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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우리도 우주시대

대한민국 우주인 2007년 탄생한다

‘한-러 우주기술 협력’ 문서 입수 … 러 소유즈호에 탑승 시작으로 발사체 개발 등 우주전쟁 본격 참여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대한민국 우주인 2007년 탄생한다

대한민국 우주인  2007년 탄생한다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무궁화 2호.

2007년 한국인이 우주를 나는 ‘천년의 꿈’이 실현된다. 참여정부는 최초의 한국 우주인을 배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자는 취지로 ‘2007년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는 올 4월과 6월 러시아 우주연방청에 한국 우주인의 탑승을 요청했고, 러시아 측은 “2007년 소유즈호에 한국 우주인의 탑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통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측이 우리 정부에 밝힌 탑승 비용은 1500만~2000만 달러. 과기부는 최초의 한국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에 따라 지난 6월 이미 우주인 교육에 필요한 20여억원의 예산 편성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해놓았다. 정부측은 이 가운데 5억원을 삭감, 15억원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부는 또 2007년 러시아와 합작으로 발사체(KSLV-1. 로켓)도 개발, 본격적인 우주전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최초의 한국 우주인 배출 및 발사체 개발 프로젝트는 노무현 대통령이 9월 러시아를 방문, ‘한-러 우주개발협력협정(IGA)’에 서명하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의 우주인 배출 및 발사체 개발 계획은 ‘주간동아’가 입수한 ‘한-러 우주기술협력 현황 및 계획서’(과학기술부 작성)를 통해 확인되었다.

우주인 배출과 관련한 기본 계획은 이미 입안을 끝낸 상태로 러시아 측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러 우주기술협력 현황 및 계획’에 따르면 우리 측 주관부서는 과기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원장 채연석).

2004년 4월 과기부의 모 국장이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가가린 우주비행사훈련센터(GCTC)를 방문, 한국 우주인 배출 의사를 타진했다. 이어 5월 러 연방우주청이 과기부가 제시한 한국인의 유인우주선 탑승계획과 관련 공식사업계획서를 정부 측에 전달하면서 협상이 시작됐다. 이 계획서를 검토한 정부 측은 6월 들어 구체적 협상에 들어갔다. 한-러 우주기술협력 계획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우리 정부 측에 “2007년 발사될 소유즈호에 한국인 우주비행사 탑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담은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측 밝힌 탑승 비용은 1500만~2000만 달러



러시아 측은 또 이 자료에서 “탑승 비용은 1500만~2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통상 1g의 물체나 사람을 우주로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금 3.5g이 드는 것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비용은 생각보다 매우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상자기사 참조). 과기부 한 관계자는 “2007년 한국 우주인을 배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협상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측과의 탑승 훈련, 일정 등 제반 조건에 대한 논의나 러시아가 제시한 우주인 탑승 비용 등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과기부와 항우연이 주관부서이지만 방송사와 민간기업 등 다른 참여업체 등은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주 개발 프로젝트는 청와대의 큰 관심사항이기도 하다. ‘주간동아’가 입수한 과기부 자료에 따르면 오는 9월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인 노무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한-러 공동 우주개발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받으며 우주관련 시설물을 돌아볼 예정이다. 노대통령은 이후 푸틴 대통령과 ‘한-러 우주개발협력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이 협정의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 연방주부 간의 외기권(우주)의 탐색 및 평화적 이용 분야에서의 협력에 관한 협정’. 외기권의 탐색, 위성항법, 우주선 발사체, 지상시설 등에 대해 공동개발 및 정보 인적교류, 교육 등에 대한 구체적 협력안을 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9월 러시아 방문 때 구체적 논의 있을 듯

노대통령은 한국 우주인 배출 계획과 관련해 “양국의 경제 사회적 이익을 고려, 일정·가격 등에 대해서도 러시아 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노대통령은 또 “향후 발사될 저궤도 실용위성(다목적 실용위성 시리즈)의 러시아 발사체 이용 가능성 등을 언급, 우주산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표명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노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 목적 가운데 한-러 간 우주기술협력협정 문제 등이 주요 의제”라고 밝히고 “현재 주러 한국대사관은 우주 에너지 철도 어업 등 여러 가지 현안 과제 가운데 우주협력 문제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설정,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우주시대를 여는 핵심 과제는 재원 확보”라고 밝히고 “당장 필요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분야가 바로 우주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 등이 선결조건임을 강조했다.

