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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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바람기는 못 말려?

  • 어홍선/ 어비뇨기과 원장

    입력2004-10-29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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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바람기는 못 말려?
    “남자는 밥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딴생각한다.”

    남자의 어쩔 수 없는 바람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왜 남자는 아내 또는 애인이 있는데도 다른 이성을 탐할까.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왔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이 ‘쿨리지 효과’로 대표되는 사회생물학적 견해다. ‘쿨리지 효과’란 수컷이 계속 관계를 맺어온 암컷에는 흥미를 잃어 교미하지 않다가 새로운 암컷이 나타나면 바로 교미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미국의 30대 대통령 쿨리지(Coolidge)가 그의 아내와 함께 어떤 양계장을 찾아갔을 때 있었던 일화에서 연유한다.

    이야기는 이렇다. 쿨리지 부부가 양계장을 방문하던 중 쿨리지 부인이 농장 주인에게 “이렇게 달걀을 많이 생산한 걸 보니 수탉이 꽤 정력적인가 보다”고 말하자, 농장 주인이 “하루에 열 번은 교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쿨리지 부인은 그 말을 남편에게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농장 주인이 쿨리지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자, 쿨리지가 “그 수탉이 매번 같은 암탉과 교미하는가?” 하고 질문했고, 이에 주인이 “매번 다른 암탉과 교미한다”고 대답하자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그 이야기를 아내에게 꼭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다.

    섹스를 본래의 목적인 종족의 보존, 즉 유전자의 영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여성은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한 명의 남성에게서 정자를 받으면 되지만, 남성은 자기의 정자를 가능한 한 많은 여성에게 뿌려야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할 것이다. 결국 섹스를 종족 보존이라는 측면으로만 파악하는 남자의 바람기란 유전자에 새겨진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의 인간에게 쿨리지 효과를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간도 동물임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색다른 장소, 새로운 화장법과 애무, 야한 잠옷 등으로 자극을 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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