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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특검 강펀치에 검찰넉다운

검찰 향해 세운 ‘특검 칼날’

신승환씨와 접촉한 간부들 감찰조사 …愼 전 총장 수사 여부 가장 큰 관심

  •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검찰 향해 세운 ‘특검 칼날’

검찰 향해 세운 ‘특검 칼날’
이용호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고 금융감독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로비를 벌인 혐의로 신승환씨(49)를 1월13일 구속수감한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결과적으로 승환씨의 형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일단 특검으로서의 ‘파워‘를 과시한 셈이 됐다. 참고인 강제소환권 등 전임 특검들보다 막강한 권한을 지닌 이번 특검팀의 ‘이용호 게이트‘ 재수사 파장이 향후 어느 선까지 미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2월11일 재수사 개시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신승환씨 구속이란 ‘대어‘를 낚은 특검팀은 신씨가 이씨로부터 돈을 받은 지난해 5월 이후 신씨가 접촉한 현직 검찰 간부들(5명 가량)을 대상으로 현재 막바지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1월14일 대검이 신씨로부터 전별금을 받은 검찰 간부에 대해 감찰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혀 이미 ‘불똥‘은 검찰 내부 깊숙이 튄 양상이다.

신씨가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해당 검찰 간부에 대한 본격 조사가 시작되고 신씨가 이용호씨에 대한 검찰조사 무마를 위해 이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의 실체만 조만간 드러나면 신씨 구속에 이어 수사는 또 한번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더욱이 특검팀이 지난해 신씨를 무혐의 처리한 대검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재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라인마저 특검팀의 예봉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다.

재작년 ‘옷로비 의혹사건‘의 최병모 특검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사건‘의 강원일 특검에 이어 정부 수립 후 세 번째인 이번 특검팀의 강력한 수사의지는 이미 지난해 11월 차정일 특검이 내정된 직후 강도 높은 수사를 천명한 때부터 예상됐던 것.

10일 만에 특별검사보 2명과 특별수사관을 임명해 수사팀 진용을 갖춘 특검팀의 1차 수사기간은 오는 2월8일까지인 60일. 그러나 특검팀은 수사를 시작한 지 20일 만에 이용호씨의 삼애인더스 해외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주간 증권사를 알선해준 대가로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기주 전 한국통신파워텔 사장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여기에다 한달여 만에 신씨를 구속함으로써 수사 기간의 반환점을 순조롭게 돈 셈이다.



그러나 특검팀의 수사가 다소 조급하다는 지적 또한 없지 않다. 비록 1차 수사기간이 60일이긴 하지만, 30일과 15일씩 두 차례 수사기간 연장이 가능한데도 신씨 구속을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것. 신씨를 상대로 그가 접촉한 검찰 간부들 관련 부분을 철저히 조사한 연후에 해당 간부들에 대한 수사착수 사실을 발표하는 대신, 관련 간부들로 하여금 자신이 수사선상에 올랐음을 미리 알 수 있도록 공표함으로써 수사기술의 정교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또 상당수 특별수사관들이 재조 경험이 아예 없거나 짧아 매끄러운 수사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팀의 향후 수사 행보에 대해서도 말들이 적지 않다. 우선 특검으로 내정된 후 “신승남 검찰총장도 수사 과정에서 비리가 나오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대로 원칙론을 견지하고 있는 차특검이 ‘이용호씨의 선처를 호소하는 동생 승환씨와 모종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야당에 의해 의심받는 신 전 총장에 대해서도 수사의 손길을 뻗칠 지가 관심거리다.

지난 1월11일 한나라당은 ”신총장이 지난해 동생 승환씨에겐 범죄혐의가 없다며 그를 보호하기 위해 검찰에 축소수사를 지시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특검팀은 아직 신 전 총장의 비리혐의는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 그러나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1월14일 ‘주간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검찰 특별감찰본부에 동생을 연행 수사하지 말라고 전화하는 등 신 전 총장이 재작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동생 비호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제보를 직접 받았다”며 ”제보자는 1명으로 검찰 내부 소식에 정통한 사람”이라 덧붙였다. 정치공세 차원일 수도 있지만, 특검팀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 관련 인물로 현재 구속 수감중인 여운환씨측도 신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여씨의 한 측근 인사는 최근 ”작년 대검 수사는 승환씨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희석하기 위해 여씨를 무리하게 엮어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특검에서 밝혀졌듯 승환씨가 이용호씨 구명 로비에 더 많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있음에도 여씨를 ‘희생양‘ 삼아 로비의 주역으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검찰 향해 세운 ‘특검 칼날’
신씨 주변 인물들에 대한 계좌추적에서 이용호씨의 돈 수천만원이 지난해 5월 말 신씨와 ‘가까운 사이‘인 한 여인의 계좌에 입금돼 있음을 확인한 특검팀이 이를 향후 수사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할 지 또한 주목되고 있다. 이는 물론 ‘이용호 게이트‘ 재수사의 본류는 아니지만, 일각에선 신씨가 계속 혐의를 부인할 경우 이 여인과의 관련성을 집중 추궁한 뒤 수사기법의 하나로 신씨를 압박할 수도 있으리라는 발 빠른 계산을 하기도 한다.

신씨는 이에 대해 1월13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사업을 하다 진 개인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이씨로부터 받은 5000만원 가운데 3000만원을 이 여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해 사채로 운용하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검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우연하게도 관련 인물 중 상당수가 서울고 출신이란 점. 구속된 신승환씨 변호인이자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원용복 변호사도 그와 서울고 동기동창. 신씨가 접촉한 검찰 간부들 중 2명도 서울고 출신이다. 여기에다 묘하게도 차특검 역시 서울고 출신(1961년 졸업). 전 국민이 지켜보는 와중에서 ‘대선배‘로서 까마득한 후배들을 수사해야 하는 ‘원칙주의자‘ 차특검의 심정이 편치 않으리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어쨌든 국민들의 시선은 신씨를 무혐의 처리한 두 차례의 기존 검찰 수사를 단시일에 뒤집은 특검팀에 온통 쏠려 있다. 기대에 부응하듯, 서울 삼성동 한국감정원 건물 7층에 자리잡은 특검 사무실은 연일 밤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 특검 사무실의 한 직원은 ”신씨가 구속된 1월13일을 제외하곤 자정 이전에 퇴근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재수사 직후부터 지금까지 최소한의 수사 결과를 제외하곤 일절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특검팀의 강한 수사의지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특검팀이 여론을 의식, 애초부터 재수사의 포커스를 신승환씨의 구속에 맞췄다는 얘기를 특검팀 주변에서 들은 적이 있다”며 ”특검팀 수사가 이미 ‘각본‘대로 진행된 만큼 새로운 사실이 더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씨 구속은 특검팀 수사 ‘각본‘의 하이라이트”라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319호 (p14~15)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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