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7

2003.06.05

아이들 편식 땐 원인부터 찾아라

  • 박기종/ 고양 도원아이 한의원 원장 www.dowoni.net

    입력2003-05-29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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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편식 땐 원인부터 찾아라

    군것질을 줄이면 편식도 해결된다.

    “도와줘요~ 뽀빠이!”

    뽀빠이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면 당연히 이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원래 이 만화는 미국 아이들에게 채소(시금치)를 많이 먹게 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만든 홍보 프로그램이었다. 만화가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본래의 목적이 퇴색하기는 했지만, 시금치는 아직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정력식품’으로 남아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의 편식은 부모들의 고민거리다. 편식을 하면 아이의 발육과 영양상태가 뒤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두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편식을 하는 원인이 워낙 다양해 부모들이 제대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위나 장 등 소화기 계통의 기능이 약해진 탓일 수도 있고, 어떤 음식을 먹고 탈이 난 경험이 있어서일 수도 있다. 또한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이 아이를 질리게 했을 수도 있다. 때로는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 편식을 하는 아이도 있다. 때문에 아이가 심하게 편식을 한다면 억지로 밥을 먹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소화기 계통이 약한 경우라면 위장을 튼튼하게 도와주는 백출, 백복령, 천궁, 창출 등의 약재가 든 평진건비탕, 향사육군지탕, 양위진식탕 같은 한약을 처방할 수 있다.

    군것질도 삼가야 한다. 인스턴트 식품의 단맛은 소화기 계통의 기능을 약하게 만들어 편식이 더욱 심해지게 한다. 따라서 군것질이나 야식을 삼가고 밥과 반찬 위주의 식생활을 하도록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실제 아이들이 먹어야 하는 음식의 양은 그리 많지 않으므로 따라다니며 먹으라고 채근할 필요도 없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 한두 끼 정도 굶으면 알아서 먹으려 한다. 또 아이를 요리 과정에 참여시켜 흥미를 유발하게 하거나 주먹밥·김밥·쌈밥 등으로 변화를 주어 밥 먹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방법도 좋다.



    또 무조건 이것저것 다 먹는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말이 식사 때마다 모든 영양소를 다 섭취하라는 뜻은 아니다. 한 끼에 모든 영양소를 먹으려다 오히려 배탈이 날 수도 있다. 한두 가지 반찬이라도 오늘은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생선을 먹었다면 내일은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김, 녹황색 야채 등을 먹는 식으로 반찬을 다양하게 바꿔주면 된다.

    평상시에 토마토를 갈아 먹여도 좋다. 토마토는 위액의 분비를 도와 식욕을 돋우기 때문. 또 속을 따뜻하게 해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약재인 자감초(구운 감초)를 보리차처럼 끓여 수시로 먹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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