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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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옥바라지, 손쉬운 인터넷으로…”

  • 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입력2003-02-12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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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옥바라지, 손쉬운 인터넷으로…”
    “김대업에게 영치금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1월24일 문을 연 인터넷 사이트 ‘옥바라지’(www.okbaraji.co.kr)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옥바라지는 속옷과 양말, 책 등 교도소에 반입할 수 있는 물건을 주문받아 재소자에게 택배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를 만든 정덕환 사장(37)은 지난해 말 직장을 그만두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온라인 옥바라지 서비스 사업을 계획했다. 10년간의 직장생활에 지쳐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커졌을 때 같은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온라인 옥바라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 서울대 언어학과 85학번인 정사장과 친구들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87년 6월항쟁 등으로 이어지는 80년대 학생운동 물결의 한가운데서 집회 도중 수시로 경찰서에 붙들려 가 짧지만 옥바라지를 받은 경험도 있었다. 정사장은 “사업적으로 큰 수익모델은 안 되더라도 관심 밖에 있던 재소자 인권과 생활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바라지에서는 물품과 영치금 전달 서비스 외에도 재소자들이 수감생활 중 취득할 수 있는 각종 자격증 시험과 검정고시 정보, 무료 법률자문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앞으로는 관련기관의 협조를 받아 ‘출정자 명단’을 사이트에 올려 가족들이 면회를 갔다가 허탕치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정사장은 또 옥바라지 사이트를 재소자의 억울한 사연과 가족들의 애환을 나누는 커뮤니티로 활용하고 향후 취업을 알선하는 등 출감 후 생활에도 도움을 주는 사이트로 꾸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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