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5

2003.05.22

“지지도 1위 당 왜 깨려 하나”

‘신당 추진세력의 공적 1호’ 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 “국민통합 이루려면 분리 신당은 안 돼”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입력2003-05-15 1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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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도 1위 당 왜 깨려 하나”

    정균환 총무는 “대선 공약인 국민통합을 이루려면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켠에서 외로이 신당바람에 맞서는 ‘투사’가 있다. 바로 정균환 원내총무다. 정총무는 신당 추진세력들 사이에서 ‘신당 참여 배제 인물 1호’로 통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사실상 정몽준 후보로의 단일화를 추진한 배후로 노무현 후보를 힘들게 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5월9일 오후 정총무를 만났다. 그는 “지지율 1위인 정당을 왜 깨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신당 추진세력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총무에 대한 신당 추진세력의 불신이 큰 것 같다.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선거 승패를 떠나 자기들과 맞는 사람만 데려다 앉히려는 생각에, 대선에서 이겼고 지지도가 가장 높은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만들자는 것이다.”

    -정총무도 “합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면 신당에 참여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 다만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얘기를 수없이 했다. 그때는 노후보의 지지도가 낮을 때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중도개혁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중심에 서고 온건한 진보와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세력이 좌우 날개를 다는 국민통합정당으로 가기 위해 모든 평화개혁세력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런 얘기를 했다.”



    -현재의 지역당 구도는 깨야 하지 않나.

    “민주당은 영남 출신인 노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영남당인가.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 분포를 보면 강원, 경기, 서울, 제주, 호남에서 우리가 1등을 했다. 충청도에서는 자민련 다음이 우리다. 영남에서만 한 석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지역당인가. 우리 당을 호남당으로 몰아붙이는 데는 저의가 있다. 사실을 왜곡해서 민주당을 폄하하려는 것이다. 문제의식이 있다면 당의 공식회의에 나와 얘기를 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의원총회의 경우 정대철 대표의 사전 동의 없이 정총무가 일방적으로 정총무와 가까운 사람만 소집해 회의를 하는 등 일부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한 번인가 그런 적이 있었다. 당시 실무자에게 정대표에게 얘기하라고 지시했고 수석부총무가 정대표에게 얘기를 전했다. 회의에 나오지 않으니까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그러면 대표가 소집하는 당무회의에는 왜 안 나오나.”

    -신당 추진세력은 정총무를 ‘공적1호’로 분류하고 있다. 신당에서 정총무는 반드시 배제하겠다고 하는데 왜 이런 말이 나온다고 생각하나.

    “원칙을 지키면서 정도를 걸으니까, 정균환 때문에 마음대로 못해 그러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밀어붙이면 다 될 것 같지만 그건 착각이다. 내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하게 돼 있다.”

    -대선 당시 정총무의 역할에 대해서도 주류측의 불만이 크다. 노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질 때 정총무를 비롯한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 세력들이 노후보를 흔들었다는 것인데….

    “냉전수구세력의 집권 저지를 위해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이 필요하고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게 나의 기본전략이었다. 그런데 나는 말만 했을 뿐이다. 정치생명을 걸고 행동에 옮긴 것은 후단협 사람들이다. 그들이 정권재창출을 이뤄냈다고 확신한다. 선거 끝난 지가 언젠가. 국회의원 선거만 해도 끝나면 지역구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게 당선자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를 외면한 채 당 분열과 뺄셈정치만 일삼는 사람들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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