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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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표, 옥중 여야 인사 13명 연속 면담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4-07-16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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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대표, 옥중 여야 인사 13명 연속 면담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사진)가 7월6일 오후 서울구치소를 찾아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구속 수감된 여야 인사 13명을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20분까지 차례로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사면복권하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가 구시대의 ‘관행’이었던 만큼 여야가 언젠가는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어왔다. 그러나 이 자리에 배석했던 율사 출신의 우리당 법률 부대표 우윤근 의원은 “천대표가 원내대표 당선 이후 인사와 함께 위로 차원에서 방문을 계획했다가 두 차례나 연기된 끝에 실행에 옮겨졌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천대표가 이날 만난 인사들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비롯해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김영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송영진 전 우리당 의원, 서정우 변호사, 박광태 광주시장, 여택수 전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 등 13명이다.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마침 형 집행정지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만나지 못했다.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이날 면회에서 천대표는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고 우의원은 전했다. 이날 면회한 인사 가운데 가장 길게 자신의 얘기를 한 사람은 권노갑 전 고문이었다. 권 전 고문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우의원의 질문에 영어교사 출신답게 “영어사전을 옆에 두고 클린턴 자서전을 읽고 있다”고 답했다는 것. 권 전 고문은 이어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거론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고 한다. 박광태 시장과 박주선 전 의원, 이훈평 전 의원 역시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 자신을 면회한 인사들에게 여권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진 정대철 전 대표는 이날 면회에서는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개혁을 위해 우리가 희생된 만큼 앞으로 잘 좀 해달라”고 당부하면서도 “몸무게가 13kg이나 줄 정도로 힘들다”고 하소연했다는 것.



    이들 가운데 자신의 수감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인사는 서정우 변호사와 안희정 전 노무현 후보 정무팀장이었다고 한다. 서변호사는 법조인으로서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안 전 팀장은 “나는 나이가 젊고 건강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이 든 선배 정치인들이나 잘 돌봐달라”고 오히려 천대표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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