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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라팔 기술이전 우리 수준엔 벅찼다”

최동진 국방부 획득실장 “유지비 고려하면 F-15K가 더 싸 … 절충교역 70% 채워야 본계약”

  •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on@donga.com

“라팔 기술이전 우리 수준엔 벅찼다”

“라팔 기술이전 우리 수준엔 벅찼다”


지난 4월19일 국방부는 차세대전투기(FX) 기종으로 미국 보잉사의 F-15K를 선정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이날 발표장인 국방회관은 수많은 기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국방부 청사 밖에서는 F-15K 선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있었다. 말 많고 탈 많았던 FX 기종 선정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가.

최동진 국방부 획득실장은 국방부 주변에서 “만약 FX사업과 관련해 청문회가 열리면 첫번째로 소환될 사람”이라는 농담을 듣는 FX사업의 핵심 실무자다. 때문에 그는 그동안 언론과의 공식적인 접촉을 피해왔으나, FX 기종 선정을 발표한 후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는 흔쾌히 응했다. FX사업은 과연 공정하게 결정된 것일까. 주간동아는 최실장을 만나 ‘공격적’ 인터뷰를 시도했다.

-FX 가격 협상에서 목표가(目標價)에 들어온 기종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면 기종 결정을 연기하며 재협상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목표가란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우리가 설정한 것이지, 논리적인 근거를 갖고 산출한 가격은 아니다. 그러한 목표가를 갖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에 우리는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나는 현재의 가격(F-15K의 경우 44억6688만 달러)이 싸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연기하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연말마다 가격을 올려주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말 우리는 4개 회사에게, ‘가격 협상을 2002년 1월4일부터 시작할 테니, 2001년도 가격으로 계속 협상하자’고 제시해 동의를 받아냈다. 그리고 2월19일 각사가 제출한 최종 가격을 기준으로 가계약할 때도 ‘선정되는 기종은 본계약을 체결하는 오는 8월 말까지 이 가격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처럼 좋은 조건은 다시 없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연기론은 고려하지 않았다.”

-라팔은 F-15K보다 많은 기술을 이전하겠다고 제시하지 않았는가. 절충교역 규모도 컸고….

“라팔이 제시한 기술 보따리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라팔이 제시한 기술이전 품목 중에는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한국형 전투기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적었다. 우리는 초등학생인데 라팔측은 대학원생 수준의 기술을 주겠다고 했으니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적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이전보다는 절충교역에 비중을 두기로 했다. ‘기술이전 및 계약조건 분야’에서 라팔은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다. 우리는 절충교역 비중을 총 계약금의 70%로 결정했는데, 보잉은 65%밖에 채우지 못했다. 보잉은 나머지 5%를 채워주어야 우리와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물론 성능 좋은 전투기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잘 싸울 수 있는 전투기가 더 중요하다. 전투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전투기에 장착하는 무기라는 얘기다. F-15K는 우리가 보유한 F-16용 무기 중에서 16종을 장착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이푼은 9종, 라팔은 6종, 수호이35는 제로였다. 무기 호환성이 전시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공군은 보통 30일분의 탄약을 보유한다. 그러나 이번 FX 사업에서는 10일분의 탄약만 우선 도입하고, 나머지 20일분은 나중에 도입키로 했다. 따라서 최초의 가격 결정에서는 20일분의 탄약 값이 빠져 있었다.

라팔에만 장착하는 ‘미카’ 미사일은 성능은 뛰어나지만 값이 비싸다. 더구나 탄약은 훈련 등을 통해 꾸준히 소모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30년간의 운영 유지비를 계산해 보면 F-15K가 싸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초 획득가에서는 라팔이 싸지만 30년간 운영비까지 계산하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둘째로 전투기의 도입 시기도 중요하다. 보잉은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F-15K를 인도하겠다고 했으나, 다소는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에 라팔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다소는 돈은 연차적으로 미리 받고 전투기를 늦게 준다는 것인데, 그게 과연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당장 전투기를 도입해 전력화하는 것이 시급한데, 금융 비용까지 손해 보면서 2008년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최초 획득 가격만으로 FX사업 전체를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2차 FX 때도 F-15K를 선정하는가.

“2차 FX는 2009년부터 추진하기로 한 것이니 그때 가서 주요 전투기들의 성능과 가격 조건, 우리의 경제 사정 등을 검토한 뒤 새로 ROC(작전요구성능)를 정해 결정한다. 2차 FX도 F-15K가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F-15K에는 P&W 엔진보다 총 가격에서 2000만 달러 싸게 제시한 GE 엔진을 장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GE 엔진을 달고 생산된 F-15는 단 한 대도 없었다. 그동안 GE 엔진을 장착한 F-16은 전 세계에서 7대가 떨어졌고, P&W 엔진을 장착한 F-16은 3대가 추락했다. 추락 빈도를 보면 GE 엔진을 단 전투기가 2배나 높다. 국방부는 GE 엔진의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하지만 가격차는 2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실전 경험이 없어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GE 엔진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항간에는 P&W 엔진을 장착했다가 추락한 세 대의 F-16이 전부 한국 공군 소속이라는 사실이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엔진에 대한 평가는 공군이 담당했는데, 공군에서는 정비사까지 참여시켜 철저히 비교했다. 실전 경험이 없기 때문에 GE측은 15년간 품질 보장을 약속했고, 엔진 결함으로 F-15K가 추락하면 전투기 판매 사상 최초로 최고 1억 달러까지 보상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조건을 받아냈기 때문에 GE 엔진을 선택한 것이다.”

-라팔은 전자식 레이더를 제시했고, F-15K는 기계식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그런데 F-15K에 달기로 한 기계식의 APG-63(v1) 레이더는 F-15E에 달려 있는 APG-70보다도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 지적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측 평가에 따르면 F-15K의 기계식 레이더의 성능이 더 뛰어났다. F-15K의 레이더는 100마일 밖에서 목표물을 탐지하나, 라팔의 레이더는 탐지 거리가 최고 53마일이다.

물론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목표물 수에서는 라팔이 40개로, 10개인 F-15K를 월등히 앞선다. 그러나 동시 교전 능력은 F-15K가 8개, 라팔은 4개다. 전자식 레이더의 경우 기술 면에서는 앞서 있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제공기인 F-15C/D에는 공대공용인 APG-63 레이더가 탑재돼 있고, 전폭기인 F-15E에는 공대지인 APG-70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그런데 F-15K에 달기로 한 APG-63(v1)은 공대공인 APG-63에 공대지인 APG-70의 기능을 더해 제작된 것이다. F-15K는 공대공과 공대지를 겸하는 전투기이므로, 현재로서는 APG-63(v1)이 우리가 원하는 성능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레이더로 판단된다.”



주간동아 2002.05.03 332호 (p24~25)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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