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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중국산 농수산물, 북한산으로 둔갑

북은 팔 물건 없고 남은 못 팔게 막고…

남북한 교역의 현주소 … 핵 긴장에도 연초 교역량 증가세 뚜렷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북은 팔 물건 없고 남은 못 팔게 막고…

북은 팔 물건 없고 남은 못 팔게 막고…
남북한 교류는 국가 내부의 거래로 인정받기 때문에 ‘수출-수입’이라는 말 대신 ‘반출-반입’이라는 표현을 쓴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북한 제2의 교역국으로 급부상할 만큼 6·15 선언을 계기로 적극적인 교류협력 정책에 나섰다. 남북교역이 남북관계와 북한의 변화, 나아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기여한다는 믿음이 깔린 조치였다.

물론 현실적 제약도 많다. 한국은 전략물자로 묶인 품목이 많아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교류에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고, 반대로 북한은 농산물과 의류 이외에 특별한 수출 품목이 없어 고민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북한 수출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은 전략물자(적성 국가에서 군사 용도로 쓸 수 있는 물자) 통제정책이다. 허가 없이 수출된 이 같은 전략물자가 행여 북한 등의 위협적인 국가로 반입돼 무기 등에 전용된다면 수출 통제체제에 가입한 회원국에 3년간 수출이 금지되는 치명적인 조치를 당하게 된다. 특히 미국은 최대 20년 동안 교역을 제한할 정도로, 북한으로의 반출을 꽁꽁 묶어두고 있다. 전략물자 수출입 통제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1540호 ‘대량파괴무기(WMD) 관련 물자 확산 방지’에 따라 시행된다. 2004년 국정감사 기간 중 화학무기의 원료로 알려진 시안화나트륨이 수출돼 허가 없이 북한으로 들어간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시안화나트륨(청화소다) 사건에서 알 수 있듯 기업들의 전략물자 수출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는 상태. 자사가 반출하는 물품이 전략물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조차 제대로 알고 있는 곳이 드물 정도.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해외로 수출한 70여개 업체의 200여개 품목이 1종 전략물자 통제 목록에 해당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략물자의 판정, 수출 허가 등에 관한 사항은 ‘수출입관리정보시스템’(http://www.sec.go.kr)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의 경우 미국의 감시가 까다롭기 때문에 전략물자가 극심하게 통제되고 있어 반출품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전략물자의 대표격인 컴퓨터는 현재 개성공단으로조차 반입이 금지되고 있어 국내 생산업체들이 현장에서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략물자 통제정책 북한으로 수출 막아

지난해 우리가 북한으로 반출한 품목은 화학공업 제품(31.0%), 섬유류(20.4%), 농림수산물(15.2%) 등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광산물,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 화학공업 제품, 기계류의 반출이 각각 361.4%, 59.8%, 48.8%, 54.6%씩 크게 증가한 반면 잡제품, 농림수산물, 철강금속 제품의 반출은 크게 감소했다. 또한 전자제품 수출이 많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2004년 거래성 교역(상업적 매매거래, 위탁가공)은 3억47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9% 증가하고, 전체 교역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2004년 남한의 명목 교역수지는 1억8000만 달러의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98년을 기점으로 남북한의 반출입 상황이 역전된 것인데, 앞으로 북한의 농수산품 반입이 타격을 입을 경우 그 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지난해는 북핵 여파 때문인지 남북 교역액은 6억9700만 달러로 전년 7억2400만 달러 대비 3.8% 감소했다. 남북한 교류가 침체기에 접어든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기도 했지만, 최근 재발된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에도 올 들어 남북교역은 지난해의 감소세를 벗어나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1월 중 남북교역 동향’을 보면 지난달 남북한 간 교역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4.7% 증가한 4942만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

우리의 고민과 달리 북한은 농산물과 섬유 등 특정 분야에 치우쳐 있다. 주요 반입 품목은 농림수산물(39.5%), 섬유류(37.2%), 철강금속 제품(15.2%) 등이며 철강금속 제품, 기계류의 반입이 각각 20.1%, 65.7%씩 증가한 반면, 농림수산물은 20.3%가량 감소해 최근 남북간 농수산물 교역에서 변화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개성공단 사업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출입 물자가 크게 늘 것이고, 이에 정부는 개성공단 반출입 물자에 대한 신고를 간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혀 남북한 교역의 증가세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주간동아 2005.03.22 477호 (p22~22)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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