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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ㅣ한국차는 얼마나 안전한가

한국차 안전 성적 세계무대서 바닥권

美서 상해 보험금 지급액으로 ‘모델별 지수’ 작성 … 싼타페, 4륜구동서 중위권이 ‘최고 성적’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한국차 안전 성적 세계무대서 바닥권

한국차 안전 성적 세계무대서 바닥권
★★★★(★5)

내로라하는 자동차 회사치고 ★5를 내세우지 않는 곳이 없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GM대우 등 한국 국적의 자동차 업체들도 ‘사이드커튼에어백을 적용했다’거나 ‘액티브헤드레스트를 활용했다’는 등 마니아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를 동원해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다고 뽐낸다.

한국차는 도대체 얼마나 안전할까.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현대차의 NF쏘나타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신차충돌안전프로그램(NCAP) 기준의 자체 시험 결과 최고 등급인 ★5 수준을 확보했다고 한다. GM대우의 칼로스 역시 NHTSA가 실시한 정면충돌 시험 테스트에서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최고 점수인 ★5를 받은 바 있다.

아반떼 XD 충돌시험서 에어백 늦게 펴져 ‘망신’

미국 수출의 관문인 NHTSA 충돌시험 평가에서 한국차의 ‘실력’은 과거보다 ‘세진’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5 혹은 ★4를 받은 한국차는 내로라하는 명차들과 비교해서 적어도 안전성에서만큼은 오십보백보라고 할 수 있을까. NHTSA 평가를 기준으로 하면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차의 안전성이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에어백 기술의 발전으로 별 5개, 별 4개를 받기가 과거보다 쉬워졌다”면서 “정면과 측면에서 최첨단 에어백을 터뜨려 과거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상황이라 안전성을 미뤄볼 수 있는 다른 지표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NHTSA 충돌시험 기준은 자동차 운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이기 때문에 시험 결과가 메이커별로 변별력이 크게 없어 해당 차의 안전도를 평가하는 데 별다른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안전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수단으로 NHTSA의 충돌시험 외에 또 어떤 게 있을까.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원(IIHS)의 충돌시험 결과와 IIHS의 산하기관인 고속도로차량손실통계소(HLDI)가 보험금 지급액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상해 충돌 절도로 인한 손실 보고서’, 유럽 유로 NCAP의 안전성 평가 등이 그러한 구실을 할 수 있다. 이들은 최소 조건만 갖추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NHTAS 평가보다 변별력이 뛰어나다. 상해손실 충돌손실 도난손실 등을 메이커별 모델별로 지수화한 HLDI의 보고서가 국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차에 대한 HLDI의 평가를 살펴보기 전에 IIHS와 HLDI의 성격을 잠시 알아보자. IlHS는 미국 자동차보험 회사들의 출연으로 1969년 세워진 기관이다. 다양한 충돌시험 방식이 도입되고 요즘처럼 안전벨트나 에어백 장착이 일반화한 것은 IIHS의 몫이 컸다.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 부상, 재산손실을 줄이는 데 기여해온 것.

한국차 안전 성적 세계무대서 바닥권

* 상해손실은 100점을 기분으로 100점보다 높으면 크고 낮으면 손실이 적은 것을 의미한다. *IIHS충돌실험은 G(good),A(acceptable),M(marginal),P(poor)순으로 등급이 높다. *유로 NCAP안전도 평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평가는 ★5이 최고등급.

배기량과 자동차 값에 따라 같은 보험료를 내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메이커별, 모델별로 수리성(수리하기 쉬운 정도) 손상성(충돌했을 때의 손상 정도) 등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게 산정된다. 미국 보험사들은 해마다 보험급 지급 명세를 분석해 메이커별 모델별로 등급을 조정하는데, 등급 부여에 필요한 준거를 바로 IIHS가 제공한다. IIHS는 보험사들로부터 넘겨받은 보험금 지급 자료를 토대로 분석 자료를 내놓는다.

현대차는 실제 운전 중 발생하는 상황과 유사한 환경에서 치러진 IIHS의 충돌시험에서 에어백 때문에 ‘망신’을 당한 일이 있다. IIHS의 40마일 오프셋(offset) 충돌시험(자동차 전면 부위 중 40%만 충돌시키는 시험)에서 아반떼XD(수출명 엘란트라)가 4개 등급 중 최하인 P를 받은 것. 에어백이 늦게 펴진다는 게 IIHS의 지적이었다.

IIHS의 40마일 오프셋 충돌시험에서 현대차 싼타페는 최고등급인 G(good), 쏘나타는 두 번째 등급인 A(acceptable) 아반떼XD는 최하위 등급인 P(poor)를 받았고, 기아차 옵티마와 카니발은, A 대우차 레간자는 P로 평가됐다. 반면 도요타 캄리와 코롤라는 각각 G를 받았으며 혼다 어코드와 시빅 역시 G로 매겨졌다. 볼보S40과 사브9-3, 닛산 알티마, 미쓰비시 랜서 등이 G등급을 받았다.

