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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또 물타기 작전인가

5년 논란 유전자조작콩 사용 ‘판정패’ … “공정위 판단 잘못” 경고 조치 취소 소송 내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풀무원 또 물타기 작전인가

풀무원 또 물타기 작전인가

할인점에 진열된 두부.

풀무원 측이 수입콩 또는 유전자조작콩을 섞어 두부를 제조 판매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2003년 6월 서울지법, 풀무원 두부를 장기 구매했던 주부 정모씨 등 2명이 풀무원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소송 결정문에서 조정 결정을 내리면서)

“귀사(풀무원)가 1999년 6월 풀무원 두부의 포장에 ‘국산콩 100% 사용’이라고 표시한 행위는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 허위표시에 해당한다.”(2004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 풀무원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리면서)

‘풀무원 도대체 왜 이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한국소비자보호원(이하 소보원)이 유전자조작콩 사용 논란과 관련한 풀무원의 최근 행보를 지켜보면서 나타내는 반응이다. 99년 소보원이 ‘풀무원, 유전자조작콩 사용했다’고 발표하면서 불붙어 5년을 끌어온 유전자조작콩 사용 논란에서 풀무원은 일단 ‘판정패’했다. 그럼에도 풀무원은 “떳떳하다, 잘못이 없다”는 태도다.

공정위에 따르면 풀무원이 5년 전 국산 콩만 써서 만들었다고 주장한 두부에 수입콩이 섞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풀무원-소보원 공방에서 공정위가 소보원에 ‘판정승’을 내린 것. 공정위 표시관리과 민혜영 사무관은 “풀무원이 ‘풀무원 두부’ 포장에 ‘국산콩 100% 사용’이라고 표기한 행위가 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면서 “공정위 결정은 풀무원 두부에 유전자조작콩이 섞여 있었다는 소보원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풀무원은 5년 전 소보원의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풀무원은 최근 공정위가 소보원의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해 “공정위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서울고등법원에 경고 조치 취소 소송을 냈다.



공정위와 소보원 관계자들은 풀무원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풀무원이 또 물타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꼬집는다. 99년 풀무원은 수입콩에서만 나오는 유전자변형(GMO)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보원의 발표에 거세게 반발했다. ‘100% 국산콩을 사용했다’는 광고를 싣는가 하면, 소보원을 상대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맞불을 놓기도 했다.

왜 손해배상 돌연 취하했을까

그러나 풀무원은 3년여의 소송 끝에 유전자조작콩 성분 함유 여부와 함량에 대한 감정 절차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돌연 소송을 취하한다. ‘유전자조작콩 두부 논란’에 대한 소비자들과 언론의 관심이 식었을 즈음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소송이 거의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국산콩을 100% 사용했다고 확신하고 있었으나 더는 소송을 진행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소송 취하 이유를 설명했다.

풀무원은 공정위가 소보원의 주장만 그대로 받아들여 경고 조치를 내린 결정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정위 관계자는 “풀무원도 소 취하서 등에서 소보원 실험의 신빙성을 인정했다”면서 “그동안 공정위가 내린 경고 조치에 대해 해당 업체가 취소 소송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풀무원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풀무원 측은 2003년 5월 소보원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하면서 제출한 소 취하서에서 “원고(풀무원)는 3년 6개월에 걸친 소송 과정에서 피고(소보원)의 실험방법이나 실험내용에서 아무런 잘못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소보원의 한 관계자는 경고 조치 취소 소송에 대해 “소송으로 수세 국면을 모면한 뒤 슬그머니 취하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오버랩된다”면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시간을 버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풀무원 측은 “회사의 신뢰도와 공신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공정위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기 위한 것일 뿐, 물타기 운운하는 건 잘못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5년 만에 드러난 치부를 숨기기 위한 물타기인가,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에 대한 반발인가. 손해배상 소송 때처럼 경고 조치 취소 소송을 취하하지 않는다면 재판 결과에 따라 풀무원은 직격탄을 맞거나 누명을 벗게 된다. 소비자들은 소송이 길게 진행되더라도 풀무원이 슬며시 소송을 취하하지 않는지,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주간동아 455호 (p52~52)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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