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1

2004.11.25

칼 안 대고 디스크 90% 완치 쾌거

‘부분 무중력 감압치료기’ 놀라운 효과 … 통증과 부작용 최소화 환자들 대만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11-19 1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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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안 대고 디스크 90% 완치 쾌거

    조은병원이 도입한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기’ DRX 3000.

    회사원 이모씨(38)는 올 8월 허리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해 신체적으로 힘든 일 없이 살아온 이씨는 의사에게서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 완화 구실을 하는 물렁뼈(디스크)가 닳아 0.5cm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지만 이씨는 하지 않았다. 웬만하면 수술하지 않고 물리치료로 통증과 질환을 없애고 싶었던 것.

    척추치료 전문 병원인 서울 반포동 조은병원 원장 도은식 박사는 척추수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씨에게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술’을 권하고, 곧바로 진료를 시작했다. 놀랍게도 4차례 치료가 끝난 뒤 그의 키는 1.5cm나 자랐고 통증 또한 말끔히 사라졌다. 길이가 0.5cm로까지 찌그러져 척추신경을 압박하던 디스크가 제 모습을 찾으면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 것.

    추나요법 같은 일시적 치료법으로 키를 자라게 한 것이 아니라 디스크가 완전히 제자리를 잡으면서 신경통이 사라진 것이다.

    무중력 원리 이용 4% 내외 재발률





    입시에 시달리며 하루 12시간씩 책상 앞에서 씨름하던 박채림양(18)도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술’로 새 삶을 찾은 경우. 박양은 치료를 받기 전에는 앉아 있다 일어설 때마다 ‘윽’ 소리와 함께 밀려오는 요통으로 고생해야 했다. 수시로 기지개를 펴고 허리운동을 했지만 그때뿐, 어린 나이에 추나요법은 물론 침도 맞아보았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칼 안 대고 디스크 90% 완치 쾌거

    도은식 병원장.

    조은병원에 가 검사를 받은 결과, 박양은 바로 선 상태에서 척추뼈가 한쪽으로 10도 이상 휜, 이른바 ‘척추측만증’ 환자로 밝혀졌다. 사춘기를 전후해, 특히 여학생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측만증 때문에 허리가 15도 가까이 왼쪽으로 휜 것. 청소년기에 생긴 척추측만증은 근골격계의 성장이 끝난 성인이 되어서도 굴곡의 정도가 계속 커질 수 있는 데다 통증이 심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조은병원 도원장은 바로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를 시작해 치료받은 지 두 달이 채 안 돼 박양의 척추는 본래 상태로 자리를 잡았다. 수술하지 않고도 완벽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본 셈.

    급증한 수술 치료의 반작용으로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수술을 하지 않고 척추 디스크를 90%가량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도원장은 최근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기(DRX 3000·이하 감압치료기)’를 미국에서 도입해 척추디스크 치료의 획기적인 지평을 열었다. 관련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칼 안 대고 디스크 90% 완치 쾌거

    무수술 치료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조은병원 도은식 병원장.

    급·만성 요통, 척추측만증 상당한 효과

    이 장비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들이 우주여행 중 무중력 상태에서 추간판(디스크) 높이가 증가하면서 요통이 해소된다는 점에 착안, 지구에서도 이와 같은 또는 유사한 환경을 재현해 허리 질환을 치료하는 첨단기술 장비. 감압치료기는 -200mmHg까지의 감압 환경을 추간판 내에 조성해 이탈된 디스크가 정상 위치로 돌아오게 하는 원리. 무중력 원리를 이용한 이 신기술은 신체 내 수분, 혈액, 영양소의 원활한 소통을 도와 통증 해결은 물론 수술할 때보다 훨씬 낮은 4% 내외의 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도원장은 감압치료기의 치료 방식에 대해 “디스크가 이탈된 특정 요추 부위만을 조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0mmHg까지의 감압 환경을 만드는 등, 디스크 내의 압력 차이를 치료에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무수술 허리치료 장비나 기술과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디스크 감압치료기는 이탈된 디스크 부위를 정확히 조준한 다음 디스크를 끌어당기는 힘의 80~90%가 문제의 요추 부위에 집중될 수 있게 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였다.

    더욱이 이 치료기는 인체 근육이 갑자기 가해지는 물리적 힘에 대해 거의 반사적으로 똑같은 힘으로 방어한다는 점을 감안, 인체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외부의 힘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교감신경 반응을 억제하는 ‘비연속적 로가드믹(Logarithmic) 디스크 소프트웨어 기술’ 등 첨단 기술을 내장하고 있다. 치료침대에 누웠을 때 엉덩이와 허리 사이에 생긴 공간을 허리 뒤쪽에서 에어펌프를 이용해 받쳐줌으로써 치료 타깃이 빗나갈 확률을 줄이고 환자에게 편안함을 주는 ‘에어펌프 기술’, 치료침대와 신체 사이의 마찰을 줄이고 척추 간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분리 형태의 치료침대 등의 첨단 기술을 이용한다.

    감압치료기의 이런 기능은 기존 허리치료 장비에서 보여왔던 통증과 부작용 없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기존 무수술 허리치료 장비들은 정상 디스크의 상태를 악화하거나 근육 경직 등의 부작용과 더불어 많은 통증이 따랐던 것이 사실.

    도원장은 “감압치료기는 강력한 감압에도, 교감신경을 차단해 급성 요통환자도 통증 없이 편안한 상태에서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척추질환 환자에겐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다”고 말했다.

    칼 안 대고 디스크 90% 완치 쾌거

    첨단기술로 무장한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기’는 수술 하지 않고 허리병을 치료한다.

    특히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기는 일반디스크와 퇴행성 디스크는 물론 급·만성 요통환자, 척추측만증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 정형외과 학계의 권위지로 유명한 OTR(Orthopedic Technology Review) 2003년 12월호에 실린 토마스 지오니스 박사의 논문에 의하면 요추 디스크 및 퇴행성 디스크 환자 21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디스크 감압치료기를 이용한 경우의 치료율이 86%에 달한다는 것. 도원장과 배장호, 김한철 박사팀이 국내 환자 27명에 대해 감압치료를 실시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히려 토마스 박사보다 3%포인트 높은 89% 이상의 환자가 만족할 만한 치료 결과를 얻은 것.

    감압치료는 1회 30분 치료를 기본으로 2~4주에 걸쳐 10~20회 한다. 현재 감압치료기의 경우 미국 FDA(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 후 2년 만에 설치 병원이 700곳 이상으로 늘었고, 캐나다 등 30여 개국에 수출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높은 치료 효과와 치료율에 힘입어 환불보증제를 시행하고 있을 정도.

    도원장은 “디스크 환자들 대부분이 수술 치료에 대한 두려움이나 후유증이 커 통증을 방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또 수술 치료 외에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던 상황에서 비수술적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법은 심한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과 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병원 측에서도 수술 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부분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를 권고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좀더 세심하고 조심스러운 배려를 제공할 수 있는 부과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은병원 측은 병원 진료시간 내에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직장인이 많아지자 진료 시간을 저녁 9시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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