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서울 동부교육청 ‘이상한 人事’

같은 과 같은 업무 담당자 4명 전격 교체 … 학원 등록 여부 놓고 고위층과 마찰說 ‘술렁’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서울 동부교육청 ‘이상한 人事’

서울시 동부교육청이 ‘이상한 인사(人事)’로 술렁이고 있다.

동부교육청은 7월12일 비정기 인사를 통해 평생교육체육과 공무원 4명을 전격 교체했다. 이들은 모두 학원 등록 및 감독 업무를 담당하던 실무 책임자들. 교육청이 가을 정기인사를 두 달여 앞두고 이 4명만을 대상으로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 교육청 안팎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정 업무 담당자가 통째로 바뀌는 인사는 극히 이례적인 데다, 이 가운데 2명은 해당 부서에서 근무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참’들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이들 모두 특정 학원의 등록 여부를 둘러싸고 상부와 갈등을 빚었던 이들”이라며 학원 사이의 알력관계가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6월15일 한 입시학원(가칭 S학원)이 동부교육청에 학원 등록신청서를 접수하면서부터(주간동아 443호 참조). S학원이 설립 준비를 마치고 신청서를 내자 도로를 경계로 인근에 있는 J학원 측이 동부교육청에 “S학원이 우리 학원의 강사와 학생들을 빼돌려 학원을 차렸으며, 학원 등록 전부터 불법 강습을 해왔다”고 신고했다. 이에 따라 동부교육청은 S학원 원장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과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했고, 형사 고발자의 학원 등록 가능 여부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며 등록을 지연하다 7월8일 최종적으로 이를 반려했다. S학원은 현재까지 무등록 상태.

그러나 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인사 조치된 실무 공무원들은 S학원에 학원 등록을 내주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현행 ‘학과법’이 학원의 설립을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과법 제6조는 ‘학원을 설립·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교육감에게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한 시설 및 설비 기준에 맞춰 학원 등록 신청 서류를 교육청에 제출할 경우 2~3일 안에 등록증이 교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부교육청은 그러나 “학과법 제9조는 ‘이 법을 위반해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후 1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는 학원 설립·등록·운영을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며 “S학원 원장처럼 학과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된 자가 학원을 설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더니 ‘학과법 제9조 규정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뿐 아니라 학과법 위반으로 고발된 자에 대해서까지 적용해야 한다’는 답이 왔다. 이에 따라 학원 등록 신청을 반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등록 신청 반려된 학원 측 “소송 준비”

서울 동부교육청 ‘이상한 人事’

교육청에 의해 등록이 반려된 S학원의 복도에 ‘미등록 학원’임을 알리는 벽보가 붙어 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른 초법적 판단”이라고 비판한다. S학원의 의뢰로 동부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김선욱 변호사는 “죄가 확정되지 않은 사람을 유죄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법자 취급하는 것이 정당하냐”며 “법적으로 본다면 S학원의 등록 신청을 반려한 데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서울시교육청 고위 인사와 J학원 관계자가 학연 지연 등 상당한 인연이 있는 사이다. 그런데 실무자들이 상부기관의 말을 잘 듣지 않고 S학원을 등록하려 하자 고위층에서 인사를 통해 이들에게 벌을 준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로 자리를 옮긴 공무원들은 현재 공립도서관과 일선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인사는 언제든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함께 근무했던 한 공무원은 “태풍이 불면 말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게 인간 아니냐. 교육청 공무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번 인사를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쨌든 ‘비정상적인’ 인사로 인해 교육청이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주간동아 449호 (p51~51)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