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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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과 김혁규 ‘가까이 더 가까이’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입력2004-11-08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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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과 김혁규 ‘가까이 더 가까이’
    지난 1월3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대문까지 배웅한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10여분 뒤 김혁규 경남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퍼뜩 올라온나. 할 말 있다.” 이총재와의 70분 독대 뒤 숨 고를 틈도 없이 김지사를 찾은 것이다. 다음날 김지사는 YS와 저녁을 함께 했다. 그리고 5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김지사와 참모진의 ‘긴급 회의’가 열렸다. “YS와 만났다는 사실만 공개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비행기 트랩을 오르기 전 참모진이 서둘러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한동안 주춤하던 김지사가 다시 ‘포커스’를 받게 되는 순간이었다. ‘노타임’으로 이어진 3자간 연쇄 회동은 김지사를 ‘비중 있는 인물’로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총재가 YS에게 김지사의 정치적 거취와 관련, 모종의 ‘선물’을 제시했고 이에 YS가 김지사를 급히 불러 ‘이 정도면 됐느냐’고 의중을 물어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런 추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변화의 징후가 다음날 감지됐다. 1월6일 오전 경남 해인사 마당에 김지사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한 이총재는 타고 있던 차를 세우게 한 뒤, 차에서 내려 김지사의 손을 잡으며 인사한 다음 함께 걸어가며 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봄 경남 겁의사 행사 때 모습과 비교가 될 만했다. 이총재는 행사 내내 김지사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김지사의 측근은 “정확히 측정할 순 없지만 두 분 사이의 거리가 10m에서 1m 이내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총재와 YS의 1월3일 회동에서 무슨 약속이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지사에게 나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김지사는 아직 대권 도전, 지사직 재출마, 혹은 제3의 길을 놓고 고민중이다. 3월까지 결정을 미루겠다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3일 회동이 김지사 선택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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