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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風 불면 우리黨 기사회생?

정동영 통일부 장관 1월 복귀 유력 … 시스템과 지도력 결집 분위기 반전 꾀할 듯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鄭風 불면 우리黨 기사회생?

鄭風 불면 우리黨 기사회생?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2006년 초 당(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한다. 열린우리당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 여당의 재집권 방안을 놓고 고민하던 두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과 헤어질 것을 결심한다. 노 대통령도 분위기를 감지하고 탈당한다. 친노세력들은 노 대통령을 따라 탈당 대열에 합류한다. 정 장관과 김 장관은 우리당의 남은 세력을 추슬러 재창당 작업에 몰입한다. 호남세력과 테크노크라트그룹이 재창당 되는 신당에 새로운 피로 수혈되고, 호남의 정통성을 놓고 갈등을 빚던 민주당과는 공조 및 합당으로 관계를 매듭짓는다. 정 장관과 김 장관은 이 신당으로 지방선거에 임한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얼개를 그린 여권의 정계개편 시나리오는 매우 드라마틱하다. 한편으로는 과격하다. 대통령과의 결별은 통상 임기 말에 나오는 최후의 승부수 성격이 짙다. 창당도 마찬가지. 창당한 지 3년 만에 당을 버리고 신당 형태로 재창당을 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2000년 整風 주도 리더로 성장

이 시나리오는 여권을 감싸고 있는 위기감을 기저에 깔았다. 이대로라면 지방선거는 필패, 대선도 어렵다는 여권 인사들의 광범위한 인식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맹 의원은 설명한다.

우리당과 청와대는 맹 의원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작적 소설이란 일차적 반응과 폄하가 대부분이다. 맹 의원의 분석은 검증할 시스템이 없다는 한계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맹 의원의 시나리오를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보면 눈길을 끄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특히 정 장관의 역할에 대한 분석이 매우 도전적이다. 2000년 12월 정 장관이 주도했던 정풍(整風)운동을 기억하는 사람일수록 정치판으로 돌아오는 정 장관의 역할설에 무게를 싣는다. 그는 과연 제2의 정풍을 준비하고 있을까.

2000년 12월 정 장관은 인적 쇄신을 명분으로 정풍운동을 주창했다. 앙시앙레짐(구체제) 혁파론으로 정리되는 이 정풍운동의 대상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2선퇴진이었다. 동교동 심장을 쏘는 이 운동의 성공과 실패는 천양지차. 정 장관은 결국 앙시앙레짐을 무너뜨렸고 소장파의 리더로 성장했다. 2005년 말, 당 복귀 의사를 밝힌 정 장관 앞에 놓인 우리당은 5년 전 민주당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다.

먼저 민심 이반 부분이 흡사하다. 개혁을 화두로 집권했지만 개혁을 논하는 것이 사치로 여겨질 정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만이 당 주위를 감싼다. 각 정파의 이합집산과 갈등구조도 내용의 일부만 다를 뿐 뼈대는 유사하다.

우리당 인사들이 돌아오는 정 장관을 보는 눈이 각별한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정 장관은 12월7일 한 인터넷 매체가 주최한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당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은 두 달 전에 이미 준비된 것이었다.

10·26 재선거 패배 후 문희상 당의장 퇴진론이 불거졌을 때 앞장선 그룹은 김 장관 측이었다. 정 장관 측은 관망 태세였다. 이런 흐름으로 보면 당 복귀 우선순위는 김 장관 몫이었다. 그러나 정 장관 주변에 “당으로 돌아오라”는 메시지가 11월 집중적으로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당은 비상지도부가 꾸려지는 등 어수선했고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의 등장이 절실했다. 정 장관 캠프는 각종 경우의 수를 검토했다. “기왕 나설 거면 어정쩡한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다.” 측근 그룹이 밝힌 결단의 배경이다.

