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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시아의 중심 되도록 경험 전수하겠다”

헤인 데 브리스 駐韓 네덜란드 대사 … 하멜 표류 350년 되는 2003년 다양한 행사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아시아의 중심 되도록 경험 전수하겠다”

“아시아의 중심 되도록 경험 전수하겠다”
광화문 교보빌딩에 있는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은 요즘 ‘히딩크 신드롬’으로 많이 바빠졌다. 한국인들의 감사 편지가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학, 관광, 경제교류 등에 대한 문의도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은 네덜란드인 하멜이 제주도에 표류한 지 꼭 350주년이 되는 해다. 350년 동안 어떤 네덜란드인도 하지 못했던 일을 히딩크 감독이 하고 있는 셈이다. 네덜란드 대사관은 교보빌딩 외벽에 ‘Good Luck’이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와 네덜란드 국기가 나란히 그려진 대형 플래카드를 내거는가 하면, 네덜란드 국기를 거리응원단에 나눠주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6월25일 열린 한국-독일전을 상암구장에서 직접 보며 한국을 응원했다는 헤인 데 브리스 주한 네덜란드 대사(52)는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친절과 감사에 우리가 도리어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헤이그 출신인 브리스 대사의 표정이나 말투에서는 히딩크와 같은 강인함이 언뜻 묻어났다. 그는 “히딩크가 보여준 무쇠 같은 신념이나 유머감각, 훌륭한 리더십은 많은 부분 네덜란드인의 천성”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인은 도전적이고 용감하며 거짓말을 못합니다. 외교적 수사 같은 건 절대 못하는 솔직한 사람들이죠. 하지만 융통성이 있으며 남의 의견도 잘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어찌 보면 한국 사람의 천성과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전통을 중시하는 편인데 한국도 마찬가지고 또 한국인들은 아시아인 중에서 가장 솔직하고 자기 주장을 잘하는 편이니까요.”

-2002 한·일 월드컵이 네덜란드와 한국 간의 관계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나는 1999년에 한국에 부임했습니다. 부임한 첫 해부터 하멜 표류 350주년 기념사업을 비롯해 여러 가지 사업을 벌였지만 적잖은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한국 사람들도 네덜란드에 대해 너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월드컵을 계기로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바뀌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과 네덜란드 간의 관계를 가깝게 하기 위한 경제, 문화교류를 아주 활발하게 제시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인천공항 등을 건설하며 아시아의 허브로 도약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네덜란드는 이미 유럽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이 되도록 우리의 경험을 전수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월드컵 이전까지 한국인들에게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나라’였지만 이제는 ‘히딩크의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거의 몰랐습니다. 월드컵이 열린다고 했을 때야 비로소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지 알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월드컵 행사를 통해 보여준 훌륭한 경기장 시설과 깨끗한 거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응원에 열중하는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은 네덜란드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월드컵 이후 네덜란드와 한국 간 구체적인 교류가 시작된 것이 있습니까.

“네덜란드 경제계 인사들의 한국 방문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하멜 표류 350주년이 되는 2003년에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열립니다. 하멜의 생존 당시인 17세기의 네덜란드 회화들이 한국 전시를 갖습니다. 그 밖에도 음악 무용 미술 등 문화 전반에서 광범위한 교류가 벌어질 것입니다. 특히 2003년 10월에 부산에서 로테르담시의 항구 교통, 무역 등을 주제로 한 박람회가 열리며 내년 초에는 정보기술(IT) 산업 교류 행사도 있습니다.”

“아시아의 중심 되도록 경험 전수하겠다”
-한국과 네덜란드 국민 간의 우호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고 보십니까.

“네덜란드는 한국전쟁에 4000명이 참전해 123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그 전에 이미 박연과 하멜이 네덜란드라는 나라의 존재를 조선에 알렸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과 네덜란드는 상당히 공통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바다에 면해 있다는 것이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인구밀도가 높은 점, 그리고 수출에 주력한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죠. 월드컵을 기회로 해서 이 같은 공통점을 발견했으니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이 유럽의 축구팀을 맡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만, 한국인들은 그가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을 맡아주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측에서 그를 설득해 주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히딩크는 프로페셔널한 감독입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한껏 높였습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 PSV 아인트호벤을 비롯한 유럽의 몇몇 클럽들이 히딩크 감독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가 어디로 갈지 현재는 알 수 없지만 어디로 가더라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죠.”

-적잖은 한국인들이 네덜란드, 특히 히딩크 감독의 고향 파르세펠츠를 방문하고 싶어합니다. 대사관 차원에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은 없으신가요?

“현재 네덜란드 국영항공사인 KLM이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주 5회 운항하고 있습니다. 한국 항공 당국이 이 운항횟수를 최소한 6회로 늘려주기를 바랍니다. 현재 양국의 방문객 횟수가 나날이 늘고 있으므로 매일 운항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KLM이 파르세펠츠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파르세펠츠 외에도 헤이그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을 꼭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히딩크 감독에게 훈장(체육훈장 청룡장)과 명예국적을, 그리고 서울시는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히딩크에게 어떤 포상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히딩크는 지난 98년 네덜란드 대표팀과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공로로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베아트릭스 여왕을 비롯한 모든 네덜란드인들은 히딩크의 활약을 잘 알고 있으니 추가로 포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 네덜란드 신문을 한번 보세요. 1면 톱기사를 비롯해 각 면마다 한국에 대한 기사가 가득합니다. 홍명보 선수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의 사진도 나와 있군요! 네덜란드에서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서울 생활의 장단점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좋지 않은 점부터 우선 말하면, 도시가 너무 크고 녹지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공원은 거의 없고 전원 풍경을 접하려면 교통체증을 뚫고 한참을 가야 하지요. 이 점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다 좋습니다. 멋진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습니다. 가야금, 판소리 같은 한국의 전통음악과 전통음식을 즐기는 편입니다. 갈비, 불고기, 김치 등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일본의 초밥처럼 유럽에 많이 소개되기를 바랍니다.”



주간동아 342호 (p34~35)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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