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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광란의 파티’ 가자! 멕시코로

미국 ‘스프링 브레이커’족 10만명 입국 … 섹스와 마약·술 등 모든 유희 무한한 자유

  • 멕시코시티=한동엽 통신원 boracap@hanmail.net

‘광란의 파티’ 가자! 멕시코로

해마다 2월 말부터 3월 초면 미국 젊은이들은 음주와 마약, 성관계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그 밖의 모든 유희를 즐길 수 있는 멕시코 바다를 찾아 미국 땅을 떠난다. 일명 ‘스프링 브레이커(Spring Breaker)’족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18∼25세의 중산층 이상 가정의 젊은이들. 대개 3∼5명의 남자들, 또는 여자들로만 그룹을 지어 멕시코를 찾는다.

설령 애인이 있다 하더라도 애인과 동행하진 않는다. 여행 목적 가운데 하나가 ‘낯선 이와의 하룻밤 성관계’이기 때문이다. 못생기거나 뚱뚱한 사람은 스프링 브레이커 그룹에 끼기 힘들다. ‘헌팅’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선호하는 구성원은 잘생긴 얼굴, 금발 그리고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다. ‘오직 즐기기 위한 여행’에 적절한 사람만이 스프링 브레이커족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봄방학을 이용해 멕시코 바다를 찾는 것은 미국 중산층 이상의 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일상화된 문화다.

18~25세 중산층 이상 젊은이들

이미 해가 중천에 뜬 정오가 돼서야 배고픔과 갈증으로 잠에서 깬 젊은이들은 나른한 몸을 이끌고 미국식 아침식사가 준비되어 있는 호텔 식당으로 내려온다. 이들은 식사를 마친 뒤 바에서 맥주나 브랜디로 목을 축이곤 해변이나 수영장 한쪽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하루 종일 일광욕을 즐기고 축구나 비치발리볼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일부 유명 호텔에서는 ‘섹시한 춤 경연대회’ 같은 행사를 연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여성들은 하얀색 면 티셔츠만을 입은 채 뿜어나오는 열기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며 속살을 드러낸다. 관중의 환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고조되면 참가자들은 윗옷이나 비키니를 벗고 가슴을 자랑한다. 그 모습은 마치 ‘섹스 박람회’의 포르노 배우들 같다. 이런 행사는 다른 휴가 기간엔 볼 수 없다. 오직 관광객의 대부분이 미국인인 봄방학 시즌에만 치러지는 행사로 스프링 브레이커족만이 즐기는 특권이기도 하다.



날이 어두워지면 미국 젊은이들은 ‘밤의 축제’를 준비한다.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옷을 사러 나가거나 전문대여점에서 특별한 복장을 빌린다. 그리고 미용실에 들러 한껏 치장한 뒤 밤이 좀더 깊어지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깊은 밤이 되어 한껏 치장한 젊은이들이 향하는 곳은 디스코테크. 스프링 브레이커족이 머무는 동안에 디스코테크는 만원을 이루게 마련이다.

이들은 스트립 댄서의 춤을 즐기며 하룻밤을 함께 보낼 파트너를 찾는다. 술과 마약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이성에게 다가가 술을 권한다. ‘악마의 춤’이라고도 불리는 디스코테크의 축제에 취해 서로 몸을 부비다 보면 어느새 하룻밤 파트너가 결정되어 있다.

그리고 다음날, 숙취에서 깬 젊은이들은 다시 ‘악마의 춤’을 기다리며 하루를 나른하게 보낸다.

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멕시코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약 1800만명이다. 이중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관광객이 1030만명인데, 이 가운데 90%에 달하는 920만명이 미국인이다. 또한 미-멕시코 국경을 통해 멕시코로 들어오는 미국인의 수는 800만명에 달한다. 해마다 전체 미국인의 6.5%가 멕시코를 찾는 셈이다.

봄방학 동안 멕시코를 찾는 스프링 브레이커족은 약 10만명 규모다. 이들 대부분은 항공료와 호텔비가 포함된 800달러 내외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다. 그리고 멕시코에 머무는 3∼4일 동안 약 600달러를 쓴다. 전체 관광객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이들이 멕시코를 찾는 때가 비수기인 덕분에 멕시코 관광업계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는 손님들이다.

관광 수입 때문에 단속 못해

미국 젊은이들이 봄방학 동안 멕시코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무한한 자유’에 있다. 음주와 흡연, 마약 등과 관련된 어떠한 법도 미국 젊은이들을 통제하지 않는다.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는 술을 팔 수 없게 되어 있는 멕시코 법 역시 칸쿤이나 아카풀코 등과 같은 관광특구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특히 미국인인 경우 외교적 마찰을 고려해 경찰이 단속을 피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미국 젊은이들의 온갖 몰상식한 행동을 지켜봐야 하는 멕시코인들은 이들을 ‘미친 스프링 브레이커’라고 부르며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로 생각한다.

‘허가된 장소 외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는 멕시코 법률에도, 스프링 브레이커족은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는다.

이들이 길거리에서는 물론 버스 안이나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거나 고성방가를 일삼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또한 윗옷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공공장소에서 뜨거운 애정 행각을 벌여 많은 멕시코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술이나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사망 사고 성폭행, 마약 거래 등 크고 작은 사건도 멕시코 당국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스프링 브레이커족의 마약 밀반입과 유통 문제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그럼에도 경찰 당국은 이렇다 할 단속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관광 수입의 대부분을 미국인들이 가져다주는 만큼 이들의 심기를 건들 수 없는 탓이다.

‘특권’이 보장되는 멕시코를 찾는 스프링 브레이커족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나이도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낮아지는 추세다. 이들이 찾는 멕시코의 해변은 더 이상 멕시코가 아니다. 미국식 음식이 풍부하며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멕시코 속의 작은 미국이다. 섹스와 마약, 술 등 모든 것이 허용되는 미국보다 더 자유로운 미국이다.

● 스프링 브레이커족 ‘십계’

1. 자신의 행위에 관련된 모든 법을 잊어라.

2. 밤낮으로 자신을 소비하라.

3. 자제심을 버려라.

4. 절대 소극적이거나 순수한 행동을 하지 말라.

5. 필요하다고 느낄 때만 자라.

6. 배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즐겨라.

7. 자유를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창밖으로 집어던져라.

8. 어떠한 자극 없이도 옷을 벗게 될 것이다.

9. 피임만 한다면, 어떠한 성관계도 괜찮다.

10. 아카풀코(미국인이 많이 찾는 멕시코의 유명 관광지)를 지난다면, 그곳에 머물러라.



주간동아 2005.04.05 479호 (p60~61)

멕시코시티=한동엽 통신원 boraca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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