난당했다. 신호등에 걸려 잠깐 차를 세운 사이 절도범들이 유리창을 깨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것.

프랑스에서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자살. 주 프랑스 대사관 담당영사는 “프랑스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건의 대부분이 자살사건”이라면서 “축축하고 어두운 파리의 겨울 날씨도 그렇지만,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센강의 유혹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독일에서는 한국인 여행객이 자주 찾는 베를린 ‘Zoo’ 역을 중심으로 기차나 지하철역, 쇼핑상가 등에서 절도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독일 절도범들은 팀을 짜서 치밀하게 움직인다. 한 사람이 여행객 윗옷에 오물을 묻히면, 다른 일행이 그 사실을 알려주면서 상의를 벗도록 유도한다. 그 호의에 속아 가방을 내려놓고 윗옷을 벗는 순간, 다른 일행이 가방을 들고 유유히 사라진다는 것.

유럽에서는 열차 안에서 승무원을 가장해 기차표와 여권을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지금도 빈번한 절도 유형 중 하나다. 주 독일 대사관 측은 “외국인들의 지나친 친절은 사기다”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여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국인 실종 미제사건

한순간 사라져 연락 두절 …


단서조차 없어 더 막막!미제사건들은 대부분 실종사건이다. 실종자들은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고 어느 순간 종적을 감춘다. 생존 여부 자체가 미스터리다. 간혹 사체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지만 사인 규명이 불가능할 경우 미제사건으로 처리된다. 세계 도처에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는 한국인 실종사건을 정리해봤다.

일본 유학생 실종사건

일본 도쿄체육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모 씨는 지난해 7월22일 학교에 가기 위해 기숙사를 나선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가족들은 수차례 이씨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9월 일본 학교로 찾아갔다가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뒤늦게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일본 경찰은 일단 단순가출로 처리하고 전국에 이씨를 수배한 상태. 실종으로 처리할 만한 단서가 없다는 이유였다.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씨의 종적은 묘연하다. 하지만 가족들은 용한 점술가에게서 이씨가 살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위안을 삼고 있다고 한다.

중국 배낭여행객 실종사건

베이징대학에서 1년간 유학하고 한국에서 중국어 강의를 하던 이모 씨가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것은 지난해 3월18일. 배를 타고 칭다오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간 이씨는 22일까지 한국의 가족과 자주 연락했다. 그러던 이씨의 종적이 사라진 것은 22일 지난역 앞 PC방에서 동생에게 한 통의 e메일을 보내고 그곳을 나간 이후부터다.

동생이 받은 e메일 내용은 이씨가 지난에서 정저우로 가는 기차를 탄다는 것뿐. 가족들과 주 중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메일을 보낸 PC방을 찾아가보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PC방 주인에게서 이용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이씨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터키 배낭여행객 실종사건

지난해 2월17일 이집트로 배낭여행을 떠난 임모 씨는 3월2일 터키로 이동했다가 7일 터키에서 귀국을 앞두고 행방불명이 됐다.

임씨는 터키 현지 교포가 운영하는 동양호텔에서 계속 묵었었다. 그러다 7일 귀국 비행기 탑승시간이 남아 숙소에 여권과 짐을 맡겨둔 채 호텔을 나선 이후 소식이 끊긴 것. 안타깝게도 임씨의 시신은 그로부터 한 달여 지난 4월3일 숙소에서 2.4km 떨어진 해안지대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 경찰은 임씨가 실종된 이후 임씨가 소유하고 있던 누나의 신용카드 비밀번호가 잘못 입력된 사실을 주목하고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오클랜드 배낭여행객 실종사건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김모 씨는 2003년 2월28일 호주 시드니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이동했다. 김씨는 그곳에서 9월까지 살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해 5월26일 비자 연장을 신청했고, 9월7일과 16일 친구에게 두 차례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마지막 메일에서 김씨는 다시 호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로부터 13일이 지난 같은 달 29일 김씨는 뉴질랜드 남섬의 한 카페에서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계산했다. 그 후 김씨의 행방이 묘연하다. 가족들은 2004년 3월에야 재외국민보호센터에 김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현재 경찰은 김씨가 뉴질랜드 산악지대를 트레킹하다 실족사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간동아 2007.02.06 572호 (p24~27)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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