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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洪 투톱 출발부터 ‘휘청’

한나라당 지도체제 특검법안 홍역 … 비자금 불똥 우려·이 전 총재 복귀설도 부담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崔·洪 투톱 출발부터 ‘휘청’

崔·洪 투톱 출발부터 ‘휘청’

7월7일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최병렬 대표(오른쪽)와 홍사덕 원내총무가 심각한 표정으로 개혁파 5인방 탈당 이후의 정국 기류를 점검하고 있다.

7월7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K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전날 상도동을 찾아 김영삼 전 대통령(YS)을 만났다. 탈당 소신을 밝히는 K의원에게 YS는 “나는 몇 명 이끌고 들어가 민자당을 먹었다. 거기에 가만 있으면 한나라당도 너희들 것이 되는데 왜 탈당하려 하느냐”며 탈당을 만류했다고 한다.

물론 YS의 만류에도 K의원은 탈당을 결행했지만 YS의 발언은 오늘날 한나라당의 현실을 정확히 꼬집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누구도 분명한 지분을 갖고 있지 못한 정당. 주인이 없다 보니 조금이라도 힘 있는 사람이 장악할 수도 있고, 반면 권력에서 손을 떼면 누구든 잊혀질 수도 있는 정당. YS는 바로 이런 한나라당의 현실을 꿰뚫어보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상 3김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정치권 전체가 후유증을 앓고 있다. 민주당의 신당론도 그 후유증의 단면이다. 한나라당이 겪을 정치적 혼란도 민주당이 겪고 있는 혼돈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총선 공천 시기가 최대 고비 될 듯

한나라당은 현재 4개의 분파로 나뉘어 제각각 활로를 찾고 있다. 먼저 당권을 장악한 최병렬 대표와 그를 따르는 세력을 꼽을 수 있다. 서청원 전 대표 중심의 비주류도 만만치 않은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개혁파 일부가 탈당을 해 회원수가 줄기는 했으나 미래연대 중심의 당내 소장파들도 적지 않은 세력을 형성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덕룡 의원 중심의 또 다른 비주류도 한나라당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세력분포 탓에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창당 이후 최대 규모의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된 최병렬 체제지만 다음 총선 공천 경쟁이 본격화할 올 9월 이후 당 내분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당내 각 계파와 중진들이 앞 다투어 자신의 친위세력을 공천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최병렬 체제는 총선 이후 들어설 새 지도체제에 앞선 과도기 권력에 머무를 것이고, 자연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위기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150억원+α’로 요약되는 특검법안이 법사위에서 통과된 직후 최대표와 홍사덕 원내총무로 대표되는 당 지도체제가 비난여론에 시달리며 급속히 영향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결국 대북송금 전반에 대해 다시 수사하는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해 봉합은 했지만 새 지도체제의 위기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새 지도체제를 위협하면서 자칫 한나라당의 내분으로 이어질지 모를 불씨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정치자금 논란에서 대선자금 모금 과정의 불법 여부로 번져가고 있는 굿모닝시티 비자금사건이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청와대 인사 등 현재는 여권 인사들의 자금 수수 의혹이 주인공이지만 불똥이 한나라당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도 높다. 아니, 굿모닝시티로부터 수수한 자금의 불법성이 분명해질수록 야당도 끌어들이려는 여권의 정치공세는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한나라당은 내심 긴장하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복귀설도 한나라당의 앞날과 관련한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실 이 전 총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복귀설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말 입국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이 전 총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최병렬 체제를 적잖이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최대표는 이 전 총재와는 모종의 핫라인을 개설해둔 상태다. 하지만 양자간 정치적 제휴가 영원할 것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최근 이루어진 이 전 총재의 후보 시절 측근이었던 이병기 전 정치특보와 이종구 전 언론특보의 방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주 출국해 14일 귀국한 이들의 방미 목적은 이 전 총재와의 개별면담이다. 이들이 이 전 총재와의 면담에서 어떤 ‘정치적 훈수’를 듣고 왔는지와 무관하게 아직도 이 전 총재를 ‘정신적 맹주’로 믿고 따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崔·洪 투톱 출발부터 ‘휘청’

7월11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도중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모여 본회의에 제출할 새 특검법의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두 전 특보의 방미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이 최근 결성된 이 전 총재 측근 중심의 모임이다. 7월10일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운동단체’를 표방한 ‘자유를 위한 행동’이라는 모임이 창립대회를 열었다. 보수성향의 젊은 정치인의 모임인 이 모임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구성원 대부분이 이 전 총재와 인연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모임의 대표를 맡은 이명우씨는 이 전 총재의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후보 보좌역으로 활동했다. 운영위원장을 맡은 정찬수 한나라당 부대변인도 ‘친창(親昌)’ 성향의 인물이다.

모임에 참여한 주요 인사의 면면을 보면 그 성격이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구체적으로 박진 대변인과 원희룡 기획위원장, 권영세 오경훈 의원, 진영(용산), 박종운(부천 오정갑) 지구당위원장 등은 이회창을 지지하는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이다. 김광용(한양대 교수), 김광동(나라정책원 원장), 한종기(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등도 지난 대선 때 직·간접적으로 이 전 총재의 정책자문을 맡았던 인물들. 이들 외에도 박성민(민기획 대표), 이종창(브릿지21 이사) 차명진(경기도 공보관), 김해수(한나라당 부대변인), 배중근씨(전 대통령후보 보좌관) 등 ‘자유를 위한 행동’의 주요 참가자들이 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를 도왔던 인사들이다.

이처럼 친창 인사들의 급속한 세 확산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굳이 최대표에게 머리 숙이지 않아도 다음 총선에서의 공천이 보장된다면 각자 자기 길을 찾아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해석했다. 최병렬 체제의 취약성이 한나라당 구성원들의 각계 약진을 낳았고, 반대로 이들의 각계 약진이 최병렬 체제를 흔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최병렬 체제가 과연 뿌리를 제대로 내릴 수 있을까. 이 또한 올여름 정가의 관심거리 중 하나다.





주간동아 394호 (p26~28)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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