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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이후 軍 성범죄는 95건뿐?

국방부 국회 제출 자료 신빙성 의문 … 피해자 실태 파악·신변보호 장치 시급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99년 이후 軍 성범죄는 95건뿐?

99년 이후 軍 성범죄는 95건뿐?

군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유격훈련을 받고 있는 장병들.

최근 군내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급선무지만 군의 실태조사가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이 이 문제에 대해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올 7월까지 군내에서 발생한 성범죄(성 군기 위반) 건수는 모두 95건이다. 구체적으로는 동성간 ‘신체 애무’가 63건, ‘성행위 흉내내기’가 7건, 계간 외 기타 행위가 15건, 이성간 단순추행 8건, 강간 2건(미수 1건 포함)으로 나타나 동성간 성추행 문제가 이성간 성추행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의 군내 성추행 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 자료가 처음이다.

각 군별로는 육군이 60건, 해군이 23건, 공군이 11건, 국방부가 1건으로 파악됐으며, 직급별로는 사병(2000년 이후 기준 51명)이 부사관(10)이나 장교(5)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높은 빈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런 통계는 2000년 국방부가 정대철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통계자료의 내용과는 큰 차이가 나 최근 자료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당시 정의원측은 국방부 자료를 바탕으로 98년 이후 2년 반 동안 군내에서 강간 244건, 동성간 추행 133건을 포함해 모두 666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0년 통계보다 훨씬 감소



군내 성범죄 실태는 국방부가 아무리 정확히 조사한다고 해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군내 성범죄는 상당수가 은밀하게 이뤄지므로 국방부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한나라당 이경재 의원). 여기에 국방부 자체 조사 결과마저 최근 예결위에 제출한 통계자료에 나타난 수치가 2000년 통계자료에 나타난 수치보다 훨씬 적어 국방부가 성범죄 실태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의 성범죄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조사된 95건의 성범죄 사건 가운데 가해자가 실형에 처해진 것은 3건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불기소처분(70건)을 받았고, 집행유예가 14건이었으며 나머지 11건은 재판에 계류중이거나 가해자의 제대 등으로 다른 기관에 송치됐다.

국방부는 군내 성범죄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사회적 성 개방 풍조에 편승한 일부 장병들의 성윤리 부재와 3명이 매트리스 2장을 깔고 자는 열악한 내무반 환경을 꼽았다. 특히 성범죄는 은밀히 자행되기 때문에 가해자를 색출하기가 어렵고, 피해자들도 신고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덕화 상담원도 “성폭력 피해자들이 대부분 후임병이어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신고를 해도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 출신인 천용택 민주당 의원은 7월22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군내 성범죄는 군을 국민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전우애를 갖지 못하게 해 전투력을 약화시킨다”면서 군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국방부는 성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각 군별로 특별대책반(육군은 참모차장, 해·공군은 인사참모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병영 내 전문상담관 배치 △행동강령 제정 △성적 성향 분석 및 이상성격자 식별 프로그램 개발 △분대 단위 침대형 내무반 환경 조성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 부대에 내부공익신고센터를 설치해 인터넷이나 신고함 등을 통해 성범죄를 포함한 각종 비위 관련 사항을 신고토록 할 방침이다.

예결위 소속 의원들은 성범죄 사고가 발생하는 데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보고 낡은 병영시설 개선을 위해 이미 책정된 예산 973억원, 정부 추경예산 300억원 외에 400억원을 추가로 책정했다.



주간동아 396호 (p46~46)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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