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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스타일 큐브 잔다리-‘도회풍경’ 사진展

달콤 짭짤 씁쓸한 ‘서울의 시간’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달콤 짭짤 씁쓸한 ‘서울의 시간’

달콤 짭짤 씁쓸한 ‘서울의 시간’

① 주명덕, ‘Townscape’, 2004 ② 주명덕, ‘Townscape’, 2003 ③ 주명덕, ‘Townscape’, 2004 ④ 주명덕, ‘Townscape’, 2003

서울 서교동, 흔히 ‘홍대 앞’으로 더 많이 불려지는 이곳에 또 하나의 색깔 있는 문화공간이 문을 연다. ‘스타일 큐브 잔다리’. 공간의 성격을 규정한 ‘스타일 큐브’에 서교동의 순 우리말 이름 잔다리(작은 다리란 지명이 세교동을 거쳐 서교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를 붙인 것이다.

이 공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 중 한 사람인 승효상씨가 지어 홍대 앞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철록헌 2층에 자리잡았다. 60평 공간을 전시공간과 사무실, 아트숍 용도로 따로 나누지 않고 유리벽과 선반을 이용해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한 것도 이 공간의 쓰임새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일상적인 문화와 패션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통적인 미술의 거리인 인사동과 패션의 명소인 청담동도 찾아봤지만, 홍대만큼 사람의 힘이 살아 있는 곳이 없더군요. 앞으로 이 지역 사람들과 함께 파티도 많이 열고, 홍대 앞의 문화도 같이 넓혀가면서 스타일 있는 장소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잔다리의 조혜선 관장은 오랫동안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져 신문에 주부 조혜선이란 이름으로 ‘살맛 나는 먹거리’라는 칼럼을 연재했고, 남은 음식 재활용 아이디어를 담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요리’, 친환경 요리법을 모은 ‘푸른 요리’란 책을 냈다. 또한 정크 아트라고 불리는 재활용 미술작품 전시를 열기도 했다.

덕분에 그는 앞으로 열릴 모든 행사에서 친환경적 도시락을 스타일링해 선보이고, 일회용 물품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관장은 “문화공간 운영은 처음이지만 오히려 이 점이 기존 전시장 운영 틀에 얽매이지 않고 외부 기획자 초청전과 이벤트, 패션상품 판매와 문화 컨설팅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과 작품 비교 색다른 느낌

‘스타일 큐브 잔다리’의 오픈을 기념하는 전시는 도시의 문화라는 주제를 살려 사진작가 주명덕의 개인전 ‘도회풍경’으로 정해졌다. 홀트씨 고아원 사진 ‘섞여진 이름들’(1966)로 한국 사진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흐름을 개척한 주명덕은 그 이후 남한 사회의 지역성을 뛰어난 감지력으로 포착해 보여줘왔다. 사실 남한의 지역성이란 40년 이상 카메라를 통해 그가 보고, 겪은 순간들로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도회풍경’ 역시 서울이란 공간을 서울사람의 애틋한 눈으로 바라본 사진들이다. 흑백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흔히 회색빛 도시 사진이 보여주는 황량함, 대도시에 대한 혐오, 자연에 대한 적대감, 소외의 히스테리가 그의 도시에는 없다.

달콤 짭짤 씁쓸한 ‘서울의 시간’

스타일 큐브 잔다리 외관.홍익대 정문 건너 왼편 놀이터 옆 골목길에 있다.

리노베이션 공사 중인 미도파백화점(현 롯데백화점), 교보빌딩에 기댄 하늘, 방탕한 조명등이 뒤얽힌 홍대 앞, 남산타워가 내다보이는 유리창에 뿌려진 빗방울들, 뿌옇고 아련한 시선 등. 대도시, 특히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의 사진 프레임 앞에서 쓸쓸하거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사진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공간에 대한 것이기보다 시간에 대한 것이다. 그의 작품들이 서울의 시간을 알지 못하면 결코 카메라에 담기 어려운 순간들임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한다. 그의 도회풍경에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억을 통해 매우 인간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명덕의 흑백 ‘도회풍경’ 맞은편엔 스타일 큐브 잔다리의 ‘윈도우 갤러리’를 통해 치기와 진지함이 섞여 있는 홍대 앞의 컬러풀한 풍경이 ‘라이브’로 펼쳐진다. 두 개의 도회풍경을 비교해보는 재미로도 한번 들러볼 만한 공간이다. 전시는 3월26일 시작해서 4월30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문의 02-324-4155



주간동아 428호 (p88~89)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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