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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원하는 대로 팔릴까

전력 매수 수익성 보장 없이 매각 추진 … 국내업체 인수 가능성 커 ‘절반의 성공’ 될 수도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남동발전 원하는 대로 팔릴까

남동발전 원하는 대로 팔릴까

한국남동발전㈜의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김대중 정부가 전력산업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 한국남동발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 정부와 한전측의 ‘자신’에도 불구하고 매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사 매각이 이뤄진다고 해도 현재로선 국내업체에 의한 인수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절반의 성공’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전은 최근 남동발전 입찰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매각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업체는 모두 14개 사이며, 이중 해외업체는 8개 사다. 한전측은 구체적인 업체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포스코 SK㈜ LG칼텍스정유 등이 참여했다. 해외업체들은 대부분 국내업체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일부 지분을 참여하는 형태로 입찰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한전측은 당초 마감 시한인 11월8일 이후 4개 업체가 LOI를 제출한 것은 남동발전 매각에 대한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고무된 표정이다. 그만큼 남동발전 매각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전측은 내년 1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상반기 중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월중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와 한전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동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정권 말기 대선 국면이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매각 작업에 따르는 장애물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와 한전이 매각 성공을 자신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가령 한전의 해외채권단으로부터 남동발전 매각에 관한 동의를 얻어내는 것도 정부와 한전이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와 한전은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문제 삼는 부분은 한전이 앞으로 남동발전에서 얼마만큼의 전력을 얼마에 사주겠다는 확실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다시 말해 앞으로 남동발전의 수익성을 어떤 식으로 보장해줄 것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남동발전에 대한 정확한 가치 평가가 어렵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 가운데 외국의 메이저 발전회사들이 없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신지윤 연구원은 “작년 회계분식 사실이 드러나 파산했던 미국의 엔론사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의 발전회사들이 해외투자에 소극적인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배전 분할이 이뤄지지 않아 전력 도매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남동발전의 장래 수익성이 불확실할 수밖에 없고, 바로 이 점이 해외업체들의 남동발전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 요인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업체들이 남동발전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정부의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데 따른 메리트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은 정부가 전력산업 구조 개편 차원에서 처음으로 매각하는 대상이 남동발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인수업체가 손해보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업계에서는 남동발전 입찰 참여를 선언한 업체 가운데 포스코와 SK㈜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남동발전을 인수할 ‘실탄’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두 회사 모두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남동발전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문제는 국내업체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한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 한 전문가는 “정부가 남동발전 매각에 앞서 배전 분할 등에 대한 확실한 정책 의지는 천명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매각을 성공시키는 데만 집착, 인수업체를 ‘배려’할 경우 거꾸로 그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한전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발전 자회사 간 경쟁을 통해 전력요금 인하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력산업 구조 개편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주간동아 362호 (p46~46)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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