대우 라노스, 투도어 소형차 상해손실지수 ‘꼴찌’

유로NCAP 역시 시속 64km 정면충돌시험 시속 50km 측면시험 등 실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재현한 시험을 통해 안전도를 매기고 있다. 법으로 정해진 충돌시험이 최소한의 조건만을 만족시키면 우수한 등급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메이커들이 최소 수준을 상회하는 안전도의 차량을 만들 것을 독려키 위해 충돌시험을 하고 있다고 유로NCAP은 밝힌다.

유로NCAP 안전도 지수에서 현대차 아반떼★3 엑센트는 ★1과1/2 옛 대우차의 라노스는 ★2와1/2을 받았다. 반면 도요타 캄리와 코롤라는 각각 ★4으로 평가됐으며 혼다 어코드와 시빅 역시 ★4를 받았다. 볼보 S40과 사브 9-3 등의 차량이 ★5의 안전도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지금부터 살펴볼 ‘상해 충돌 절도로 인한 손실 보고서’는 IIHS의 산하기관인 HLDI가 60개가 넘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금 명세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것이다. HLDI가 매긴 등급은 아반떼가 망신을 당한 IIHS 충돌시험 결과와 함께 미국 보험사들이 메이커별 모델별로 서로 다른 보험료율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가 된다.

한국차 안전 성적 세계무대서 바닥권

미국과 유럽 통계에서 한국차의 안전성은 하위에 머물렀다.

메이커별 모델별로 보험료가 다르게 책정되는 미국에서 ‘비싼 보험료’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회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보험료는 해당 차의 중고차 가격과 함께 자동차 구매 시 중요한 고려 요소 가운데 하나다. 보험료가 비싸다는 말은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들한테서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면 HLDI가 보험료 지급 명세 등을 기준으로 매긴 한국차의 ‘성적표’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미국 HLDI의 최근 자료(2000~2002년 모델 기준)에 따르면 한국차의 ‘상해손실’(Injury losses·상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 액수를 바탕으로 산출) 지수는 최상위권과 다소 거리가 있다(표 참조).

중형차 상해손실지수에서 GM대우 레간자는 평가 대상 차종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인 158점(100점을 기준으로 100점보다 낮으면 손실이 적고 높으면 손실이 높은 것을 나타낸다)을 받았고, 기아차 옵티마는 레간자 바로 윗자리(151점)를 차지했다. 현대차 쏘나타는 138점으로 경쟁차인 도요타 캄리(92점) 혼다 어코드(99점)에 미치지 못했다. 사브 9-3과 볼보 S60은 각각 56, 64점으로 상해로 인한 손실이 가장 적은 차로 나타났다. 볼보는 HLDI뿐만 아니라 유로NCAP, 스웨덴의 Folksam의 최신 교통사고 조사서 등에서 잇따라 가장 안전한 자동차로 꼽히고 있다.

준중형 및 소형차의 경우에도 현대차 아반떼(엘란트라) 152점, 대우차 누비라 184점, 현대차 엑센트 187점, 기아차 스펙트라 198점 등 한국차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우디 A4/ S4쿼트로가 73점으로 수위를 차지했고, 볼보 S40(84점) 폴크스바겐 골프(89점) 등이 상위에 자리했다. 혼다 시빅과 도요타 코롤라는 각각 128점, 148점으로 중위권의 상해손실지수를 나타냈다.

투도어(two-door) 차량 부문에선 옛 대우자동차가 생산한 라노스가 178점으로 동급 차종 중 최하위를 차지했고, 현대 액센트도 151점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미니밴에서는 기아차 카니발(수출명 세도나)이 95점으로 기준인 100점 아래의 점수를 얻기는 했으나, 순위에서는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4륜구동의 경우 현대차 싼타페가 동급 차종 가운데 86점으로 중상위권을 차지하면서 한국차 중 가장 좋은 순위를 나타냈으나 기아차 스포티지는 142점으로 저조했다. 4륜구동 차량 중엔 포드 이스케이프와 지프랭글러가 각각 48점, 65점으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국내에선 모델별 상해·도난손실지수 등 집계도 안 돼

HLDI는 상해손실지수 외에도 도난손실(Theft losses·절도로 인한 보험금 지급액을 바탕으로 산출)지수, 충돌손실(Collision losses·충돌로 인한 보험금 지급액을 바탕으로 산출)지수, 메이커별, 모델별 사망률 추산 자료 등을 만들어 보험사에 제공한다(상자기사 및 24쪽 딸린 기사 참조).

한국 역시 HLDI의 충돌손실지수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메이커별 모델별 손해율’(지급보험금/ 수입보험료) 통계를 보험개발원에서 축적해오고 있다. 또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는 95년부터 신차를 대상으로 15km 저속 충돌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제도와 유사한 메이커별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그러나 한국에선 안전성과 밀접한 상해손실지수나 도난손실지수, 사망률 추정 통계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손해율의 경우에도 보험료 차등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아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네임과 디자인 등에만 의존해 자동차를 고르고 있는 실정이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아직까지는 일반인에게 발표하고 있지 못하지만 보험료 차등화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개발원의 손해율 자료와 자동차기술연구소의 충돌시험 결과가 자동차를 고를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안전성과 밀접한 상해나 사망률 관련 통계에 대한 노하우도 쌓아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455호 (p18~21)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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