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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중동이 부른다

IT 코리아 매력을 보여주마!

세계 최고 인터넷과 무선 인프라 보유 … 막 꿈틀거리는 중동 시장 진출 호기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IT 코리아 매력을 보여주마!

IT 코리아 매력을 보여주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한 시민이 인터넷을 즐기고 있다.

1970~80년대 중동은 엘도라도(El Dorado)였다. 73~74년, 78~80년의 석유파동은 석유 소비국을 쇼크로 몰아넣었으나, 역설적으로 중동은 황금향(黃金鄕)이 되었다. 석유파동의 축복으로 돈이 넘쳐흘렀기 때문. 삼환기업과 현대건설을 신호탄으로 산업 역군들은 돈줄기를 좇아 사막으로 흘러든다.

“중동은 기회의 땅이었다.”

임원빈(55) 씨는 삶의 주춧돌이 된 중동을 잊지 못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라건설에 입사해 81~84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 자재를 들여오는 일을 했다. 급여는 한국에서의 두 배를 받았고, 정부는 갑근세를 절반으로 깎아주었다.

“대통령까지 나서 건설 역군을 챙기던 시절이었다. 근로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사막의 비지땀은 1인당 국민소득을 1만 달러로 올려놓는 데 거름 구실을 했다. 중동 특수가 개인과 나라를 풍요하게 만든 것이다.



“오일달러는 80년대를 가로지른 고속성장의 디딤돌이었다. 2억 달러, 3억 달러가 지금은 작아 보이지만, 당시엔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엄청난 액수였다.”

그러나 중동 특수는 추억으로 떨어지고 만다. 80년 중반부터 건설업체들이 꼬꾸라졌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돈이 된다는 소문에 경험도 전략도 없이 뛰어든 까닭이다.

이 총리 중동 순방 IT 세일즈에 무게중심

건설 특수가 끝난 중동은 소란스러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일마다 부딪쳤으며 전쟁은 끊이지 않았다. 전쟁과 테러는 기업들을 겁먹게 했다.

“중동은 리스크가 커 한동안 기업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수출업자들도 중고품이나 재고품을 파는 시장으로 여겼을 뿐이다.”(KOTRA 관계자)

그런데 중동이 다시 황금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5년째 이어진 기름값 오름세 덕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0~2004년 중동으로 흘러든 오일머니는 1조500억 달러. 올해엔 4000억 달러에 이를 거란다. 고(高)유가에도 세계경제가 쇼크를 입지 않은 것은, 중동 국가들이 세계시장에서 돈을 써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은 오일달러를 잡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발전소, 정유공장, 담수화 설비 등 굵직한 플랜트 산업에 참여하는 것은 기본이다. 덧붙여 막 꿈틀거리기 시작한 IT 시장을 더 늦기 전에 공략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의 움직임은 발 빠르다. 11월23일 아랍에미리트(UAE) 하야트 호텔에서 열린 한-UAE ICT포럼에 참석한 이해찬 국무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탈라 빈 바드 왕자, 두바이 인터넷시티 자말 압둘 살람 사장 등에게 IT 세일즈를 했다. 이 총리의 표정엔 자긍심이 가득했다.

IT 코리아 매력을 보여주마!

1970년대 말 이란에서 조선소를 짓고 있는 한국 기술자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과 무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IT 기술과 시장의 역동성으로 한국은 전 세계를 감탄시키고 있다. 자부심을 감추고 싶지 않다.”(이해찬 총리)

이 총리는 11박12일(11월21일부터)의 중동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와 IT 협력 협정을 맺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순방의 무게중심을 IT 세일즈에 두고 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UAE 관계자들은 한국의 홈네트워크, RFID, u-City, 텔레매틱스 기술 등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UAE는 중동에서 인터넷 보급률 1위인 지역 내 IT 강국. 정부의 지원으로 삼성전자, 삼성SDS, SKT 등이 UAE에 진입하는 게 수월해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의 IT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동의 인구는 4억명.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중국 시장보다 인구 수는 적으나, 지역 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훌쩍 넘어 구매력이 높다. 중동 국가들이 석유산업 의존도에서 탈피하고자 IT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어 적어도 2010년까지 IT 시장은 불황을 겪지 않을 전망이다.

IT 산업 집중 육성 2010년까지 급성장 예상

사우디아라비아는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다. 자생적인 IT 사업 기반이 없다시피 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최근 PC와 노트북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인터넷솔루션, e커머스, 소프트웨어 시장의 파이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게 코트라 리야드무역관의 분석이다.

‘디지털 오만 소사이어티’ 구축에 나선 오만은 아직은 IT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인프라가 없다는 건 돈 쓸 곳이 많다는 뜻이다. 정부 차원의 IT 드라이브가 90년대 중반 한국처럼 거대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삼성물산과 TSB는 벌써부터 항만의 통신관리 시스템을 꾸려주고 있다.

쿠웨이트 IT 시장의 헤게모니는 싱가포르가 선점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싱가포르를 e거버먼트 기술 지도국으로 골랐다. 쿠웨이트와 싱가포르의 국가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한다. 쿠웨이트의 IT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장은 각각 유럽과 미국이 석권하고 있다.

아랍인들의 서구 제품에 대한 동경은 대단하다. 인지도가 낮은 한국의 IT 제품과 기술이 중동에서 고전하는 이유다. 독립된 시장으로 여기기보다는 선진국에 내다 팔고 남은 재고를 처리하는 곳으로 중동을 취급해온 수출업자들의 인식도 걸림돌이다. 코트라 무스카트무역관(오만)에 따르면 한국 제품에 대한 홍보 활동이 부재해 한국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중동의 오일머니가 극동의 IT 강국을 기다리고 있다. 비교 우위를 확보한 IT 기술의 수출은 2만 달러, 3만 달러 시대의 견인차가 될 수 있다. 70~80년대 중동의 건설 특수가 1만 달러 시대를 여는 데 주춧돌이 된 것처럼. 코트라 두바이무역관(UAE)은 “기업들이 시장 개척단을 파견해 한국산 제품의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세미나나 박람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간동아 2005.12.06 513호 (p28~29)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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