통상 우주인의 첫 비행은 국민적 이벤트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최초의 한국 우주인도 그런 분위기에서 우주비행에 나설 가능성이 많다. 특히 2007년은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라 정치적 목적에 따라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특정 ‘임무’를 실제 수행케 함으로써 남의 나라 우주선을 빌려 타고 기분 내는 수준의 포퓰리즘적 행사라는 지적을 불식시킬 계획이다.

대한민국 우주인  2007년 탄생한다
과기부 한 관계자가 밝히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는 5명이다. 우주비행에 필요한 기본 지식과 전문성, 체력 등을 갖춘 과학자, 조종사 등이 최초의 한국 우주인이라는 영광과 명예를 거머쥘 예비 후보군. 정부가 선발한 5명의 예비 우주인은 곧바로 모스크바 북동쪽 40km 지점에 위치한 즈뵤즈니이 고로독에 있는 가가린 우주비행사훈련센터로 날아간다. 1961년 사상 처음으로 108분 동안의 우주비행에 성공한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따 흔히 ‘가가린센터’라고 불리는 이곳은 우주비행사를 배출하는 사관학교. 가가린 측은 한국에서 온 5명의 예비 우주인을 상대로 우주비행에 필요한 적성, 전문성, 체력 등을 정밀 검사한다. 이 과정에서 2명의 우주인 예비후보는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다. 러시아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과기부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마지막까지 남은 3명은 최종 훈련까지 살아남는다. 그러나 최종 훈련이 끝나면 3명 가운데 한 사람은 또 탈락된다. 2명의 후보만이 최종적으로 탑승 자격이 주어진다. 2명 가운데 탑승 당일 컨디션이 가장 좋은 후보가 우주선을 타게 된다. 마지막까지 두 사람을 남겨두는 까닭은 우주선 탑승자로 뽑힌 우주인이 갑자기 탑승을 거부하거나 아플 경우 등을 대비한 안전조치로 보면 된다.” 현재 과기부는 우주인 선발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여자 남자 구분 없이 전공, 어학능력, 건강 등에 대한 평가가 주요 척도.

대한민국 우주인  2007년 탄생한다

러시아 우주비행사 훈련센터의 훈련 모습.

우주인 배출은 상징적이고 선언적인 의미가 크다. 유인 우주프로그램은 우주산업 발전에 기폭제 구실을 할 수 있다. 미국의 달 정복이나 중국이 유인우주선 발사를 서두른 이유는 모두 우주개발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한 선언적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만약 한국이 우주인을 배출하면 한국도 우주공간에 명함을 내미는 상징성을 띤다.

우주인 배출이 선언적 측면에서 진행된다면 ‘소형위성 발사체(KSLV-1)’ 개발은 경제논리에 따라 접근하는 프로젝트. 한국의 항우연과 러시아 후르니체프사가 한국형 발사체를 만드는 핵심부서로 선정됐다. 100kg급 소형위성을 300km의 위성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소형발사체 개발이 타깃.

현재 우리 측은 러시아 측과 8회에 걸쳐 기술협력제안서 작성 및 기술협력 실무협의를 했다. 2004년 4월 과기부 한 국장이 러시아를 방문, 항우연과 후르니체프사 간 발사체공동개발과 관련한 기본사항에 합의했다. 2회 발사에 필요한 경비는 2억1000만 달러(2520억원).

100kg급 소형 발사체가 타깃… 러시아와 8차례 실무협의

이와 관련 과기부는 1단계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2004년 6월 우주 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경비 900억원의 지출을 요청했다. 발사체 개발 및 1차 발사 시기는 대략 2007년 10월 이전. 이후 6개월 이내에 2차 위성을 발사한다는 기본 합의도 체결됐다. 과기부는 “9월 노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한-러 우주기술협력협정에 사인을 하면 정식 기술협력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극도의 보안 속에 2001년부터 추진된 협상 내용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우리도 강대국의 전유물이었던 ‘우주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치열하게 벌어지는 동북아의 ‘우주 전쟁’에서 사실상 한국은 그동안 방관자 처지였다.

중국은 발사체인 ‘창정’을 보유, 자체 기술로 위성을 발사하고 있다. 지난해 유인우주선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유인우주선 발사가 중국의 정치 경제 국방 과학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공산당 1당 지배를 공고화하는 데 이용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일본 역시 군사위성을 독자적으로 쏘아 올릴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북한도 비록 실패했지만 대포동(북한식 이름은 백두산)에 ‘광명성 1호’라고 이름 붙인 위성을 실어 발사하는 등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땅(나로도)에서, 한국 기술로 만든 우주선에, 한국인이 타고 우주항해를 하는 전설 속의 얘기가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





주간동아 449호 (p32~34)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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