결단을 내린 정 장관의 행보는 이전과 다소 달랐다. 우선 통일부 장관의 행보 속에 정치 냄새가 조금씩 배어나왔다. 강연이 매개였다. 당에 있던 정 장관 그룹들도 갑자기 분주해졌다. 수시로 만나 ‘1월’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그가 당으로 복귀하면 맹 의원이 쓴 시나리오의 1막 1장은 일단 맞아들어가는 셈이다. 문제는 침몰하는 당을 견인할 정 장관의 해법이다. 특히 맹 의원의 지적처럼 노 대통령과 결별하고 신당 창당 등과 같은 초강수를 담은 제2의 정풍운동을 추진할 것인가가 관심사다.

정 장관의 한 측근은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처지를 ‘만나면 만날수록 서로의 이미지에 상처를 주는’ 사이라고 진단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그 때문에 정 장관이 복귀하면 당과 정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부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를 조정해야 당도 살고, 정부도 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장관은 민주세력 통합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미래와 통합이지만 우리는 아직 내부 냉전상태에 있다”며 전통적 지지세력의 재결집과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정 장관이 과거 정풍운동을 벌인 것처럼 충격요법을 쓰기보다 시스템과 지도력 결집을 통해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본다.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흔적도 노출됐다.

“복귀 땐 모든 방법 동원 대안 모색”

12월5일 당의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 ‘원톱’ 체제로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은 우리당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당의장 중심의 단일 지도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의원총회에서 선출해온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제를 폐지하고 당의장이 정책위의장 추천권을 갖는 방안이 그 줄거리. 이 방안대로 가면 당의장은 어느 때보다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 만약 정 장관이 경선을 통해 당의장 자리에 오르고 당 지도체제가 개편되면 그야말로 제왕적 위치에 서게 된다. 지도력 부재로 인한 혼선과 혼란은 자동적으로 제어될 수 있다.

우리당이 검토 중인 안에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기간당원제 요건을 완화하고 경우에 따라 완전 폐지하는 것까지도 포함됐다. 매달 2000원씩,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기간당원의 공직 선거권과 피선거권에 대해 권리행사 규정을 완화하고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조정안이 골자. 정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시민 의원 등이 심혈을 기울인 기간당원제 폐지는 정 장관의 입지를 크게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 정 장관 측은 “당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적극적이다.

기간당원제의 대폭 손질은 민주당과의 통합 등을 염두에 둔 기반조성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정 장관과 가까운 한 초선의원은 12월8일 전화통화에서 정 장관이 갖고 올 제2의 정풍운동과 관련 “당이 비상상황인 만큼 정 장관이 당으로 돌아오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의 말이다.

“정풍운동의 방향은 당을 감싸고 있는 패배의식을 걷어내는 것이다. 당원들의 열정을 되살려 개혁세력을 하나로 결집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자면 제도적으로 당 지도부의 권위와 리더십이 보장돼야 한다. 당 지도부는 이를 통해 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 및 개혁세력을 하나로 묶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그는 “맹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격한 방식의 충격요법을 사용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극단적 방법이 통할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인사는 이를 정 장관이 처한 현실을 통해 설명한다.

“정 장관은 우리당 창당의 산파였다. 그런 그가 우리당을 깨면 국민들이 가만있겠나. 정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요직을 지냈다. 노 대통령과 오랫동안 한 배를 탄 정치 동지다. 그런 그가 노 대통령과 차별화를 기한다고 차별화가 되겠는가. 우리당을 버리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노 대통령과 결별하면 자기 정체성만 부정하는 행위가 될 뿐 국민들 지지를 얻기란 불가능하다.”

2000년 12월 정풍운동은 앙시앙레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에 기댄 경향이 컸다. 정 장관은 그 맞은편에서 치고 나갔다. 그러나 지금은 참여정부와 여당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여당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2000년에 비해 더 싸늘하다. 그만큼 상황도, 방향을 설정하기도 어렵다. 정 장관은 과연 어떤 해법을 들고 돌아올까.



주간동아 2005.12.20 515호 (p22~24)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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